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에는 수많은 색이 있다. 슬픔, 아련함, 그리움, 피곤함, 복수심… 그리고 사랑.
나는 글을 먹으며 살아왔다. 살고 있다. 슬플 땐 더 슬픈 글을, 지적인 허기를 채우기 위해 닮고 싶은 사람이 좋아하는 글을. 나는 글을 쓰면서 살고 있다. 놀라운 지점이다. 글들이 쌓이다 보니 어느덧 과거의 나의 글이 주식이 되었다. 과거의 글을 읽는 나는 현재도 미래도 과거도 아닌 아무도 모르는 공간과 시간 안에서 유영하곤 한다.
나의 고통은 슬픔이라는 형태로 온다. 스스로 노력해도 해결하지 못하는데서 오는 무력감은 슬픔이라는 색을 손끝의 미세한 감각까지 물들인다. 체급이 다른 상대와 맞서야 하는 운동선수가 가지는 느낌일까. 기적을 바라지만 두려움에 압도당하는 그런 상태. 벗어나고 싶을 때. 나는 도망치기 위해 글을 먹는 사람이었는지 모른다. 글을 대하는 나의 아이러니는 이 상태를 벗어나기 위한 극약의 처방으로 글을 쓰는 사람으로 돌아가는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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