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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병민 Jan 06. 2024

운의 그릇

명리학에서도 단기적 인간관계를 크게 경계한다. 

대자연의 목표는 음양오행의 요소들로 구성된 이 세계와 

그 구성원들이 오랫동안 조화롭게 생명을 영위해가는 것이다. 

이를 氣의 순환이라고도, 運의 흐름이라고도 한다. 

자연의 氣運이 꾸준히 생동적으로 변하면서도 

전체적으로 평안하고 안정적인 상황을 뜻한다. 

그리고 그 목표를 위해 자연 속의 각 구성원은 

서로 간의 관계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전체적으로도 조화를 추구한다.     


좋은 운을 불러들이는 또 하나의 기술은 ‘잘 잊는 것’이다. 

정확히 말하면 과거의 성공이나 실수에서 교훈만 남기고 

기쁨과 좌절의 감정을 제거하는 사람이 좋은 운을 불러들인다.   

  

이미 지나간 나에게 묶여 있으면 

오늘의 나는 자연의 일부로서 오행의 균형을 이룰 수 없다. 

지나간 기억은 죽은 나이고 오늘의 생각이 살아 있는 나다.     


긍정적인 사람은 사주 상담 또는 코칭, 

조언 등을 받고 납득이 갔다면 일단 움직인다. 

부정적인 사람은 ‘과연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올까’ 

의심하다가 시간만 보낸다. 

움직인다는 것은 정적인 상황에서 동적인 상황으로, 

運이 動하는 것이다. 움직여야 상태가 변한다. 

부정적인 사람은 그러지 않는다. 

시도하면 조금이라도 나아질 수 있는데도 

획기적인 대안이 아니라거나 

예전에 다 고민해본 것이라는 이유로 

나쁜 운을 그대로 맞이한다. 

알면서도 움직이지 않으니 운도 움직이지 않는다.     


말의 기운은 귀를 거쳐 자신의 마음으로 들어오고, 

남의 귀를 거쳐 남의 마음으로 들어간다. 

마음이 말을 만들고, 

말이 다시 마음을 만드는 상호순환 관계다. 

긍정적인 마음은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자신과 남에게서 

장점이나 기회를 찾고자 하는 태도를 만들어 

작은 운도 큰 복의 씨앗으로 키운다. 

부정적인 마음은 나와 남에게서 단점이나 체념, 

변명하는 태도를 세워 작은 운도 큰 화의 불씨로 키운다. 

전자는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루고자 하는 마음이며, 

후자는 자기 자신만 보호하고 연민하는 마음이다.     


명리학의 운에 대한 개념 | 주변 환경에 따라 

구성할 수 있는 긍정과 부정의 재료들이 다르다. 

물론 타고난 사주팔자에 따라 주변 환경이 달라지니 

이 차이가 성공과 실패에 영향을 주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러나 주변 환경을 재료로 감정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개입할 기회는 있다. 의식하지 않는다면 

감정 구성은 타고난 환경의 영향을 받지만, 

의식적으로 노력하면 감정을 스스로 구성할 수 있다. 

그리하여 운명을 바꾸고 싶다면 

긍정적인 생각과 말을 꾸준히 해야 하는 것이다.     


명리학에서 보는 나는 자연의 한 구성원이지, 

세상의 중심이 아니다. 혼자 대단한 존재가 아니다. 

남과 함께 어울려 만들어진 ‘큰 우리’가 대단한 것이다. 

따라서 옆의 나무보다 조금 키가 작다고 대수로울 것 없다. 

나무 한 그루가 커봤자 숲속의 일부다. 

내 옆의 큰 나무도 더 큰 나무 옆에서는 

작은 나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나라는 나무는 그저 지금보다만 더 자라면 된다.      


기부로 재물을 흘러나가게 하면 왜 좋은가? 

재물은 우리를 고민에 빠뜨리는 가장 대표적인 이유다. 

게다가 부단히 고생한 끝에 얻는 결과물이기도 하다. 

고민의 이유이자 고생의 결과가 일정량씩 

계속 밖으로 흐르면 빈자리가 생기고, 

그 빈 곳에 새로운 기운이 들어올 수 있다. 

그리고 기부는 남을 돕는 행위다. 

마음을 좋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이므로 

내 마음의 일정 부분이 밖으로 배출되는 것이다. 

기부는 새로운 기운을 받아들여 나를 발전시키고, 

오늘의 정체된 기운을 최대한 빨리 몰아내는 데 

도움이 되는 좋은 방법이다.     


―『운의 그릇』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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