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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도 찍은 팔란티어, 500% 폭등의 비밀

미국에서 가장 강력한 데이터 분석회사, 팔란티어

by 린지



관세 전쟁 속에서 팔란티어가 날아 올랐습니다. 팔란티어는 개인적으로 애증의 종목이에요. 재작년에 회사 유니버스에 포함될 때 제가 말해서 매수한 고객님은 현재 500% 가까운 수익을 보고 있는데 정작 본인은 300% 오르고 나서 매수했거든요.


게다가, 작년 8월부터 팔란티어 유튜브 영상을 만든다고 대본을 써놓고 묵혀두다가 어느덧 6개월이 지났어요.(둘째가 7월 중순에 태어났거든요) 최근 팔란티어 급등했는데 이제라도 올려야겠다 싶어서 미리 적어둔 대본을 업데이트 해봤습니다!





테슬라 엔비디아 보다 핫한 기업
500% 넘게 상승한 팔란티어



팔란티어는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해서 중요한 결정을 돕는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회사 입니다. 회사 이름은 반지의 제왕에 마법구슬인 팔란티르에서 왔어요. 팔란티어의 CEO 알렉스 카프는 회사가 하는 일을 "숨겨진 것을 찾는 것"이라 말했죠.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마법구슬 같은 것을 만들어내는 것이 회사가 추구하는 바입니다.


만약 알렉스 카프가 맞춤 정장에 머리를 말끔히 빗어 넘기고 같은 말을 했다면, 왠지 사기꾼처럼 들리지 않았을까요? 그런데 그의 헝클어진 파마머리와 타이트한 흰 티셔츠 덕분인지, 오히려 진짜처럼 느껴집니다.


팔란티어의 기술은 이미 수년 동안 증명되어 왔는데요. 팔란티어의 고담은 오사마 빈라덴을 검거했고, 우크라이나 러시아 전쟁에서 러시아군을 정밀타격 했습니다. 이미 한국 투자자들 사이에서 유명세를 타서, 팔란티어를 제 2의 테슬라로 부르는 사람들이 있고요. 팔란티어를 드론 관련주, 방산주 여러가지로 분류 되기도 하는데요. 뭐하는 회사인지 제대로 알아볼까요. 단순히 테마로 오른게 아니라 정말 근본, 내실이 있는 회사라는 것을 이해하실 수 있게요.





스티븐 잡스 + 일론 머스크
= 알렉스 카프



알렉스 카프가 명상을 즐기고 하얀색 티셔츠를 즐겨 입는 모습을 보면 잡스가 떠오릅니다. 패러다임의 변화라는 점에서는 테슬라가 생각나기도 하고요. 여러모로 MZ세대들에게 매력적인 CEO로 보일 것 같아요.


알렉스 카프는 피터틸과 공동 창업자 이지만 팔란티어의 실질적인 운영을 담당하고 있어요. 알렉스는 하버드를 졸업하고 스탠퍼드 로스쿨 졸업한 수재입니다. 그런데 변호사 시험을 보지 않고 로스쿨 졸업 후 독일로 가 철학을 공부하는 괴짜이죠. 2002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괴테 대학교에서 신고전사회이론으로 철학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철학 공부를 하던 알렉스는 2001년 큰 충격을 받았다고해요. 9/11 테러가 발생했거든요. 그때부터 실리콘밸리의 기술 기업들이 시민의 안전을 위해 싸워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해요. 테러리즘은 적은 자원으로 큰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에 파괴적이라고 말했죠.


2003년 피터틸이 알렉스에게 제안 했을 때 바로 팔란티어에 합류하게 됩니다. 그렇게 페이팔 마피아로 불리는 피터틸과 알렉스 카프를 포함한 스탠포드 동창생 5명에 의해 팔란티어가 설립 합니다. 즉, 팔란티어는 테러를 예방하기 위한 기술을 만드는 걸로 시작했습니다. 911테러로 인해 팔란티어는 창업 전부터 정부관련 기관의 관심을 받았고, CIA의 벤처 캐피털 부서인 In-Q-Tel에서 약 200만 달러의 지원을 받습니다.


똑똑한데 특이하죠? 로스쿨 졸업한 철학 박사가 기술 기업의 수장이 된거니까요. 카프는 돈을 버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들에 관심이 많았다고 해요. 솔직이 이거 사기꾼들이 자주 하는 말 같이 들리는데요. 알렉스는 본인이 그런 삶을 살기도 했어요. 스탠포드 로스쿨을 졸업하고 대형 로펌에 가는 대신 독일에 철학 공부를 하러 갔으니까요. 게다가 유복한 유대인 가정에서 자라났으니 소위 먹고 사는 것이 큰 문제는 아니었겠죠? 뉴욕에서 태어났고, 소아과 의사인 유대인 아버지와 흑인 예술가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으니까요. 거기에 부모님은 사회 운동가였고, 좌파 성향의 가정에서 인권 운동과 시위에 참여하며 보냈어요. 영향을 받지 않았을까요? 로스쿨 특유의 관료적이고 배금주의적인 분위기에 염증을 느꼈데요.


팔란티어는 대표인 알렉스 카프 자체가 특이한 천재 느낌이 낭낭합니다. 스티븐 잡스나 일론 머스크와는 또 다른 매력이지요.




온톨로지,
팔란티어의 경쟁력이자 기술적 해자





팔란티어가 단순 데이터 분석 회사가 아닌 이유는 온톨로지 덕분이에요. 온톨로지(ontolgy)는 세상의 모든 것들이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이해하는 방법 입니다. 단순한 데이터 분석이 아니라, 개별 데이터들이 서로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분석하는 기술인거죠. 팔란티어 특허중 가장 많은 비중 15%를 차지하는 것이 온톨로지에 관련 특허 입니다. 그런데 이 온톨로지는 알렉스가 철학 공부를 하며 던지던 질문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안다'는 것이 무엇인지, '소통'이란 무엇인지와 같은 것들이요.

온톨로지라는 개념이 낯설거나 이해하기 어렵게 들릴 수 있는데요. 저는 온톨로지를 이해하는데 영국 드라마 셜록이 떠올랐습니다. 셜록 홈즈가 사건을 추리하는 장면을 볼까요. 평범한 사람들 눈에는 커피, 메모지, 빵조각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그런데 셜록은 현장에 남겨진 커피, 메모지 같은 사물들의 관계 사이에 숨겨진 정보를 파악하여 자살이 아니라 살인사건이라 추론 합니다. 셜록은 그런식으로 문제를 해결한다. 셜록이 세상을 이해하는 방법이 바로 온톨로지 그 자체 입니다. 세상의 수많은 정보 속에서 필요한 데이터만 쏙쏙 뽑아내는 기술, 건초 더비에서 바늘을 찾는 기술인거죠. 이것이 팔란티어가 다른 데이터 회사들과 차별화 된 기술을 가질 수 있는 근간 입니다.





고담의 사례




실제로 팔란티어의 정부 플랫폼 고담의 예시를 볼까요. 고담은 전투 상황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지 도와주는 데이터 분석 도구입니다. 예를 들어, 중국 군대가 남중국해에서 훈련을 진행하는 상황을 상상해봅시다. 고담 프로그램은 위성 데이터를 활용해 군사 활동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있어요. 그리고 인공지능 모델이 중국 어선의 집단과 그 주변에서 발생하는 이상 징후를 감지하면, 위험 요소를 분석해서 군사 작전의 가능성을 예측합니다. 셜록이 현장에 남겨진 메모지와 빵조각을 단서로 살인사건을 추론하는 것 처럼 말이죠.


만약 중국의 군함이 레이더에서 사라지면, 고담은 다양한 데이터를 통합해서 이 군함이 있을 만한 경로를 파악합니다. 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군인은 적절한 고담으로 부터 감시 방법을 추천 받고, 무인 한공기를 발사해서 실시간으로 군함을 추적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과정이 모두 비디오 스트림이 본부로 전송되서 관련 업무자는 군함의 위치랑 상태를 확인할 수 있게 됩니다.

여기서 ‘이상 징후를 감지해서’ ‘다양한 데이터를 통합하여 군함이 갔을만한 경로 탐색’이 모두 온톨로지 기술이 적용되었기 때문이라고 볼 수있습니다. 단순히 정보가 있다고 모두가 이런 해석을 낼 수 있는 것은 아니잖아요?





고담과 파운드리



팔란티어의 대표적인 제품은 고담(Gotham), 파운드리(Foundry), 그리고 아폴로(Apollo) 입니다.


고담(Gotham) – 정부용 플랫폼

팔란티어의 시작이죠. 고담은 정부와 군대에서 사용하는 프로그램으로, 큰 범죄를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인신매매, 마약 거래, 총기 밀매 같은 불법 거래를 추적하고, 테러나 금융 사기를 미리 막을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군사 작전에서도 활용돼서, 여러 정보를 분석하고 최적의 전략을 찾는 데 도움을 주고요. 팔란티어는 이걸 "디지털 체스판"이라고 부르는데, 마치 체스처럼 범죄자보다 한 수 앞서 움직이게 해주는 프로그램

이라는 의미 입니다.


파운드리(Foundry) – 기업용 플랫폼

파운드리는 일반 기업들이 데이터를 관리하고 활용하는 데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 입니다. 고담으로 시작해서 최근 파운드리 매출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죠. 파운드리는 회사 내부의 재무, 인사, 물류, 재고 같은 데이터를 한곳에 모으고, 이 데이터를 분석하고 시뮬레이션해서 더 나은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쉽게 말하면, 회사의 데이터를 똑똑하게 정리하고 활용하는 AI 비서 같은 역할을 하는 거에요. 30명이 하던일을 1명이 할 수 있게 되니.. 팔란티어가 잘될수록 많은 일자리들이 사라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폴로(Apollo) – 유지보수 및 AI 플랫폼

아폴로는 고담과 파운드리를 유지보수하고, AI 기능을 추가해주는 플랫폼 입니다. 기업 내부에서만 AI를 학습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프라이빗 AI 환경을 제공하죠. 맞춤형 서비스를 위한 플랫폼인거죠. 사용자가 질문을 입력하면, 사내 데이터를 기반으로 유용한 정보와 답변을 찾아줍니다.





주가 상승 이유?
특히 민간부분의 가파른 성장


원래 팔란티어는 정부 계약(특히 고담 매출)이 핵심이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기업용 소프트웨어(파운드리) 매출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요. 최근 4분기 실적을 보면 정부 부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5%, 미국 상업부문 매출은 64% 성장했습니다.


실제로 우리나라 대표 조선사인 현대 중공업도 디지털 전환을 위해 팔란티어의 파운드리를 도입 했습니다. 설계부터 구매, 생산에 이르기까지 모든 업무 영역에 파운드리를 적용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다섯개의 선체 조립 공장에서 과부하 혹은 저부하가 예상되는 공정과 시점을 빠르게 식별하여 작업인원, 시간 등의 가용 자원과 비용 측면에서 최적의 값을 찾게 되었다고 해요. 파운드리를 통해 핵심 공정인 조립 공정의 안정화를 이루고 궁극적으로는 전체 공정의 안정화와 생산성 극대화를 실현 하게 되는거죠.


참고로 팔란티어는 미국 정부가 인정한 최고 보안 등급(Level 6)을 받은 단 3개 기업 중 하나입니다. 이 말은 해킹 걱정 없이 안전하게 데이터를 관리할 수 있다는 뜻이죠. 보안이 뛰어나고,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분석해주는 기술 덕분에 많은 미국 기업이 팔란티어를 찾고 있습니다.


팔란티어의 기술은 독보적입니다. 정보가 많다고 똑똑해지는 것은 아니죠. 유의미한 정보를 찾고, 맥락을 읽어내야 하는데요. 팔란티어는 10년 이상 온톨로지 기술을 발전시켜왔고, 실제 전쟁에서 사용되며 증명해왔고, 이제는 민간부문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흥미로운 것은 팔란티어를 제대로 커버하는 기관이 없다는 거에요. 기관들이 내는 목표주가는 현실 주가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요. 주가가 오르고 나면 목표 주가를 수정하고 있죠. 예전에 테슬라가 PER 1000 이었을 때가 생각납니다. 당시에도 목표주가를 '중계' 했었으니까요.


팔란티어는 장기투자하는 개인 투자자 비중이 높아서 계속 주가가 상승하고 조정을 받지 못하는 것 같아요. 팔란티어에 아직 투자하지 못한 기관들은 아쉽게 쳐다보고 있겠네요. 저도 더 사고 싶은데 너무 올라서...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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