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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누나 Oct 07. 2024

할배견, 기력 되살리기 프로젝트

- 코코와 함께하는 아름다운 동행 -

올해 여름은 유독 길고 더웠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이렇게 긴 여름은 겪어보지 못했다. 그래서 코코도 유독 힘들어했다. 사실 코코는 두 가지 병을 갖고 있다. 쿠싱 증후군과 기관지 협착증이다. 이 중 여름에 코코를 괴롭힌 건 기관지 협착증이다. 원래 강아지는 여름에 수분이 많아서 숨 쉬는 걸 어려워하지 않는다. 그런데 코코는 거꾸로 너무 습하면 숨 쉬는 걸 힘들어했다. 수의사 선생님 말씀은 이랬다. 

요즘 피부병으로 고생하고 있어서 얼굴 주변에 털이 빠져 있다.
“여름에 숨 쉬는 걸 힘들어한다는 것 자체가 기관지 협착증이라는 증거예요. 원래 다른 강아지들은 안 그런데, 코코는 정 반대예요.”


그래서 선생님께 부탁해 기관지 협착증 약을 지어와 심하면 먹였다. 매일 먹인 건 아니고 유독 기침을 심하게 할 때가 있다. 특히 비가 오기 전·후면 유독 힘들어했다. 밤에 거위 소리를 내며 기침을 하면 상태를 봐서 약을 먹였다. 그리고 날씨를 확인해 보면 여지없이 비가 왔다. 우리도 모르는 날씨를 코코 덕분에 알게 될 때가 많다. 마치 어른들이 허리를 두드리며 “비가 오려나.”하는 거랑 똑같다. 


어젯밤도 그랬다. 코코가 숨 쉬는 걸 힘들어하고 소리가 거칠었다. 날씨를 보니 아무리 해님이 반짝 웃고 있었다. 그래서 더 걱정되었다. 날씨와 상관없이 숨소리가 나쁘면 기관지 협착증이 더 심해졌다는 거라 매일 약을 먹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머릿속이 복잡해지면서 아무래도 뭐라도 해야 할 거 같아 다급히 영양제를 주문했다. 

기관지 협착증 초기에 먹였던 건데 다시 주문했다.

기관지 협착증이 의심되던 초기에 먹였던 건데 액체형태로 코코 몸에 부작용도 없고 효과도 있었다. 다른 영양제보다 가격이 비싸서 어느 순간 먹이지 않았는데 이번에 상태가 나빠지는 걸 보고 쿠팡을 다급히 열었다. 둘 중 하나를 사려고 고민했다. 하나는 50g인데 내일 바로 오고, 또 다른 건 60g으로 며칠 뒤에 온다. 가격이 같았지만 아깝다고 생각하지 않고 50g짜리를 선택했다. 하루라도 빨리 코코에게 먹이고 싶었다. 


그리고 오늘 영양제가 왔다. 어제 엄마가 주문한 코코의 활력을 돕는 영양제까지 총 두 개가 생겼다. 모두 먹였다. 뭐라도 코코에게 도움이 되길 바랐다. 활력 영양제나 기관지 협착증 영양제 둘 다 코코는 엄청 잘 먹었다. 다행이었다. 효과가 있기를 바라며 예전과 달리 가만히 있는 모습에 걱정이 들었다. 


식구들이랑 다 같이 식사를 하고 코코를 데리고 밤 산책에 나섰다. 코코는 원래 사회성이 없어서 사람을 보면 짖는다. 특히 남자에게는 더 예민하게 구는데, 요 며칠은 잘 짖지 않아서 모든 식구의 우려를 샀다. 그런데 오늘은 자신 앞을 지나가는 사람에게 “왕왕.”하고 크게 짖었다. 

다시 활기찬 이때가 오기를 바라며 식구들과 함께 힘내고 있다.

원래 강아지가 사람을 향해 짖으면 말려야 맞는 건데 그 짖는 소리가 어찌나 반가운지 몰랐다. 그 소리가 너무나 감사하고 또 감사했다. 어떤 영양제가 효과가 있었는지 모르지만, 그저 코코에게 도움이 되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며칠 더 지켜봐야 하지만 식구들과 나는 코코를 위해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내 사랑하는 코코를 위해서!


▶ 사진 : 개인 소장 &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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