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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덤피free dompea ce Mar 29. 2023

눈송이 하나의 무게

아말고수(아무도 말해주지 않는 고등학교 생활수칙)

아말고수 (아무도 말해주지 않는 고등학교 생활 수칙) 5편

눈송이 하나의 무게          


성공적인 고등학교 생활을 위한 기본 수칙 다섯    

눈송이 하나의 무게        


어느 날 어린 새가 여우에게 말했습니다.

“눈송이 하나는 얼마나 무거울까?”

꼬리가 하얀 여우는 방금 까만 코 위에 떨어진 눈송이를 혀로 핥으며 말했습니다.

“금방 녹아버리는데 그게 얼마나 무겁겠어?”     

어린 새는 여우의 머리 위로 뻗은 나뭇가지에 앉아 있었습니다.

“저기 동산 위에 나무 보여?”

꼬리가 하얀 여우는 어린 새의 부리가 가리키는 곳으로 고개를 돌렸습니다.

그곳에는 굵은 나뭇가지 하나가 부러진 아름드리나무가 서 있었습니다.

“저 나무가 왜?”

까만 코보다 더 까만 눈을 깜빡이며 여우가 물었습니다.

갈색 머리에 빨간 꽁지를 가진 어린 새는 여우가 혀로 빨간 털을 쓰다듬는 것을 보며 말했습니다.

“어젯밤에 말이야...”          


지난밤

어린 새는 아름드리나무의 굵고 튼튼한 나뭇가지에 앉아 있었습니다.

하늘에서는 갓난아기 엄지발톱만 한 눈이 내리고 있었고요.

눈은 어린 새의 날개 밑 보드라운 솜털처럼 가볍고 조용히 내리고 있었습니다.

어린 새는 처음 보는 고운 눈에 취해 나뭇가지에 쌓이는 눈송이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어쩌면 이렇게 많이도 내릴까요?

어린 새는 가끔씩 머리와 몸에 소복이 쌓이는 눈을 털어내면서 눈송이를 하나씩 세고 있었습니다. 

삼만 팔천 이백 하나를 세고 난 뒤

또 하나의 눈송이가

그러니까

삼만 팔천 이백 두 번째 눈송이가 나뭇가지에 떨어졌을 때

어린 새는 푸드덕 하늘로 날아올랐습니다.

우찌근 소리와 함께 나뭇가지가 그만 부러지고 말았기 때문입니다.

어린 새는 검은 줄무늬가 있는 갈색 날개를 쉼 없이 움직이며

팔이 꺾인 나무를 한참이나 바라보았습니다. 

    


3월 한 달이 끝나갑니다. 공교롭게도 이번 3월은 한 달의 마지막이 금요일입니다. 새롭게 시작한 새학기를 돌아보고 다음 시간을 준비하기에 참 좋은 때입니다. 마침 전에 써 두었던 동화 한 편이 떠올라 올려봅니다. (지난 졸업식 때 졸업하는 언니들과 나누었던 동화입니다.)


우리가 보내는 하루하루는 가벼운 눈송이 하나처럼 큰 힘을 발휘하기 힘들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오늘 하루쯤이야, 내일도 있는데...’ 게으름 피우기도 합니다. 그래요. 맞습니다. ‘새털같이 많은 나날’들의 하루쯤 게으름 피우는 게 큰 문제가 되지는 않습니다. 가끔씩 기분전환, 분위기 전환은 새로운 활력소가 되기도 하니까요. 그러나 하나하나 쌓이는 가벼운 눈송이가 결국, 단단한 나뭇가지를 부러뜨리듯 우리의 하루하루에는 커다란 힘과 가능성이 내재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두 가지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하나는 앞에서 말씀드린 대로 ‘하루의 소중함’을 다시 상기해보자는 말입니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여러분들에게는 다시 ‘쌓아 올릴 하루하루’가 아직도 정말 많이 남아있다는 것입니다. 그동안 허투루 보낸 시간들을 후회하기에는 아직 ‘가능성과 내재된 힘’이 무한한 또 다른 하루하루가 여러분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반성’은 의미있지만 ‘후회’는 아무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여러분들의 하루하루가 지닌 무한한 힘과 가능성을 확신하며 다가올 4월을 힘차게 열어가시길 바라겠습니다. 그리고 연이어 올 5월도, 6월도....저는 여러분들의 청춘이 정말로 부럽습니다. 그 희망찬 가능성이 정말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여러분의 하루가 '내재된 가능성'을 현실화시키는 한 걸음 한 걸음이기를 기원합니다.


변명^^;;   ‘모의고사 공부와 내신 공부’로 꼭지를 이어갈 예정이라 했는데 시간이 마음같지가 않네요. 곧 다음 글을 올리겠습니다. 많이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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