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 그림책 스터디] © 기이해
내가 여기에 있어
글 그림 아드리앵 파를랑주
웅진주니어
소년은 잠에서 일어나 뱀의 꼬리를 발견하고 뱀을 찾아 나섰다. 그리고 뱀을 찾기 위한 여정에 여러 사람들과 동물들을 관찰하며 걸었다. 소년은 뱀을 만나기 위한 길 위에 뱀 몸통 주변의 있던 대상들을 하나씩 눈에 담는다. 그리고 비로소 외로운 뱀을 만났을 때 그의 주위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과 동물들이 뱀으로부터 이로움을 받았는지 설명해 줬다.
선입견이 불러온 오해
다른 동물도 있었을 텐데
어째서 뱀이었을까?
'하긴... 머리부터 꼬리까지 일정한 비율로 길이가 긴 동물은 뱀 밖에 없기는 하지! 일러스트로 긴 동물을 표현하기엔 뱀 만한 것이 없어'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그래도 왜 하필 뱀이었을까? 이 그림책이 볼로냐 라가치상을 받았다는데 그 정도면 정말 대단한 뜻이 숨어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정말 왜 뱀이었을까?
처음 그림책을 보았을 때에는 뱀의 몸통사이에 여기저기 얽혀있는 사람들이 마치 세상에 여기저기 생존해 있는 영악한 사람들을 표현하는 것인 줄 알았다. 지극히 직관적인 관점에서 바라봐서 그랬을 것이다. 뱀이라는 동물은 항상 위험하고 영악했으니까. 그래서 감언이설을 하거나 사기를 치는 사람들은 뱀에 비유하곤 했으니까.
혹 뱀의 숨은 속 뜻이 아닌 단지 뱀의 기다란 형태를 표현하기 위한 생물체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일러스트레이션 그대로 사용되었다면 딱히 할 말은 없지만....
오늘은 정말 모르겠어서 노들리에 수요일 그림책 스터디에 함께 토론하는 작가님들과 이 내용을 상의해 봐야 할 것 같다. 조금 더 우아하고 멋지게 글을 끝내지 못해 찝찝하다. 생각이 깔끔하게 끝맺음을 맺지 못한 아쉬움이 있지만 도무지 모르겠는 걸 아는 체 할 수는 없다.
© 기이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