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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rryverylucky Jan 02. 2017

Another happy year

Ending is another Start


끝은 또 다른 시작


2016년의 끝과 2017년의 시작 그 중간 어느 즈음에서 돌이켜보았다. 2015년이 끝나는 날 우리의 시작을 알리는 프로포즈를 받고, 하나하나 깨알같이 공들인 웨딩을 마쳤다. 좋은 일도 많이 있었지만 안 좋은일도 있었다. 회사가 어려워져 월급이 몇달동안 밀려 일을 그만둬야 했으며 (아직까지 다 받은건 아니지만..), 아들처럼 키워온 남동생 앵구가 고등학교 졸업하자마자 아직 아긴데 군대가버렸다.ㅠ 나이 30살이 넘어 학자금 대출을 다 털어버렸고, 결혼 후 전세집 장만을 위해 처음으로 대출을 받아보았다. 많은 프로젝트를 끝내고, 새로운 직장을 위해 방콕으로 이사도 왔다. 다사다난, 희노애락이 섞여 잊혀지지 않으면서 어떤건 잊고싶은 2016년 이었다. 이미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2017년을 맞이하고, 어떤 새로운 모험(?)들이 스펙타클하게 펼쳐질지 감도 안잡혀 불안하지만 기대도 된다. 걱정은  노노!! 톨남편과 함께한 후로 심적으로 여러 좋은 점들이 생겼는데 그중 한가지는 걱정이 덜어진다는 점이다. 혼자가 아니라 둘이라 내 앞길은 내꺼면서 남편꺼고 남편도 내꺼고 그래서 마음이 편해지는 것 같다. 결혼전에는 나이 먹는것도 싫어서 30살 이후론 만 나이로 생각했었는데, 이젠 나이가 먹는게 나이만 쌓이는게 아니라 같이 있는 시간이 길어지는 것이고 그만큼 추억도 쌓인다는 생각에 나중에 40, 50대가 되면 어떨까 궁금해진다. 브런치를 시작한 이유도 그때문이다. 이렇게 함께한 추억이 매일  쌓이는데 이대로 기억에 의존해 희미하게 남기기엔 하루하루가 아쉽기 때문이다. 지금을 기록하는건 지금보다 훗날을 위해서라 할수 있다.


2016년 새해를 위한 브랜딩팀의 포스터 (1월)
봄셀프촬영 (4월)
MWC상하이 컨퍼런스를 위한 첫 비즈니스 트립 (6월)
남동생 군대가기전 오랫만에 떠난 가족여행 (9월)



뉴이어 인 뱅콕

솔직히 좀 기대했고 좀 실망했지만 좀 배운게 있다. 흥많은 도시에서의 뉴이어 파티라 도시전체가 들썩거릴걸 기대했었다. 파이어워크도 없이 심지어 카운트 다운도 안해 실망했지만 축제보단 추모로 뉴이어를 시작하는 태국인들에게 단합력과 왕을 존경하는 마음은 배울만하다. 현재 우리나라가 어지러운 꼬라ㅈ.. 만봐도 나라를 대표하는 사람, 회사를 대표하는 사람의 사상, 행동, 말이 국민에게 대단한 영향을 미치는데 미치겠다...

아무튼 태국인들이 새해 카운트다운을 위해 모인다는 곳 센트럴 월드에 갔다. 난 방콕에 거주하는 모든 사람들이 다 모인줄...시암의 주요 차도를 통제해 거리에 가득, 몰안에 가득.. 사람구경 제대로 하고왔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엔 언제나 테러위험이 있다보니 센트럴 중심으로 가면 갈수록 검사를 철저히 한다. 시암역에서 센트럴까지 약 5번의 가방검사가 있었다. 굉장히 심각한 표정으로 더블체킹하는 군인들의 모습을 보며 진짜 테러가 있을 수 있겠다는 불안감을 안고 12시가 되기를 기다렸다. 근데 눈치도 없는 이놈의 배는 배고프다고 아우성이고 주변사람들은 신나서 아우성이고 정신이 하나도 없는데 갑자기 다 일어나란다!!!


12월31일은 BTS가 공짜!!



촛불, 나눔, 단합


지금 한국에서도 광화문, 제주, 부산 등 여러지역에서 촛불이 힘을 내고 있는 걸 알고있다. 심지어 31일인 이날까지도 말이다. 모두 일어나라는 말에 바닥에 않아 기다리던 태국사람들 모두가 일어나 불경을 들으며 기도를 하고 초를 나눠준다. 초만 주길래 그럼 불은? 하고 생각했는데 물음은 나만 가진것 같았다. 당연한듯이 초에 불을 붙인 사람들은 옆사람, 뒷사람에게 나눠주고, 그사람은 또 뒷사람에게.. 그렇게 순식간에 센트럴 월드를 가득 메운 사람들이 촛불을 하나씩 들고있게 된다. 말한마디 해볼일 없었던 앞사람과 인사를 하게 되고 불을 나눠준 뒷사람에게 고맙다는 말을 듣고, 새삼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센트럴 월드 옆 건물, 호텔 루프탑 클럽에서는 팝송이 흘러나오고 춤을 추고 레이져 쏘고 하는데 하나도 부럽지 않고 오히려 이순간을 톨남편과 보낼수 있다는 것에 너무 감사했다. 그리고 한국사람으로써 우린 한국을 향해 촛불를 들었다.





Happy New 2560!


어떤방식으로 날짜를 계산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태국은 2017년이 아니라 2560년이다. 그래서 2560년을 축하하는 광고를 볼때마다 미래에 와있는 기분이다. 테크놀로지가 그렇게 발달해 있는건 아니지만..

두차례의 불경 외우는 소리가 끝나고 사람들이 갑자기 소리 지르며 초를 들기를 3번! 우리는 뭐야 뭔데?!!를 하다가 시계를 보니 이미 12시 5분.. 뭔가 허망하다. 일찍부터와서 카운트다운 할려고 사람들 사이에 서있었는데.. 알고보니 왕이 돌아가신지 얼마 되지 않아 불꽃놀이 전면금지!! 카운트 다운 자체도 아예 안한거라고..

우린 아쉬운 발걸음을 빨리 돌렸다. 왜냐하면 이 많은사람들이 움직이기전 빨리 택시를 잡아야하기 때문이다.

역시나 예상대로 택시는 순순히 딜하지 않았다. 동양인보다 돈을 더 잘쳐주는 서양인을 선호했고, 평소내던 돈 5배 아니면 엉덩이를 움직이질 않으니.. 우리는 이쪽 구역만 지나서 택시잡자 라는 마음으로 집방향으로 걸었다. 걷고 또 걷고 걸었는데 빈택시는 없었고, 있어도 우리 앞에 서지 않고 얼른 다시 센트럴가서 호구들 낚을 생각에 정신없이 돌아가기 바빴다. 인터섹션가서 타자 거기가면 있을꺼야!! 라며 서로를 다독이며 다독이다 결국 우리 사는 동네까지 왔다. 이 야밤에 약 한시간 이상을 걸었다. 도저히 더 이상 걸을 수가 없어서 집이 코앞이었음에도 편의점에 들려 잠시 삼각김밥으로 체력 보충 후 다시 집으로 향했다. 1월1일 1시 잊지못할 추억과 없어지지 않을 다리 근육을 남겼다. 다행이다 다음날이 쉬는날이라..


쪼리신고 무거운 카메라 장비까지 맨 강행군에 체력을 탕진해버린 톨톨이




Photograph by Kimcity (https://www.instagram.com/kimcity_sn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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