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unnyi Apr 08. 2022

복세편살 나씨나길

April 2022



12년째 회사생활. 어째 매 년 뒷통수가 얼얼한걸까. 모르면서도 당하고, 알면서도 속수무책으로 당한다. 물론, 올해도 당했다. 심지어 웃는 낯으로 일격을 당해 웃으면서 울었다. 슬프지도 짜증나지도 않았는데, 또 믿어버린 내 자신이 너무 멍청해서 화가 났다. 사탕발림에 꾀여 내가 이 조직을 또 믿어버렸다는게 믿기지 않았다. 나는 어이가 없어 울면서 웃었다.


 아직도 눈물이 날까.   눈물부터 날까. 감정조 안되고 표정관리도 안된다. 만사 무덤덤해지기 위해 노력하고 다짐도 하고 등산도 하고 별거별거  했는데  아직도 눈물하나 컨트롤 하지 못하는 걸까. 쪼렙이다. 광기어리게 울고웃고 웃고울고 나와서는 아무렇지 않은  모니터 보고 있는데 후배가 쪽지를 보냈다. '옆에서 보니까 선배  이래 3.3'  선배찌질이가 되었다. 미쳐버리겠네.


칭찬 받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냐마는, 누군가 나에 대해 물었을 때 '사람 좋아', '어, 일 잘 해'란 말을 듣고 싶었고, 그 둘 중에서도 '일 잘 해'란 말이 먼저 나왔으면 했다. 쏘패, 싸패, 또라이, 이상해 이것만 아니어도 뭐 감사..여기는 친목터가 아니라 일터니까.

그런데 이제는 맘처럼 되지도 않을 거 그냥 욕심을 다 버리고 그냥 막 제 멋대로 살까도 싶다. 나만 아둥바둥 오바쌈바 사는 느낌도 별로고, 저렇게 살아도 별 타격도 없던데 굳이 이렇게 살아야 하나 자괴감 들고 괴로워. 애초를 기대를 갖게 한 내가 바보란 생각이 드는 걸 보니 지금 사고프로세스 중 어디 하나가 크게 고장나긴 한 거 같다.


복세편살 나씨나길. 오늘도 염불처럼 외워본다.


다른 사람들은 회사를 어떻게 다니고 있나.

누가 나한테 팁 좀 줬으면. ㅎ ㅏ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