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 수업쇼가 아닌 진짜 연기 수업
배우학교, 예능형 다큐멘터리의 서막
- 연기 수업쇼가 아닌 진짜 연기 수업
배우 학교가 드디어 첫 시작을 알렸다. 첫 화면부터 tvN이 이 프로그램에 얼마나 많은 공을 들였는지 엿볼 수 있었다. 충남의 한 폐교에서 숙식까지 함께하며 진행된 연기 수업은 예능 프로그램을 표방하고 있다. 하지만 정말 연기에만 집중할 수 밖에 없는 작업 환경은 왠일일지 예사롭지 않다. 무엇보다도 지금까지 시도한적이 없는 형태의 프로그램인만큼 그들이 보여줄 색다른 재미가 시청자들의 구미를 당길 것은 분명해 보인다. 학교의 중심 박신양은 물론이고 학생들로 등장한 7인 출연자들의 면면만 살펴보면 이 프로그램이 추구하는 것이 왜 예능인지는 쉽게 확인 할 수 있다.
하지만 프로그램이 진행 될수록 이것이 실제로 예능인지 다큐인지 판단하기가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그만큼 박신양의 진지함이, 출연자들의 웃음기 뺀 배움의 의지가 진짜 학교 같은 엄숙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배우학교의 창립이념과도 같은 장수원의 등장은 이 프로그램의 취지에 쐐기를 박는 결정적인 한방이었다. 그럼에도 그들의 눈빛에는 진지함이 묻어났고 몇몇은 눈물을 쏟아냈다. 뿐만 아니라 26년차 연기파 배우 이원종의 자발적 참여도 이 시도가 단순한 웃음을 만드는 예능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 보이고 있다.
학생들의 발연기 흑역사들을 준비한 제작진들의 노력이 어쩌면 이 프로그램의 존재의 이유를 말해주는 셈이다. 언제부턴가 생긴 “발연기”라는 대명사는 연기자들에게 하나의 족쇄가 되었다. 이 발연기에서 벗어나기 위한 연기자들의 고군분투, 남모를 스트레스를 풀어낼 공간을 마련했다는 것만으로 큰 의미를 가질 수 있다. 그야말로 tvN이 지금껏 보여준 참신함에 가장 잘 부합된 시도라고도 할 수 있다.
박신양은 웃음기 뺀 진지한 모습으로 카리스마를 펼쳐보였다. 역시 그가 복귀작으로 왜 "배우 학교"를 선택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자신의 이름을 걸고, 연기라는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시작하는 프로그램인만큼 그 진지한 태도는 남달라 보였다. 또 그 진지함에서 오는 긴장감과 재미가 출연자들간의 시너지를 만들어내며 또하나의 관전 포인트도 제공하였다.
“나는 연기를 왜 배우려고 하는지”,“연기란 무엇이고 연기자란 무엇인지”또“나는 누구인지”라는 박신양의 첫 번째 미션이자 질문은 마치 시청자들을 향한 인생 질문들처럼 느껴진다. 그만큼 이들이 앞으로 보여줄 연기라는 이름은 시청자들을 다시 한번 가슴뛰게 해 줄 확실한 자극제로 활용될 수 있을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