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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rryverylucky May 23. 2018

파타야 푸른밤

Company outing to Pattaya


Office MT in Bangkok


대학생때 전체학년 과MT를 가듯이 태국 오피스에선 1년에 한번 전체부서 Company outing을 떠난다.

지난 1년 동안 수고했다고, 이번 1년도 잘해보자고 잠들어있던 흥을 깨워 1년에 한번 폭발시킨다. 회사 아웃팅을 대학생 엠티와 비슷하다고 한 이유는 열심히 과제한 자 떠나라 = 열심히 일한 자 마셔라의 원리라 유사한 점이 많기 때문이다. 흥 넘치는 태국 친구들이 단체로 놀러 가면 나이가 많던 적던 모두 20대 초반의 대학생인 상태로 떠나게 된다. 과자와 술을 버스에 가득 싣고 도시락을 먹으면서 아웃팅을 다녀와본 선배들이 어떻게 놀았었는지 무용담을 듣다가 스르르 잠에 빠져 일어나면 짜잔 파타야!!


낮시간에는 다양한 부서 사람들이 섞여 친목다지기 엑티비티를 하고 저녁엔 엄청나게 많은 술을 먹고, 다음날이 되면 칼칼한 라면을 찾게되는 그 루틴을 따라간다. 다만 한가지 다른점을 찾자면 그때처럼 가난하게 놀지 않는다는것이다. 대학생때는 소주가 메인 디쉬였다면 여기서는 위스키이고, 바텐더가 잔이 비워지지 않게 잘 케어해준다. 그당시에 술먹고 바다에 빠뜨렸다면 여기서는 리조트 풀장에 던지고 논다는점.. 핸드폰이 물에 빠지는건 다 같지만 말이다.


한국회사를 다닐때 회사 야유회 (발음도 어려워...)가서 체육대회하고 회사 실장, 과장님과 도란도란 인생이야기를 하며 술마셨던것과는  차원이 다른 신개념 야유회라고 할 수 있다. 좋은점은 이렇게 한번 찐하게 놀고나면 그 흥을 이어받아 일할때도 좀더 에너지 있게 할 수 있다는거다. 그리고 잘몰랐던 다른 부서 사람들과도 한층 더 가까워져서 커뮤니케이션이 수월해진다는 점도 좋다.




Unexpected Guest


우리 아웃팅에 생각지도 않은 손님이 찾아왔다. 그는 예고도 없이 갑자기 찾아와 사람들을 사정없이 흔들어놓고 정신 못차리고 있을때 사라지곤 한다. 태국의 비는 대부분 소나기로 찾아온다. 10 - 15분 갑자기 쏴아 뿌린 후, 파란하늘과 몽실몽실 이쁜 구름을 보여주며 긴장을 풀어주다가 이내 다시 쏟아지는 신기한 기상상태를 가지고 있다. 이 변덕 소나기가 하필 아웃팅날 심술궂게도 우리를 따라다녔다. 야외 식당에 앉을때까지 좋았던 날씨는 음식이 도착하니 쏟아지기 시작했다. 다행히 지붕있는 야외라 음식이 젖진 않았지만 밥먹고있으면  '똑똑똑 나좀봐줘' 하며 굵은 물방울로 내 팔을 두드리며 간지럽혔다. 저리가!!! 나 좀 먹게!! 하는 마음으로 접시들을 비우고 나니 그제서야 갯벌의 배에 비가 운치있게 떨어지는 광경이 눈에 들어왔다. 연신 카메라로 여기저기 찍고나니 언제 그랬냐는듯 다시 해가 내리쬐기 시작했다.


리조트에는 끝없는 바다와 연결되어 보이는 인피니티 풀장이 있다. 주변의 눈이 많아서인지 멋드러진 인피니티 풀장은 텅텅 비어있고 그아래 가려진 곳에 있는 작은 수영장엔 몇몇 수영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나도 사실 수영하려고 비키니를 가져왔지만 300명 앞에서 비키니를 입긴 조금 수줍... 그래서 남자들 수영하는것 사진만 찍고 다시 올라왔다. 태양이 내리찌는 리조트 한쪽에 이미 한 무리는 트로피칼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몸을 흔들며 맥주를 마시고 있었다. 우리도 그 무리에 껴서 맥주를 마시며 햇살과 알콜을 느끼고 있었다. 맥주와 음악이 있으니 흥이 생기는 Tipsy한 오후였다. 한창 즐기고 있는걸 못견디겠는지 이 눈치없는 손님은 또 예고도 없이 찾아왔다. 미처 빨리 대피하지 못한 나는 마시던 비어에 비가 섞여버렸다. 지켜보고 있던 샘난 아저씨가 위에서 찬물 끼엊은 것처럼 감자기 조용해지고 분위기가 빗소리처럼 쏴~ 해졌다. 한층 올랐던 열을 쿨다운 시키고, 다들 꿀먹은 벙어리처럼 얌전하게 만들어버렸다. 여행의 전체 분위기는 날씨가 90퍼센트라는데 이번 여행의 분위기는 밀당인가보다




Show time


태국에 살게되어 가장 좋은점 중 한가지를 꼽으라면 사시사철 (계속 더운 와중에 나름 4계절이 있음) 맛있는 씨푸드를 두둑하게 먹을수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런 질좋은 씨푸드를 아웃팅와서도 즐길수 있어서 너무 좋다. 그릴 크랩 & 쉬림프 집중 공격한 후 달달한 디저트에 와인을 마시며 진행되는 레크레이션을 즐기면 된다.

앞서 대학교 MT같다고 한 또다른 이유가 이 레크레이션에서 나온다. 대학교 MT처럼 자원해서 장기자랑을 준비하고 (주로 여장 혹은 댄스) 새로온 사람들을 위해 팀의 특징을 재미있게 소개하고, 직급 상관 없이 우수사원상을 주며 힘을 복돋아주는 시간이다. 같이 일하던 친구는 작년에 인턴으로 들어와서 이번에 우수사원 상을 받았다. Susu!! (태국어로 화이팅)


레크레이션이 끝나면 자유롭게 홀에서 댄스를 할 사람은 하고, 야외에서 술마실 사람은 마시는 그룹으로 자연스럽게 나눠진다. 우리는 댄스그룹을 들어가기 위해 술그룹에서 시작하였다. 우리나라는 보통 자리가 무르익으면 사람들이 나와 노래를 부른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 태국사람들은 흥을 돋울 요소로 노래보다는 댄스를 적극 애용한다. 축제, 파티, 회식, 아웃팅에서는 거의 무조건 댄스타임이 있다. 처음엔 200명 넘는 회사 모든사람이 한공간에서 춤을 추는 모습이 조금 충격이었지만 나도 어느새 같이 춤추고 있었다. Open party, Service anniversary celebration 등이 있을때면 한국에서 출장오시는 분이 있는데 그분이 '은선님은 출장올 때마다 춤추고 계시네요' 라는 띵언을 남기셨다. 여기에 오면 자연스럽게 융화되는것같다. 평소 조용했던 맥시코 친구도 필링 가득한 라틴댄스를 추고, 소녀시대 Gee음악이 나왔을떄 떼창 아니라 떼춤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Huahin VS Pattaya
 

작년과 올해의 아웃팅을 둘다 가본 나로써 비교해 보자면 , 작년 후아힌은 좀더 엑티비티 위주였고, 이번년도 파타야는 칠링, 힐링한 필링이었다. 2017년 후아힌 아웃팅은 리조트에서 머무르며 200여명의 직원들과 다양한 게임, 액티비티를 했다. 저녁엔 드레스업하고 나와 야외풀장 옆에서 씨푸드 뷔페와 밴드의 라이브연주를 들으면서 술을 먹고 춤추고 풀장에 뛰어들고 좀더 크레이지하게 놀았었다.


작년의 theme이 액티브였다면 2018년 올해의 theme은 리프레쉬였던것같다. 1년동안 100명이 더 늘어 300명의 함께간 아웃팅이라 단체 액티비티는 불가능해 리조트에 도착하자마자 수영을 하거나 낮술을 하며 저녁때까지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정말 릴렉싱할수 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

릴렉싱 할수 있게 날씨도 크게 한몫 도와줬다. 후아힌에서는 위에서 꼳아내리는 강렬한 햇살로 사람들을 더 달아오르게 했고, 파타야에선 즐겨보려 하면 위에서 자꾸 찬물을 끼얹어서 그 많은 인원이 우르르 도망가기 바빴다. 그래도 떨어지는 비를 바라보며 옹기종기 모여않아 이야기할 시간이 더 많았는지도 모르겠다.

내년에는 또 몇명이서 어디를 갈지 너무 기대된다!!  끼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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