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페노미노 Jun 26. 2018

'졌잘싸' 손흥민을 활용한 한국의 '선수비 후역습'

한국 역습의 핵심요소, 손흥민의 '역습 출발점'

1

멕시코전에서 한국의 '경기컨셉'은 굉장히 명확했습니다. 먼저 '단단한 수비라인'으로 상대 공격을 막아내고, 상대가 공격으로 올라온 것을 이용해서 '역습'을 시도하는 것이 한국의 전략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한국의 '선수비 후역습' 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특징은 '수비라인이 너무 낮지 않게 형성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한국의 경기컨셉은 '선수비 후역습' 전략이었습니다)



여기서 '수비라인이 낮지 않다'는 것은 한국 대표팀의 역습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인데요. 이 때 가장 중요한 건, 수비라인이 높을수록 '손흥민''역습 출발점'이 높아진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특징은 수비라인의 위치를 비교해보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예를 들어 팀의 수비위치가 낮으면, 공격수의 위치 또한 낮아집니다. 그리고 이것은 그만큼 공격수가 상대방 골문까지 뛰어가야 할 거리가 멀어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반대로 팀의 수비위치가 높다면, 역습 상황에서 상대방 골문과 공격수의 거리는 굉장히 가까워지게 됩니다. 그리고 상대방 골문과 거리가 가까운만큼, 공격수는 빠르게 상대방 지역으로 침투할 수 있습니다.


(공격수와 골문의 거리가 가까울수록, 역습의 위력은 증가합니다)



즉 공격수와 상대방 골문의 거리가 가까울수록, 위력적인 역습을 진행할 수 있는 기회도 늘어나게 되는 것입니다.


스웨덴전과 멕시코전을 비교해보면 그 특징이 명확하게 드러나는데요.



- 스웨덴전 한국의 수비위치


-상황 1 


스웨덴전을 보면, 한국은 수비라인이 굉장히 낮습니다. 그리고 손흥민의 위치 또한 매우 낮은데요. 따라서 한국이 역습을 진행할 때, 손흥민이 굉장히 낮은 지역에서부터 뛰어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상황 2



이 장면에서도 손흥민이 굉장히 낮은 위치에서 역습을 시작하는데요. 그만큼 손흥민이 뛰어나가야할 공간이 굉장히 넓은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손흥민이 드리블해야할 거리가 먼만큼, 상대 수비 또한 충분히 수비를 정비할 시간적 여유를 가질 수 있습니다.


스웨덴전은 손흥민이 최전방 공격수가 아니라 측면 공격수로 출전했지만, 역습상황에서 손흥민의 스피드를 최대한 활용해야 하는 한국 대표팀의 입장을 생각했을 때, 손흥민의 낮은 위치는 역습 상황에서 아쉬울 수밖에 없었는데요.



반면, 멕시코전을 보면 한국의 수비라인이 꽤 높게 형성되어 있습니다.


- 멕시코전 한국의 수비라인


- 상황 1



따라서 한국이 수비할 때, 손흥민은 높은 지역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이 볼을 차단했을 때, 손흥민이 곧바로 상대방 지역으로 침투해 들어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스웨덴전과 비교하면 손흥민이 역습상황에서 볼을 잡는 위치자체가 굉장히 높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상황 2



한국은 멕시코전에서 이러한 역습패턴으로 많은 기회를 만들어냈습니다. 이 장면 또한, 손흥민은 높은 위치에서 수비를 하고 있는데요. 따라서 한국이 멕시코의 볼을 끊어내는 순간, 손흥민이 전방에서 뛰어나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손흥민이 전방에서 뛰어나가는만큼, 상대수비 뒷공간으로 빠르게 침투해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한국은 수비라인을 적절하게 유지하면서 '손흥민의 스피드'를 활용한 역습을 펼쳤는데요. 손흥민의 스피드가 워낙 좋다보니 역습 하나하나가 굉장히 위협적이었고, 한국의 '선수비 후역습' 전략은 공격적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데 성공했습니다.



2

또한 한국은 '선수비 후역습' 전략에서, '수비적인 부분' 또한 좋은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한국은 4411 시스템 혹은 전방에 위치한 이재성이 중앙 미드필더로 내려오면서 4141과 같은 형태로 수비라인을 만들었는데요. 수비라인과 미드필더라인의 간격을 굉장히 촘촘하게 유지하면서 단단한 수비블록을 형성했습니다.


한국의 수비간격이 좁게 유지되면서 멕시코는 쉽사리 한국의 수비블록 안으로 들어올 수 없었는데요. 한국이 촘촘한 수비블럭을 만들었기 때문에, 멕시코가 한국의 수비라인 사이로 볼을 투입하면 한국의 수비에 둘러싸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촘촘한 수비라인을 형성한 한국)



한국의 수비상황을 보면 이러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 한국의 촘촘한 수비라인


상황 1



한국의 수비라인과 미드필더라인이 좁은 간격을 유지하면서 '촘촘한 수비블록'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의 수비라인이 촘촘하게 유지되기 때문에, 멕시코가 한국의 수비블록으로 들어오지 못 하고 겉을 맴도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 상황 2



이 장면 또한 한국의 수비블럭 안에 멕시코 공격수들이 들어가있지만, 공격수들이 촘촘하게 모여있는 한국 수비수들에게 둘러싸여있기 때문에 볼이 쉽사리 투입되지 못 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한국은 촘촘한 수비블록을 기반으로 멕시코 공격을 잘 막아내면서 '선수비 후역습' 전략을 위한 단단한 수비를 보여줬습니다.



정리하자면 한국은 먼저 단단한 수비블럭으로 수비에 성공하고, 손흥민을 활용한 날카로운 역습으로 '선수비 후역습' 전략을 시도했는데요. 경기초반 수비조직이 꽤 단단하게 유지되었고, 손흥민의 개인능력이 빛을 발하면서 굉장히 높은 수준의 역습이 이루어졌습니다.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 한국의 '선수비 후역습' 전략)



3

또한 한국의 '선수비 후역습' 전략에서 양 측면 미드필더로 출전한 황희찬, 문선민의 활약도 인상깊었습니다. 두 선수는 수비상황에서 한국이 수비블럭을 만드는 데 도움을 주지만, 역습상황에서는 빠르게 공격지역으로 전진해서 손흥민을 도와주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부지런하게 공격과 수비를 오가는 플레이를 보여준 황희찬과 문선민)



즉 황희찬과 문선민은 경기내내 공격과 수비를 오가면서 공수양면으로 팀에 헌신해줬는데요. 공수를 부지런히 넘나들 수 있는 두 선수의 체력 기동력이 돋보였고, 그 덕분에 손흥민이 최전방에서 고립되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 황희찬과 문선민의 움직임


-상황 1



이 장면을 보면, 문선민과 황희찬은 좌우 측면에서 수비라인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멕시코의 공격이 실패하고 한국의 역습이 진행되는 순간, 어느새 황희찬과 문선민이 역습에 참여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역습 마지막까지 문선민이 손흥민의 역습을 도와주기 위해 최전방까지 뛰어 올라오는 모습인데요.



- 상황 2



이 장면에서도 멕시코의 볼을 빼앗아 역습으로 전환되는 순간, 문선민과 황희찬이 전방으로 빠르게 뛰어나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두 선수의 빠른 공격가담 덕분에, 손흥민이 공격지역에서 외롭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처럼 황희찬과 문선민은 경기장 전체를 돌아다니면서 공수양면으로 기여했고, 한국의 '선수비 후역습' 전략에서 공격과 수비를 연결해주는 중요한 역할을 맡았습니다.


4

이렇게 한국은 '선수비 후역습' 전략을 잘 활용했지만, 아쉽게도 페널티킥을 내주면서 실점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실점 이후 골이 필요한 한국은 후반전을 시작하면서 공격에 무게를 두기 시작했는데요. 단단한 수비블록을 형성하던 선수들이 공격에 적극적으로 가담하기 시작하면서, 한국의 수비조직은 조금씩 무너지기 시작했습니다.



(한국은 좋은 역습패턴을 보여줬지만, pk를 헌납해 선제골을 허용했습니다)



(이후 한국은 역습 전략 대신 공격적으로 전진했고, 후방 공간이 발생했습니다)



한국은 공격숫자를 늘리고 수비라인을 좀 더 높게 올렸는데요. 높게 올라온만큼 후방에 공간이 발생했고, 수비숫자는 줄어들면서 전반전과 반대로 한국이 멕시코의 역습에 취약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 공격에 집중한 한국, 무너지는 수비라인


-상황 1



이 장면을 보면, 한국의 공격상황에서 굉장히 많은 선수들이 공격에 가담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만큼 후방에는 선수가 부족했고, 멕시코의 역습이 수월하게 이루어지는 모습입니다.



- 상황 2



이후에도 한국은 수비 뒷공간이 무기력하게 무너지는 상황이 계속해서 발생했습니다. 이 상황도 수비라인을 올리다보니, 멕시코의 패스 한 방으로 1:1 찬스를 내주는 모습입니다.



더욱이 한국은 주세종 대신 이승우를 투입하면서 기성용 - 이재성이란 아주 공격적인 중원라인으로 득점을 노렸는데요. 교체 이후 곧바로 중원라인이 무너지면서 실점까지 이어지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한국의 두번째 실점장면을 보면 이러한 특징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한국의 두 번째 실점장면



기성용이 공격적으로 전진한 상황에서 볼을 빼았겼는데, 중원라인이 워낙 헐겁다보니 멕시코의 역습상황에서 한국의 중원이 텅 비어있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따라서 멕시코는 쉽게 역습을 진행했고, 득점까지 만들어냅니다.


득점이 필요하다보니 수비가 무너지는 안타까운 장면이었는데요.



5

결국 한국과 멕시코의 경기를 정리해보면, 한국은 단단한 수비를 바탕으로 손흥민의 개인전술을 활용한 역습으로 '선수비 후역습' 전략을 준비했습니다.


그리고 멕시코가 단단한 한국 수비를 상대로 공격을 제대로 진행하지 못 하고, 손흥민이 멕시코 수비수들을 압도하는 스피드를 보여주면서 한국의 전략은 경기 초중반까지 꽤 좋은 모습을 보여줬는데요.


한국이 수비실수로 멕시코에게 첫 골을 내주면서 공격적인 변화를 가져가야했고, 공격에 집중하는 과정에서 수비가 흔들리며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후반막판 손흥민의 멋진 만회골을 생각해보면, 굉장히 아쉬운 결과였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1차전 패배로 분위기가 좋지 않은 상황을 극복하고 꽤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던 경기가 아니었나합니다.



ㅡㅡ

영상분석 : https://goo.gl/Dd7mMN






매거진의 이전글 월드컵 첫 상대! 스웨덴의 '공격전술'은 무엇일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