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코로나는 HR의 업무일까
내일이면 6월, 한 해의 반이 흘렀다.
하고 싶은 것, 배우고 싶은 것들이 많은 한 해였는데
올 해는 정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예상치 못했던 일들이
많이 일어난 것 같다.
입사한 지 1주일 만에 코로나로 인한 봉쇄령이 터졌다.
덕분에 하고 있는 일의 대부분이 다 코로나와 관련된 업무이다.
기존의 HR 업무를 하나씩 배워 나가야 할 시기에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예방과 대책 관련 업무를 맡고 있다.
내가 하고 있는 게 맞는지 아닌지 잘 모르겠다.
기존의 HR 업무도 적응하고 진행하기에 바빠 죽겠는데
코로나 관련 업무도 같이 진행하려니 머리가 아프다.
그냥 되는 대로 하고 있다.
진짜 그냥 되는 대로 하는 기분이다.
코로나 이후로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공장 재가동 이후로 다른 부서와 부딪히는 일들이 많았다.
“마스크 분출 제대로 하고 있는 거 맞아? 직원들이 왜 다 마스크를 끼고 있지 않은 거지?”
“손 소독제 다 떨어졌는데 왜 빨리 안 채워놔?”
“이런 건 원래 전부 다 HR이 하는 거야. 본인 업무 제대로 해야지.”
정말 코로나는 HR의 업무일까.
코로나는 HR의 업무가 아니다.
전사적으로 진행되어야 하는 것이지 절대 HR만의 업무가 아니다.
모든 부서의 관리 및 협조로 이루어져야 하며
회사 전체가 함께 관리해야 하는 업무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입사한 지 3개월도 안된 신입에게 모든 업무를 다 맡기며 결과까지 바라는 것.
솔직히 정말 이기적이고 무책임하게 들렸다.
나는 지금 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만으로도 부담이 되고 벅차다.
정말 나는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나에게 너무 많은 것을 바라는 것 같다.
나를 알아달라고 징징대는 것이 아니다.
나를 이해해주기를 바라지도 않는다.
도와주지 않을 거면 스트레스는 주지 말았으면 좋겠다.
머리 아픈 상황들이 요즘 계속해서 나를 괴롭힌다.
하지만 절대 넘어지지 않을 거다.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악착같이 버틸 거다.
해낼 것이다. 그것도 아주 잘 해낼 것이다.
잘 해내고 잘 견뎌서 하나하나씩 모두 다 보란 듯이 내 것으로 만들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