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ne 2023
마음이 몽글몽글해지는 길을 매일 걷고 있다. 고개만 들면, 그때의 내가 거의 모든 프레임에서 언제라도 조잘거리고 있는 그 길. 핸드폰에 코 묻고 가고 싶지 않을 정도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그때와 지금의 노래를 미리 선곡해 흥얼거리며 뭉그러니 걸을 정도로 그 길이 좋다. 무덤덤해지려고 마음에서 실낱같이 흐물거리던 것들이 솜뭉치처럼 뭉쳐 가득 매운다.
길을 걸어 올라가다 보면 어떤 하루는 그때의 우리가 얼마나 어렸는지에, 또 다른 어떤 하루는 아직도 어른이 되지 못했는지에 대해 생각하게 되고 별안간 행복을 떠올린다. 말로 뱉어버리면 신이 시샘해서 도로 빼앗아간다던 그 행복에 대해.
감히 상상할 수 없었던 6개월이었다. 돌이켜보니 모든 순간이 다 행복이고 감사함이다. 다시는 절대 사람을 믿지 않겠다는 매 순간의 절실했던 나의 다짐은 무안해져 버렸고, 그들처럼 어엿하게 서 있는, 단단한 사람이 되고자 되뇌는 내 다짐은 주문이 되었다.
그래도 사람이고, 다시 한번 믿음일까. 매일을 만나도 또 새롭게 말할 거리가 있는 사람들, 내일을 말할 수 있는 사람들, 두려움과 불안감을 물리칠 안정감을 쥐어주는 사람들, 여기에 내가 다시 제 풀에 지쳐 꺾일까 봐 걱정하는 나의 사랑하는 사람들까지. 이런 사람들을 만날 때면 나는 기꺼이 나의 삶을 조율해 더 부지런해지고 싶어 진다.
사진첩을 거슬러보니 술톤의 왁자지껄한 내가 웃고 있다. 오랜만이다 이런 거. 이제 한 껏 달 뜬 마음이 한 풀 꺾이고 나면 새로운 시간이 또 열리겠지.
지치지 말고 오-래 가서 연말정산의 나도, 우리도 지금처럼 웃고 있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