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크 플레이스, 스페이스 니들
여전히 아침부터 날이 꾸물댔다. 빗발도 흩날렸는데 비가 그치길 기다리며 오늘은 어딜 갈지 검색했다.
정말 아무 계획 없이 온 시애틀이었다.
멕시코에서 캐나다까지 잇는, I-5 고속도로.
시내 쪽으로 가는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린다. 버스가 15-20분 정도에 한 대씩 오기 때문에 타이밍을 잘 맞춰야 한다.
이때 이 구간 버스요금이 $2.5였다. 버스가 오고 초상화가 위로 가게 해서 돈을 넣는데 새 지폐라 빳빳해서 두 장이 겹쳐졌는지 모르고 투입구에 넣었더니 기계에 스턱 걸려서.. 버스기사 아주머니가 막 빼려고 집어넣어보다가 땡겨서 빼보다가 한 3분 동안 그러는데 나는 입구에 서서 시선 집중당해서 뻘쭘해 미치는 줄 알았다.. 미안하다고 나 때문에 껴서 어떡하냐고 했더니 "돈 워리" 하더니 그냥 의자에 앉으래서 앉았는데
굴절 버스의 모든 사람이 나를 쳐다보는 것 같았다..$0.5 싸게 탔네요 개이득 ^_ㅠ
오늘은 클램 차우더를 먹으러 Pike Place에 다시 왔다. 전날 비가 와서 제대로 구경을 안 했는데 오늘은 시장을 좀 둘러보기로 했다.
튤립만 파는 가게가 인상 깊었다. 10달러에 10개 집어 가세요! 노란색, 빨간색이 아닌 다른 색색깔의 튤립을 보니 기분이 좋아졌다.
알록달록 과일도 팔고 생선도 그 자리에서 해체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여길 다시 온 이유는 Pike Place Chower라는 유명한 클램 차우더를 먹으러! 역시 피어 근처면 이런 유명한 해산물 맛집이 꼭 있는 것 같다. 마켓 근처 Post Alley라는 골목에 자리하고 있다.
너무도 히피하게 생긴 점원 두 분이 주문을 받았다. 뉴 잉글랜드 차우더 미디엄이랑 소다 한 잔 시켰다.
유명한 집이 맞는 듯했다. 이때 갑자기 난 원인 모를 여드름으로 고생하고 있었는데 해산물 같은 건 조심하는 게 좋지만―실제로 해산물 먹으면 트러블 올라오면서 가려웠다―유명한 차우더 집을 지나칠 수 없었다.
진짜 진짜 춥고 배고팠는데 뜨끈한 뉴잉글랜드 클램 차우더와 브레드, 닥터 페퍼, 성공적.
다섯 숟갈까지 정말 맛있었고 그다음 배불러서 스몰 시킬걸 후회했다. 이 때로 돌아가고 싶다 지금은 라지도 모자랄 것 같네 ^^
나와서 무작정 걷기 시작했다. 길을 걷고 있는데 동상인 줄 알았던 바디페인팅한 사람이 갑자기 놀래켜서 너무 크게 소리를 질렀더니 나보고 괜찮냐고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내가 좀 잘 놀래긴 하지..
지나가는 길에 어제 봤던 스타벅스 1호점도 다시 봤다.
피어 쪽을 바라보며 혼자 셀카 찍는데 누가 사진 찍어줄까? 하면서 물어봤다. 원래 미국인들 스타일이 그런 건 알지만 아직 온 지 3일밖에 안돼서 경계 중이었다. 이름도 물어보고 어디서 왔냐고 하는데 코리아라고 했더니 노쓰 코리아랑 사우쓰 코리아랑 차이가 뭐냐고.. 음.. 오픽 시험인 줄
구글맵을 보며 근처에 볼만한 걸 찾다가 스페이스 니들을 찍고 출발!
주택가들을 20분 정도 지나가니 CISCO 건물이 나왔다. 와아.. 유사(?) 직종 종사자로서 입사하고 싶은 회사라 한참을 구경했다.
10분 정도 더 걸으니 멀리 스페이스 니들이 보였다.
타워 1층엔 기념품 샵과 매표소가 있는데 전망대 올라갈까 하다가 날씨도 흐리고, 워낙 예쁜 스카이라인을 많이 봐왔어서 시애틀 전망은 그닥 기대를 안 했기 때문에 안 올라갔다.
맨 인 블랙이 생각나서 핸드폰으로 Back In Time 노래를 찾아들었다 ㅎㅎ
다시 Olive 8 쪽으로 2~30분 걸었다.
가는 길에 애견호텔 비슷한 걸 봤는데 소형, 중형, 대형견 방도 다 나뉘어 있고 엄청 좋아 보였다.
길에 프렌치불독 데리고 산책하는 사람이 많아서 귀여워서 좋았다. 춥고 힘들어서 빨리 돌아가야겠다고 느끼고 일찍 접었다. 사실 클램 차우더 먹고 컨디션 난조가 와서 빠른 마무리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