백수의 새벽 발차기.
SNS를 보다 보면,
아직 한국에도 달달한 것이 남아있는지
즐거운 표정의 사람들이 많다.
(특히 인스타그램. 페이스북엔 사람이 없다. 컨텐츠만 있지.)
그게 이젠 불편하다.
사진이나 영상 속 즐거운 사람들의 감정이
진실인지 거짓인지를 감별할 생각은 없다. 할 수도 없고.
그저 시각을 통해 전달된 타인의 행복이라는 정보를
마음이란 놈이 싫어하는 프로세스가 반복되는 것뿐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의 즐거움을 빼앗거나 부술 생각도 없다.
나의 못남을 재확인할 뿐이지.
요즘엔 그게 가장 힘들다.
나이가 들어 세상을 알게 되는 것과는 별개로
나의 마음을 따라 살려고 노력하고 있다.
특히 사람에게는.
사람의 마음은 참 어렵고도 어렵다는 가수 장기하 씨의 말이 와닿는다.
내가 꽃을 바치든 침을 뱉든
사람들은 자신만을 위해 살더라.
배려라는 건 받을 때만 베푸는 것인가보다.
실업자, 백수, 아마추어, 미성숙자, 센캐, 천하의 배신자 등 많은 이야기가 내 이름 앞에 붙었다 떨어지기를 반복한다. 평생 겪은 일이고 여생에도 마찬가지로 일어날 일이다. 알고 있지만. 너무나도 잘 알고 있어서.
아프다.
요즘엔 더.
누굴 탓할 수는 없다. 해봤자 의미 없는 일이니까.
다 내가 못 돼서, 내가 바라는 사람이 못 되어서 그렇다.
오늘은 이런 나라도 기억해주고 걱정해주는 사람들을
떠올리며 보내야겠다.
나도 모르게 나를 지탱해주는 사람들에게
내가 힘이 될 날을 그리면서.
맥주를 마셔야지.
휙- 돌면서 맥주를 마셔야지.
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