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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노미노 Jun 29. 2018

이란의 '늪축구'는 수비라인이 낮지 않다?

월드컵에서 통한 이란의 '늪축구', 수비전술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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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은 기본적으로 월드컵에서 451 시스템을 사용했습니다.


그리고 이란의 수비전술에서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좌우 측면 미드필더'가 측면수비를 위해 깊숙하게 내려가고, '좌우 측면 수비수'들은 페널티박스 중앙으로 움직인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란은 페널티박스 '중앙지역'에 굉장히 많은 수비숫자를 둘 수 있고, 동시에 '측면' 공간 또한 넓게 커버할 수 있게 됩니다.



(이란의 측면 미드필더는 측면 수비를 위해 내려가고, 덕분에 중앙 수비숫자는 많아집니다)



그러나 좌우 미드필더들이 수비로 내려가게되면, 미드필더 숫자가 줄어들게 된다는 단점이 발생할 수 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란의 '측면 미드필더'가 측면으로 깊숙하게 내려갈 수 있는 이유는 중원에 선수숫자가 많기 때문입니다. 중원에 세 명의 미드필더, 그리고 최전방 공격수까지 중원지역으로 내려오면서 측면 미드필더들이 수비라인 깊숙한 지역까지 내려가도 미드필더 숫자가 부족하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애초에 5명의 미드필더를 기용하는 451시스템으로 중원숫자를 많이두었기 때문에 가능한 움직임입니다.



(이란은 3명의 중앙 미드필더 + 공격수로 중원 숫자를 최대한 늘리게 됩니다)



이처럼 이란의 수비는 단순히 수비숫자만 많은 것이 아니라 선수를 중앙과 측면에 적절하게 배치시켜서, '중앙부터 측면까지 모든 지역을 커버했다는 것'에 그 강점이 있습니다.


이란의 수비장면을 보면 이러한 특징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 이란의 수비형태



-상황 1


이 경기는 스페인과의 조별예선 2차전입니다.

이 장면을 보면 '좌우 측면 미드필더'인 안사리파르드와 타레미가 측면 수비로 깊숙하게 내려가고, '좌우 풀백'인 하지사피와 레자에이안이 중앙으로 움직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세 명의 미드필더, 그리고 공격수까지 내려오면서 '미드필더 숫자'가 부족하지 않도록 움직이는 모습입니다.



-상황 2



이 장면 또한 측면 미드필더가 수비로 내려가면서 마치 '6백'과 같은 형태를 만들고,

그 앞에 4명의 선수가 위치하면서 수비블록을 만드는 모습인데요.




-상황 3



모로코와의 1차전에서도 이러한 수비형태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좌우 측면 미드필더가 수비에 가담해준 덕분에, 측면 수비수가 중앙으로 움직이면서 중앙에 4명의 수비수가 밀집할 수 있었고, 그 앞선에는 4명의 선수가 수비를 보호하는 모습입니다.



이처럼 측면과 중앙, 전 지역에 선수를 적절하게 배치시킨다는 것이 이란수비의 첫 번째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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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수비의 또 다른 특징은 수비라인이 너무 낮지 않다는 것입니다. 이란은 수비적으로 경기를 운영하지만, 수비라인을 극단적으로 내리지 않습니다. 이란은 수비라인을 적당하게 유지하면서, 상대를 중원에서부터 견제하는데요.


이러한 수비방법이 얻을 수 있는 이점은, 상대방이 페널티박스 안으로 볼을 쉽게 투입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수비라인의 위치를 비교해보면 이해가 쉬운데요.


만약 수비라인이 너무 낮게 형성되면, 중원지역의 압박은 그만큼 약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상대팀은 페널티박스 근처까지 볼을 쉽게 몰고올 수 있는데요. 그만큼 페널티박스(, 즉 위험 지역으)로 볼을 한번에 보내줄 수 있는 가능성이 늘어나게 됩니다.



(수비라인이 너무 낮아지면, 공격하는 팀은 중원까지 볼을 쉽게 몰고 들어올 수 있습니다)



페널티박스 안에서는 아무리 수비숫자가 많아도 한 순간에 득점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페널티박스 안으로 볼투입을 자주 허용하는 건 절대 좋은 수비가 아닌데요.


그러나 이란처럼 중원지역부터 상대를 견제하면서 상대를 멀리 밀어내면, 상대는 페널티박스 안으로 볼을 보내기(가) 껄끄러워집니다. 페널티박스와 먼 지역에서는, 페널티박스 안으로 정확하게 볼을 보낼 수 없기 때문인데요. 따라서 공격하는 입장에서는, 페널티박스 안으로 볼을 정확하게 보내기 위해서 수비를 한 번, 두 번 벗겨내야 하는 과정이 추가되는 것입니다.



(이란은 상대를 페널티박스 먼 곳으로 몰아냅니다. 그만큼 상대는 페널티박스 먼 곳에서 볼을 잡게되죠)



이처럼 이란은 수비라인을 너무 낮게 내리지 않으면서 페널티박스 안으로 볼이 들어오는 상황을 최대한 만들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이란의 수비장면을 보면 상대를 중앙에서부터 견제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



- 높은 지역에서 상대를 견제하는 이란


-상황 1



스페인전을 보면, 상대가 중원에서 볼을 잡을 때 이란 선수들이 적극적으로 압박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란이 수비라인을 깊숙하게 내리지 않고 상대를 압박하기 때문에, 스페인이 페널티박스 안으로 볼을 보내기 위해서 수비를 한 두 명 벗겨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그리고 결국에는 이란의 수비가 성공해 페널티박스 안으로 볼이 투입되지 않는 것을 볼 수 있는데요.



-상황 2



모로코전에서도 이란은 꽤 높은지역에서부터 상대를 압박합니다. 따라서 모로코는 앞 선으로 볼을 보내기 위해서 이란의 수비를 중원에서부터 이겨내야 하는데요. 이란의 압박이 거세다보니, 위험지역으로 볼을 보내는 것 자체가 어려운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이란의 수비방법이 좋은 평가를 받는 이유는, 수비라인이 낮은 경우와 비교해보면 쉽게 알 수 있는데요.



-수비라인이 낮은 경우



이 장면은 이란의 수비라인이 내려가 있는 상태인데, 수비가 내려가있는만큼 스페인이 페널티박스 주변에서 쉽게 볼을 잡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페널티박스 주변에서 볼을 소유하기 때문에, 페널티박스 안으로 위협적인 볼을 넣어줄 수 있습니다.



이처럼 이란은 상대가 페널티박스 안으로 쉽게 볼을 투입할 수 없도록 상대를 페널티박스 근처에서 밀어내는데요. 페널티박스 안으로 들어오는 볼을 최대한 줄여서 위험상황을 만들지 않는 것이 이란 수비의 두 번째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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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처럼 이란의 수비가 측면과 중앙 전 지역에 선수를 골고루 배치하고, 단단한 수비조직력으로 상대 공격수들을 페널티박스 먼 지역으로 몰아낼 수 있는 원동력은 이란 수비의 '간격유지'가 굉장히 우수하기 때문입니다. 이란은 수비라인이 높을 때나 낮을 때나, 최후방 수비수부터 최전방 공격수까지 아주 '좁은 간격'을 유지하면서 '수비블록'을 만드는데요.


(이란은 좁은 선수간격을 통해 수비블록을 형성합니다)


선수간격이 좁다는 것은 수비블록 안에 선수숫자가 많다는 뜻이고, 그만큼 상대팀은 쉽사리 이란의 수비블록 안으로 들어오지 못 합니다. 중요한 건 이란의 수비간격이 90분 내내 유지된다는 건데요. 수비라인을 유지하는 것 자체가 높은 수비 '집중력'과 팀 '조직력'을 요구하기 때문에, 경기 내내 수비라인을 성공적으로 유지하는 이란의 수비자체가 굉장히 높은 수준이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란의 수비상황을 보면, 선수간격이 굉장히 좁기 때문에 상대팀이 수비블록 안으로 들어오는 것 자체를 힘겨워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



-이란의 좁은 수비블록



이 장면을 보면 스페인이 이란의 좁은 수비라인 사이로 들어오려고 하는데, 수비가 워낙 촘촘하게 모여있다보니 쉽게 수비라인 안으로 들어가지 못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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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이란은 촘촘한 '선수 간격'을 통해 만들어진 단단한 수비블록을 바탕으로


1. 중원과 측면 전 지역에 빈틈없이 선수를 배치시키고,

2. 수비라인을 적절하게 유지해 상대를 페널티박스 먼 쪽으로 몰아내면서


월드컵에서 아주 높은 수준의 수비조직을 보여줬습니다.




또한 수비만 하는 것이 아니라 좋은 공격력도 보여주면서, 월드컵이란 큰 무대에서 이란의 축구가 통할 수 있다는 것을 전 세계에 알렸는데요. 비록 16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이란은 이번 월드컵에서 많은 축구팬들을 놀라게 만들었던 팀이 아니었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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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분석 : https://goo.gl/ApmfJ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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