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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yden Kim Nov 16. 2018

힘내, 방탄소년단 BTS!

방탄소년단이 공식사과를 표명했다. 이제는 일본 차례이다.

본 글은 2018년 11월 15일자 홍콩 Asia Times 오피니언 섹션에 실린 제 칼럼 <Apology accepted, BTS; now, what about Japan?>을 번역한 글입니다.

이 사안은 과연 BTS만이 사과할 문제인가? 필자는 며칠 전 영국 가디언지를 통해 “BTS should apologise to Japan and Nazi victims, says rabbi”라는 기사를 접했다. 기사의 요지는, 방탄소년단 지민의 티셔츠로 인해, 많은 일본인들과 독일인들이 다시금 과거의 상처를 떠올리게 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덧붙여 기사 속 interviewee는, 방탄소년단 소속사의 공식적인 사과까지 요구한다고도 덧붙였다. 필자는 그 기사를 읽고 난 후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이후 수 시간 동안, 나의 머릿속에는 수많은 생각들과 문장들이 스쳐 지나갔다. 무슨 이야기를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며칠 전 BTS는 소속사 공식 성명을 통해 원폭 투하로 피해를 입으신 분들께 상처를 드릴 의도가 전혀 없었다는 사과를 표명했다. 필자는 BTS가 사과를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이유를 불문하고, 희생자들의 아픈 과거를 떠올리게 한 책임은 여전히 그들에게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희생자들의 아픈 과거는 왜 만들어진 것인가? 필자는 이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원폭 투하의 역사는 왜 만들어진 것인가? 그렇다. 히로시마 원폭 투하는 인류 최악의 선택 중 하나였지만, 그 이면에는 일본의 제국주의가 자리 잡고 있었다. 거꾸로 이야기하면, 제2차 세계대전의 전범국가인 일본으로 인해, 인류 최악의 선택이었던 원폭 투하가 이루어진 것이다. 사과를 요구하는 순서가 뒤바뀌었다는 느낌을 지우기 힘들다.


그러니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이 사안은 과연 BTS만이 사과할 문제인가?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사과를 요구하는 행태가 과연 합당한 행태인가? 필자는 BTS를 두둔하는 것이 절대 아니다. BTS의 사과와 함께, 일본 역시 자신들의 역사적 과오를 진지하게 되돌아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일본 정치지도자들이 보여준 행태는 국제적 공분만을 일으켜왔다. 진실된 사과와 반성은커녕, 일본 정치지도자들은 ‘A급 전범’이 합사 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여 전범들의 넋을 기렸다. 얼마 전 아베 총리는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을 보내 또 다른 분노를 자아냈다. 이처럼 야스쿠니 신사는 지금까지도 일본의 침략전쟁을 정당화하려는 우익 세력들의 성지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또 다른 전범국가였던 독일 사회를 들여다보면, 오늘날 일본이 보고 배울만한 하나의 풍경이 펼쳐진다. 종전 70년이 지난 뒤 붙잡힌 ‘나치 전범’ 이야기가 뉴스에 생산되기도 하며, 인권단체들은 80~90대의 고령이 된 나치 전범들을 지금까지도 쫓고 있다. 독일은 전범들 모두를 법의 심판대에 세우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같은 제2차 세계대전 ‘전범 국가’인 두 나라의 상반된 오늘날 모습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러니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이 사안은 과연 BTS만이 사과할 문제인가? 일본이 원폭 투하로 수많은 민간인이 사망한 것에 대한 사과를 받기 원한다면, 과거 일본의 제국주의 당시 자행한 잘못부터 사과해야 하는 것이 순리에 맞다. 며칠 전 BTS 소속사의 사과는 매우 적절했고 올바른 선택이었다. 한국의 청년 7명이 원폭 티셔츠 디자인으로 불편함을 느꼈을 일본인들을 향해 진심 어린 사과를 다. 그리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약속까지 했다. 참으로 아름다운 그림이다. 그러나 이 그림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서는 일본의 결단과 그것을 실천으로 옮기는 직접적 행동이 필요하다.


한국 속담에 ‘방귀 뀐 놈이 성낸다’라는 표현이 있다. 그러니 일본 사회는 다시 한번 생각해보기 바란다. 이 사안은 과연 BTS만이 사과할 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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