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리 감독의 전술분석
영상분석 : https://goo.gl/gr7Vw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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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리 감독은 나폴리에서 매우 명확한 축구철학을 보여줬습니다. 사리 감독의 전술에서 핵심은 최후방 수비수와 최전방 공격수 사이의 '거리가 매우 가깝다'는 것인데요.
(나폴리 축구의 핵심은 선수 간격이 좁다는 것이었습니다)
'선수간격'이 좁다는 것은 어느 선수든 볼을 잡았을 때 주변에 패스 선택지, 즉 '동료 선수가 많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것은 다시 말하면 나폴리가 볼이 위치한 지역을 중심으로 '수적 우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뜻하는데요.
'좁은 간격을 유지해 볼이 위치한 모든 지역에서 언제든 수적 우위를 점하는 것'
이것이 사리 감독이 나폴리에서 추구했던 축구였습니다.
(선수 간격이 좁다는 것 = 주변에 동료 선수가 많다는 것)
그리고 사리 감독은 이러한 '수적 우위'를 '빠르고 강력한 전방압박'에 사용합니다. 볼을 소유했을 때 주변에 동료 선수가 많다는 것은, 반대로 말하면 볼을 빼앗겼을 때도 주변에 동료 선수가 많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나폴리는 공격 상황에서 볼을 빼앗기면, 곧바로 상대방을 강력하게 압박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나폴리의 전방압박 장면
-상황 1
(나폴리는 선수 간격이 좁기 때문에, 볼을 빼앗기면 곧바로 적극적인 압박을 시도할 수 있습니다)
-상황 2
(나폴리의 선수간격과 전방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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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사리 감독은 '공격 상황'에서도 '좁은 선수 간격'을 아주 잘 활용합니다. 선수 간격이 좁다는 건 그만큼 볼을 잡았을 때 볼을 건네줄 동료 선수가 많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는데요. 나폴리는 이것을 활용해서 아주 안정적인 '볼 점유'와 '공격 전개'를 보여줬습니다.
(좁은 선수 간격을 공격에도 활용한 나폴리)
나폴리의 공격 장면을 보면 이러한 특징이 잘 나타나는데요.
-짧은 패스를 활용하는 나폴리
- 상황 1
나폴리가 후방에서 볼을 전개할 때 최후방 수비수인 쿨리발리와 최전방 공격수인 메르텐스의 거리가 아주 가까운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선수단의 간격이 가깝다는 것인데요.
따라서 나폴리는 짧은 패스로 상대의 압박을 풀어내고, 득점까지 연결하는 모습입니다. 선수들의 '좁은 간격'과 '짧은 패스'를 통한 나폴리의 공격전개가 가장 잘 드러난 장면인데요.
-상황 2
(좁은 간격을 이용해 짧은 패스로 공격을 풀어가는 나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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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더해서, 사리 감독은 선수 간의 '좁은 간격'을 극대화시키는 방향으로 공격전술을 만들었습니다. 사리 감독은 특히 나폴리의 왼쪽 라인을 집중적으로 활용했는데요. 선수 간격을 좁게 유지한 후, 선수들을 집중적으로 왼쪽에 밀집시켰습니다.
그 결과 나폴리는 메르텐스, 함식, 인시녜, 굴람까지 많은 선수가 왼쪽 측면에 빼곡하게 밀집했습니다. 그리고 나폴리는 이 지역에 선수들이 많다는 것을 이용해 공격을 진행하는데요.
(왼쪽 라인에 몰려 있는 나폴리 선수들)
나폴리의 패스맵을 보면 이러한 특징이 나타납니다. 왼쪽에 메르텐스, 함식, 인시녜, 굴람이 몰려있고, 이 지역에서 패스의 대부분이 이루어진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왼쪽 지역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나폴리)
-왼쪽 지역을 활용하는 나폴리
-상황 1
이 득점 장면을 보면 나폴리의 특징이 잘 나타나는데요.
메르텐스, 함식, 인시녜가 한 지역에 몰려있고, 굴람까지 전진해 있는 모습입니다.
따라서 패스가 전진되는 순간, 경기장 왼쪽 지역에서 나폴리 선수들이 수적 우위를 점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나폴리는 이 수적 우위를 살려 패스를 주고 받으며 득점을 만들어냅니다.
-상황 2
이처럼 나폴리의 공격장면을 보면 왼쪽에 선수들이 밀집해있고, 이 지역에서 좋은 공격찬스가 만들어지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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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선수간격이 좁은 축구는 장점이 확실한만큼, 그에 따른 '단점'도 명확합니다. 가장 큰 단점은 선수들이 좁게 몰려있기 때문에, 경기장 반대편에는 공간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인데요.
(간격이 좁은 축구의 단점은, 경기장 반대편에 공간이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나폴리가 전방압박에 실패하거나, 상대팀이 경기장을 넓게 활용하는 데 성공하면 패스 한 방에 수비라인이 무너지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 공간이 발생하는 나폴리의 축구
-상황 1
(선수단 간격이 좁은 상황에서, 압박에 실패하면 한 번에 공간이 발생합니다)
-상황 2
(전방에 선수가 몰려있어 뒷 공간이 발생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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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나폴리는 역습을 당하지 않으려면 수적으로 우위에 있는 지역에서 '무조건' 볼을 빼앗아야 합니다. 그 결과 볼을 빼앗아오기 위해 선수들에게 '적극적인 압박능력'과, 강한 압박을 수행할 '체력'이 요구되는데요.
여기서 사리 감독의 나폴리가 가진 문제는 시즌을 진행하면서 선수단에 '체력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입니다. 사리 감독이 나폴리를 맡았던 3시즌 모두, 선수단 체력에 문제가 생겨서 경기력이 급격하게 저하되는 시기가 나타났었는데요.
나폴리가 로테이션을 통해 주전 선수들의 체력관리를 할만큼 스쿼드가 두텁지 않기도 했지만, 강한 압박을 필요로하는 사리 감독의 축구가 선수단에 체력적인 문제를 발생시킨다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이 문제와 관련해서 사리 감독은 나폴리에서 플랜B가 부족하다는 평도 계속해서 받아왔는데요. 나폴리의 경기력이 저하되거나 짧은 패스 플레이가 통하지 않을 때, 특히 나폴리보다 전력이 좋은 레알 마드리드나 맨체스터 시티 같은 팀을 상대할 때도 공격적인 압박과 짧은 패스를 고집하면서 무기력하게 패배하는 모습을 매시즌 보여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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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사리 감독은 확실한 '장단점'을 보여주는 감독입니다.
기본적으로 ‘좁은 선수간격’과 ‘수적우위’를 바탕으로 최후방에서는 짧은 패스로 볼을 확실하게 '점유'하고, 최전방에서는 '빠른 공격전개'와 쉴 틈 없는 '전방압박'을 보여주는데요.
과르디올라가 지속적으로 "사리는 나와 같은 철학을 가진 감독이다"라며 사리 감독을 극찬했을 만큼, 사리 감독의 축구는 빠르고 에너지 넘치는 과르디올라 혹은 클롭 감독의 축구와 굉장히 많이 닮아있습니다.
반면 첼시가 그 동안 추구해왔던 축구와는 조금 다른 점이 많은데요.
사리감독이 과연 첼시에 새로운 색을 입힐 수 있을지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