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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날로고 재균 Jan 07. 2019

아날로고의 '마리골드(Marigold)'

-마리골드 [꽃말] : '반드시 오고야 말 행복'

제 1화 -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맥주 (영화 '쇼생크 탈출' 중에서)



표현에 서툴지만 마음속에 따뜻함이 가득한 사람이 있습니다.

함께 지내는 사람들을 동료라 부르고 그들에게 자신을 그대로 보여주는 사람이죠. 

    

살인 누명을 쓰고 수감돼서 어느덧 힘든 2년의 세월을 버팁니다.

그 사이 주변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만듭니다. 


1949년 5월의 볕 좋은 봄날.

죄수들이 야외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간수들은 놀죠. 잡담하면서요. 

교도소의 제일 악질 간수 허들리가 생각도 못했던 유산을 받습니다. 

그런데 세금 내고 나면 받을 게 없을 거라고 푸념하죠. 


그때!!

그 조용하던 사람이 간수에게 다가갑니다.     

경계하는 간수들. 그때 그가 앞뒤 자르고 훅~ 들어옵니다.


‘아내를 믿으세요?’


이쯤 되면 사람 좋아도 ‘막가자는 거죠’라는 생각이 들 텐데요.

상대는 악질 간숩니다.

멱살을 잡고 옥상 끝까지 밀고 갑니다. 죽일 듯이요.

절체절명의 순간에도 그 사람은 할 말 다 합니다.

아까 앞뒤 자른 그 말이요.


전직 촉망받던 은행 부지점장 출신의 앤디 듀프레인.

간수도 그의 전 직업을 알죠.

전문가가 가르쳐주는 세금절약에 대해 냉큼 반응하는 간수.


순둥이 같은 앤디는 해야 할 말 하고 ...하고 싶은 말도 합니다.

약간의 수고비? ‘동료들에게 맥주 3병씩만 주세요’  

   

옥상 방수작업 마지막 날 오전 10시.

죄수들이 악질 간수 허들리가 나눠주는 맥주 3병씩을 나눠마십니다.

자유롭게요.  

간수들은 물끄러미 쳐다보고요.

낯설게요.


덕분에 같이 작업하던 죄수들은 자기 집 옥상에서 일하다 맥주 한 병 마시는 기분으로 그 순간을 즐깁니다.

억압된 공간에서 자유라는 행복을 누립니다.

앤디는 한쪽 벽에 기대앉아 흐뭇하게 미소 짓습니다.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확인이겠지요?

행복에 대한 자신의 답을 미소로 표현합니다.


편의점에 가면 만원에 네 캔을 사서 실컷 마실 수 있는 맥주. 

하지만 1949년의 미국. 어느 보수적인 교도소.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던 자유와 행복. 보는 사람도 덩달아 자유를 느끼고 입꼬리가 올라가고 명치끝이 쩌릿쩌릿해지는 느낌을 받는 명장면. 

저는 이 장면 때문에 이 영화를 보고 또 봅니다.


이 일로 간수들의 재테크를 위한 자리로 보직 변경하는 앤디. 

그리고 주변 죄수들을 친구로 만들어 팍팍한 수감생활에 정을 더하는 앤디.     

능력을 인정받아 교도소장의 돈세탁까지 담당하는 자리에 오릅니다.

그리고 그 성격대로 교도소 도서관을 꾸리기 위해 주의회에 매주 한통씩 편지를 씁니다.

이제 많이 먹었다며 이걸로 합의하자는, 지겨우니까 다시는 편지 말라는 답장과 함께 온 헌책들과 200달러.

그리고  LP판들.

앤디가 턴테이블에 LP판을 올립니다. 노래가 흘러나오지요.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입니다.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던 공간, 시간...그 속에서 흐르는 음악이 갖는 힘.

앤디가 사랑하고 사랑했던 음악이 행복이라는 이름으로 흐릅니다.


그리고 여기서 다시 앤디의 표정.


앤디는 스피커를 켜고 동료들과 음악을 나눕니다.

이 일로 일주일간의 독방생활의 고초를 겪죠.

하지만 음악이 머릿속에, 가슴속에 있었다는 앤디. 그의 작지만 확실한 행복은 음악이었습니다.

모차르트와 함께 했다는 1주일간의 행복한 독방생활.

그리고 그의 행복한 표정.


저는 이 장면 때문에 이 영화를 또 봅니다. 

여러분은 어떠세요?

당신에게 마리골드를 선물합니다. 

마리골드의 꽃말은 '반드시 오고야 말 행복'이랍니다.  

마리골드

   

우리들이 행복해한 순간들.  

   

앤디를 만나러 멕시코의 아름다운 해변 지와타네호에 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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