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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션샤인 Oct 08. 2024

프랑스였다

새로운 이동 수단, 낯선 장소, 생경한 풍경, 처음 보는 상점들 사이에서 유일하게 익숙한 존재 ㅡ 너였다. 너의 냄새, 얼굴 모두 익숙한데 너의 마음과 행동은 그렇지 않아서 당황스러웠다.


반 발자국이었던 것 같다. 여행지에서의 너와 나의 거리. 그 보폭 안에서 나는 다른 너를 보았다. 아마 한국에서는 네 앞에서 통찰력을 잃어버렸던 것이었겠지.


너의 고백들 때문이었겠지.  


낯선 곳에서 익숙한 너와 부대끼며 머릿속이 햐애졌다가 다시 선명해졌다가 어지럽기도 했다가 정리가 되었다.


사람들은 때론 섬광의 통찰을 얻기 위해 익숙한 곳을 떠난다고 하던데. 이런 건가 보다. 프랑스에서 이별해야 할 사람들과 정확하게 헤어질 수 있는 용기와 지혜를 얻게 되었으니까.


오는 프랑스에선 오랫동안 함께 할 사람을 알아보는 눈이 가지게 되면 좋겠다. 종국엔 파리를 사랑의 도시로 기억할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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