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재성 Apr 19. 2016

최종회. All is well

[임신을 위한 힐링] 최종회

남편은 내가 자다가 웃었다고 했다. 도대체 무슨 꿈을 꾸었냐고 물었지만 도무지 내용이 기억나지 않는다. 하여간 웃었다고 하니 기분 좋다. 하긴 어디 지난 밤의 꿈만 기억이 안나는가. 1년 전 내가 어디서 뭘 하고 어떤 기분이었는지도 알 길이 없다. 그 좋았던 보름 간의 유럽 배낭여행의 기억도 15년이 지나니 기억도 감동도 가물가물하다. 그러니 지금 바로 지금 여기가 얼마나 중요한가. 느껴지는 것은 오직 현재일 뿐.


화장실에서 물을 내리는데 이 수세식 변기가 정말 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는 어릴 적에 화장실을 가려면 집 바깥으로 나가야 했었고, 나무 판 위에 쪼그리고 앉아야 했고, 발 아래로 변이 한가득 보이고, 구더기도 우글거렸다고 했다. 으... 그런데 지금 나는 도기에 편하게 앉아 물을 내렸다.


감사 연습을 시작한 뒤로는 샤워기를 틀 때마다 감동이다. 틀기만 하면 온수가 나온다는 것이 정말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샤워 시간은 그저 물로 몸을 씻는 시간이 아니라 감사로 내 마음을 적시는 시간이 되었다. 


거울 앞에 섰다.

내가 있다.

"넌 참 걸작품이야."

내 말을 내가 듣고 웃는다.


"고마워. 오늘도 잘 살아 있어서. 난 네가 좋아. 넌 잘 하고 있는 게 너무 많아."

다시 웃는다.


삼촌에게서 메일이 와있다. 당귀차를 한 잔하며 휴대폰을 쓸어올렸다.



"선영아, 몇 가지 더 해주고 싶은 얘기들이 생각났구나.


네가 감사의 힘을 경험하고 있으니 더 행복해질 거야.

행복해서 감사하는 것이 아니라 감사해서 행복한 거거든.


네 몸을 좋아해주고 몸에게 계속 고마움을 표하렴.

그러면 몸이 더 힘을 낼 거야.


감사하다보면 네가 다른 사람에게서 얼마나 많은 도움을 받고 사는지, 얼마나 많은 선물을 받고 사는지도 알게 될거야. 심지어 모르는 사람들한테서도 많이 받고 있다는 것을.


그래서 너도 누군가에게 주고 싶어질 거야.

다른 사람이 행복해지기를 바라게 될 거야.

네가 더 친절해질 거야.

너의 얼굴에 미소가 배일 거야.


감사하면 세상을 향해 너의 에너지가 발사돼.

그리고 그것에 대한 반응이 너에게 다시 돌아와.

콩 심은 데 콩 난다.


감사는 선물을 향해 팔을 벌리는 거야.

너는 선물을 더 잘 받도록 점점 튜닝이 되고 있어.

수신감도도 높아지고 있고.


너의 세상이 네게로 마중 나오는 것을 보게 될 거야.

너의 뇌는 변하고 있고,

네 세상도 변하고 있거든.


너의 돌기가 새로운 네트워크를 형성하게 될 거야.

이 세상이라는 커다란 뇌 공간 속에서 너의 네트워크가 커나가는 것을 흥미진진하게 즐기렴.


가장 좋은 때에 가장 좋은 일이 생길 거야.

네가 생각하는 좋은 일보다 더 좋은 일이 다가올 거야.

다 잘 될 거야.

All is well."


삼촌, 참...


저녁 때 들를 곳이 있어 차를 가지고 출근했다.

신호등에 걸렸다. 


 

나는 이제 빨간 불을 만나면 '평화'를 되뇌이며 복식 호흡을 한다.

다시 또 빨간 불을 만나면 감사할 일이 무엇인가를 생각한다.

빨간 불. 그것은 어느새 나에게 평화와 감사의 상징이 되었다.

나를 멈추게 하고, 기다리게 하는 시간은

내가 평화와 감사를 생각할 수 있도록 하는 내 세상의 선물이다.


음악을 틀었다. 아바의 I have a dream.

삼촌과 함께 이 곡을 해석한 뒤로는 들을 때마다 기분이 좋아진다.


파란 불이 켜지자 노래를 흥얼거리며 운전을 다시 시작했다. 


I have a dream

A song to sing

To help cope with anything.


나는 꿈이 하나 있습니다.

부를 수 있는 노래도 하나 있습니다.

그래서 무엇이든 대처할 수 있습니다.


If you see the wonder of a fairy tale

You can take the future even if you fail.


당신이 동화에나 나오는 그 기적같은 이야기들을 믿는다면

어쩌다 실패하더라도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습니다.


I believe in angels.

나를 돕는 천사들이 내곁에 있다는 것을 믿습니다.


Something good in everything I see

모든 것에는 뭔가 좋은 면이 있다는 것을... 나는 믿습니다.


I believe in angels.

나를 돕는 천사들이 내곁에 있다는 것을 믿습니다.


When I know the time is right for me

나에게 가장 좋은 때가 왔음을 알게 되었을 때


I'll cross the stream. I have a dream.

나는 강을 건널 겁니다. 나는 꿈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전 글 보기  | 이것으로 끝. 감사합니다.  

[임신을 위한 힐링] 목차 보기

이 책이 세상에 나오게 된 연유 - 필독


이재성은 지금 여기 이곳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45. 이제 네가 또 달라질 거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