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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수비전술을 알기 위해서는, 먼저 독일의 공격전술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독일이 '공격하는 방법'은 굉장히 명확한데요. 독일은 '좌우 측면 공격수'들이 중앙으로 움직이고, '좌우 풀백'들은 높게 올라오면서 측면 공간을 메워주는 방식으로 공격전형을 만듭니다.
(독일은 측면 공격수들이 중앙에 밀집하고, 풀백들이 높게 올라오는 방식으로 공격전형을 만듭니다)
그리고 이러한 공격전형이 가지는 '특징'은 '측면을 넓게 활용하면서', 동시에 '중앙에는 공격수가 많다'는 겁니다. 독일은 '좌우 측면'을 넓게 활용하면서 상대 수비조직을 좌우로 분산시키고, 중앙수비에 틈이 생기면 공격숫자가 많은 '중앙'으로 볼을 투입하는데요.
따라서 독일의 '공격 전형'을 상대하는 팀은 '중앙 지역'에 밀집한 독일의 공격수들을 신경쓰기 위해 중앙에 밀집해야 하지만, 동시에 '측면 지역'도 신경써야하기 때문에 독일의 공격을 상대로 수비조직을 유지하는 것 자체가 매우 까다롭습니다.
독일의 공격장면을 보면, 이러한 특징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독일의 공격전략
-상황 1
독일의 공격장면을 보면, 측면에는 좌우 풀백인 헥토어와 키미히가 높게 올라와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중앙에는 4명의 공격수들이 밀집해 있는 모습인데요. 이것이 '독일 공격의 기본전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상황 2
그리고 독일은 '중앙'과 '측면' 모두를 사용해서 공격을 진행합니다. 독일이 4명의 공격수가 모여있는 중앙지역에서 볼을 받을 때, 한국의 수비는 중앙으로 쏠릴 수밖에 없는데요. 이 때, 좌우 풀백이 높게 올라와서 상대적으로 빈약한 측면 공간을 공략합니다.
-상황 3
이 장면에서도 중앙에 독일의 공격수들이 몰려있기 때문에, 한국 수비가 중앙으로 쏠리는데요. 좌우 풀백은 이 점을 활용해 측면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독일은 아주 쉽게 한국의 측면 공간을 무너트리고, 크로스를 올리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상황 4
독일은 이러한 공격작업을 계속해서 반복합니다. 4명의 공격수들이 한국 수비들을 중앙에 잡아두고, 좌우 풀백들이 측면 공간으로 편하게 올라가는 것입니다. 그 결과 독일은 비어있는 측면으로 볼을 쉽게 전달하고 측면에서는 날카로운 크로스가 올라옵니다.
이렇게 독일은 '중앙에는 공격숫자를 많이두고, 측면은 넓게 활용하는' 방법으로 한국의 수비를 공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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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이러한 독일의 공격을 상대로 수비조직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먼저 독일이 좌우 측면을 넓게 사용할 때, 한국의 '풀백'은 측면으로 넓게 움직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이 때, '수비간격'은 벌어지고 '중앙 수비숫자'는 부족하게 됩니다. 독일이 중앙에 공격숫자를 많이 배치한 상황에서, 중앙 수비가 부족하다는 건 치명적인 상황인데요.
(한국의 풀백이 측면수비를 위해 넓게 움직일 때, 중앙 수비에는 문제가 생깁니다)
한국이 이러한 상황에서 꺼내든 카드는 '장현수'와 '3백'이었습니다. '장현수'는 중앙 미드필더로 기용되었지만, 수비상황에서 중앙 수비로 움직여 '3백'을 만들었는데요. 장현수가 중앙 수비로 내려가면서 얻을 수 있는 '장점'은, 중앙에 밀집한 독일의 공격숫자에 밀리지 않도록 '중앙에 수비숫자를 늘려준다는 것'입니다.
(한국은 장현수를 활용한 3백으로 중앙 수비숫자를 늘렸습니다)
따라서 '장현수'는 경기 내내 중앙 미드필더와 중앙 수비수를 오가면서 '수비의 틈'을 메워줬는데요. 평소에는 중앙 미드필더로서 수비라인 앞 공간을 보호하지만, 좌우로 볼이 전개될 때 중앙 수비로 내려가주는 것입니다.
한국의 수비장면에서 장현수의 움직임을 보면 이러한 특징이 잘나타나는데요.
-장현수의 움직임
-상황 1
독일이 풀백 헥토어를 활용해 측면으로 볼을 전개할 때, 한국의 풀백 이용은 측면 공간을 수비하기 위해 움직이는데요. 이 때, 중앙에 있던 공격수 로이스가 이용이 빠져나간 공간으로 침투합니다. 여기서 중앙 미드필더로 있던 '장현수'는 로이스를 따라 수비로 내려가면서, 수비 공간을 메워주는데요.
장현수가 수비로 내려가주면서, 한국의 수비가 '3백'이 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상황 2
이 장면에서도 이용이 헥토어를 막으러 측면으로 움직이는데, 이 때 장현수가 수비로 내려가면서 수비 공간을 메워주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장현수가 수비로 내려가서 '3백'을 만들고 수비숫자를 늘려주기 때문에, 독일이 경기장 측면을 넓게 사용해도 한국의 수비에 공간이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상황 3
이렇게 장현수는 중원과 수비를 오가면서 3백과 4백을 만들었습니다. 이 장면에서 장현수는 미드필더로 움직이고 있는데요. 독일이 측면으로 넓게 볼을 전개하는 순간 장현수는 수비수로 내려가 3백을 만듭니다.
이 때, 독일의 고레츠카는 순간적으로 중원으로 이동해 변칙적인 움직임을 보여주는데요. 이 순간 장현수가 중원으로 돌아가 중원지역을 커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장현수가 중원과 수비를 오가며 굉장히 폭 넓은 수비범위를 보여주는 장면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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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한 장현수가 수비로 내려가면, '중원'에는 당연히 선수가 줄어들게 됩니다. 따라서 한국은 순간적으로 중원지역에서 공간을 허용하는 장면이 발생했는데요.
(장현수가 수비로 내려가면, 중원에는 공간이 발생합니다)
- 중원 공간을 허용한 한국
이 장면에서 장현수는 독일의 중앙 공격수를 마크하기 위해 수비로 내려가있는데, 장현수가 수비로 내려가있다보니 중원에 빈 공간이 생깁니다.
그리고 이 공간에서 독일이 너무나 쉽게 볼을 잡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 미드필더로 출전한 장현수가 3백을 위해 수비로 내려갈 때 생기는 단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한국의 중원을 커버해주는 선수는 '구차절'과 '이재성'입니다. 두 선수는 장현수가 수비로 내려갈 때, 중원으로 움직이면서 중원 공간을 메워줬는데요. 두 선수가 빈 공간으로 부지런히 움직였기 때문에 한국의 중원에 공간이 자주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중원의 빈 공간은 구자철과 이재성이 커버합니다)
-구자철과 이재성의 움직임
이 장면에서도 장현수가 수비로 내려갈 때, 중원 지역에 빈 공간이 발생합니다. 그러나 이 때, 구자철이 중원으로 부지런히 내려와 중원 공간을 커버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
이처럼 한국은 중앙 수비로 움직이는 '장현수'의 움직임, 그리고 그 공간을 메워주는 동료들의 움직임이 더해져 굉장히 단단한 수비라인을 형성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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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한국은 '장현수'를 중심으로 '3백'과 '4백'을 혼용한 수비전술을 통해 독일의 공격을 막아냈습니다. 장현수는 스웨덴전과 멕시코전에서 연거푸 큰 실수를 했지만, 독일전에서는 한국의 수비전술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는데요. 독일전에서도 불안한 모습을 몇 차례 보여줬지만, 자신의 장점인 저돌적인 수비와 폭넓은 수비 범위를 살려 한국의 승리에 충분히 기여한 경기가 아니었나 합니다.
한국 또한 좋지 않은 분위기로 월드컵을 시작했고, 월드컵 1차전과 2차전을 모두 패했지만 독일전을 훌륭하게 치뤄내면서 유종의 미를 거두지 않았나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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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분석 : https://goo.gl/J9Xkw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