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전용쉐어하우스 운영자의 창업 솔직 경험담
얼마 전 아주 독특한 플리마켓에 다녀왔어요. 올리브셰어하우스 부근 합정의 한강 뷰가 근사한 스튜디오에서 여린 마켓이었지요.
보통 플리마켓은 ‘물건’만 파는 걸 생각하지요. 하지만 이곳에서는 핸드메이드 가방, 악세서리 같은 물건 뿐만 아니라 ‘재능’도 파는 이색 마켓이었어요. 블로그를 잘 하는 법, 스마트폰으로 사진 예쁘게 찍는 법, 본인에게 어울리는 메이크업 찾는 법, 외국에서 한 달 살기 꿀팁처럼 개개인이 오랜 시간 시행착오 겪으며 터득한 생생한 경험담까지 ‘파는’ 마켓이지요.
정말 기발한 발상이었고 참여하는 내내 즐거웠습니다. 늘 자연스럽게 나온 스냅 사진 찍었으면 좋겠다고 벼르고 있었는데 나의 자그마한 소망이 이 곳에서 단박에 해결되었어요. 플리마켓 티겟을 구매하니까 아리따운 포터그래퍼분께서 스냅사진을 찍어주시더라구요.
와우 대박~~~
재미나게 플리마켓을 즐기는 틈틈이 내가 셰어하우스를 운영한다고 하니 창업 과정에 대해 물어오는 분도 계셨어요. 기꺼이 경험담을 들려드렸지요. 그러다 불현듯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쉐어하우스 창업 경험담을 나도 한번 나눠보면 어떨까? 올 가을에 오픈해 아직 1호점만 운영하는 초보 셰어하우스 운영자지만 그동안 모았던 정보, 베테랑 운영자들과의 만남을 통해 쌓은 정보들은 꽤 있거든요.
나 역시 처음 하는 비즈니스인 만큼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서 여성전용 쉐어하우스만 10여개 운영하는 분, 국내 이 사업이 도입된 초창기에 뛰어들어 온라인 플랫폼 사업까지 확장하신 분 등 다양한 분들이 사례를 수집하고 직접 만나며 내가 놓치는 부분은 없는지 크로스 체크했었답니다.
최근 들어 셰어하우스에 관심 있는 분들이 점점 늘더라구요. 셰어하우스 창업하며 겪었던 경험담, 운영팁을 차근차근 풀어보려 합니다.
셰어하우스 창업에 관심 있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첫째, 청년창업, 부업으로 관심 있는 사람들입니다. 3년 전 쯤 만났던 대학 휴학생은 본인이 월세집 구하러 다니던 경험에서 아이디어 얻어 친구와 함께 셰어하우스 아이템으로 스타트업 창업을 했지요. 나 역시 그를 만나 이야기 나누며 셰어하우스의 개념을 처음 알게 됐어요. 대학생, 새내기 직장인들이 타겟의 주거 시장이지요.
그 당시 너무 신선한 아이템이라 생각해서 그를 졸라서 운영중인 세종대 근처의 셰어하우스까지 방문했답니다. 즉 사업 감각 있고 이재에 밝은 젊은이들이 본인이 주거 공간도 해결할 겸해서 넓은 집을 얻어 셰어하우스로 꾸미는 경우가 있습니다. 점점 청년층뿐만 아니라 주부들도 셰어하우스 창업 시장에 뛰어드는 분위기입니다.
둘째, 다가구건물, 빌라, 아파트 등 본인의 부동산 건물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 쉐어하우스에 관심이 높습니다. 신축연도가 오래될수록 월세 놓기가 꽤 어렵거든요. 세입자들이 대부분 신축 건물을 선호하기 때문이지요. 그렇다고 임대를 확 낮추자니 계산기 두드려 보면 수익률이 낮아지니 억울하지요. 그래서 내부를 리모델링한 다음 쉐어하우스 쪽으로 방향을 트는 분들이 늘고 있습니다.
좀 주의할 부분이 있어요. 셰어하우스의 수요층은 2030 젊은 친구들인데 쉐어하우스 운영을 집 쪼개서 월세 놓는 개념으로 이해하는 집주인들이 계세요. 이런 개념으로 접근하면 낭패를 보기 십상입니다.
요즘에는 틈새 창업으로 이런 부동산 물건들을 위탁 받아 운영을 대행하는 분들도 생기고 있답니다. 보통 셰어하우스를 여러 개 운영하며 경험을 쌓은 분들이 쉐어하우스 운영 대행업에 뛰어 들고 있더군요. 일종의 틈새 시장인 셈이지요. 시니어분들 중에는 부동산을 여러 채 가진 분들이 본인은 나이가 들어 용기가 없으니 운영을 맡기고 싶어하시더라구요.
지인분 역시 내가 셰어하우스를 운영한다고 했더니 친정부모님이 5층짜리 다가구 건물을 가지고 계신데 세입자 때문에 골치를 썩고 있다며 하소연하며 혹시 대행해 줄 수 있냐고 물어오시더라구요.
셰어하우스는 왜 여성전용이 많을까?
우선 셰어하우스에는 어떤 사람들이 살까요? 주로 대학생, 취준생, 새내기 직장인들입니다. 원룸을 얻으려니 보증금 마련이 쉽지 않고, 그렇다고 고시원 생활을 꺼리는 분들이 타겟입니다. 여기에 원룸에 혼자 지내자니 허를 찌르는 범죄가 많이 일어나는 세상이라 겁이 나서 여럿이 함께 사는 걸 택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이렇기 때문에 남성 보다는 여성들에게 쉐어하우스 수요가 훨씬 많습니다.
더불어 아직까지 우리 사회통념상 셰어하우스를 남녀혼성으로 구성하는 거에는 거부감이 있지요. 가령 내 자식이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게 되어서 혹은 취직이 되어 방을 얻으려 한다면 ‘남녀공용 쉐어하우스’ vs ‘여성전용 쉐어하우스’ 중 어디를 고르시겠어요.
어필할 수 있는 셰어하우스 입지 여건은?
단언컨대 지하철 역세권이어야 합니다. 실제로 “역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나요?”라는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기존 창업자들이 공통적으로 추천하는 지역은 건대입구역, 합정역입니다. 더블역세권이며 대학가와 가깝다는 공통점이 있지요. 나 같은 경우는 셰어하우스 준비 단계부터 대학생 수요 보다는 직장 초년생을 염두에 두었습니다. 1인실 콘셉트였기 때문이지요.
시장에서 셰어하우스 공급이 늘고 있습니다. 공급이 많아지면 당연히 임대료는 떨어지고 소비자는 가성비를 비교하겠지요. 그렇다면 다인실 vs 1인실 어디를 선택할까요? 집은 잠 자고 쉬는 공간입니다. 옆 사람에게 방해받지 않고 혼자만의 공간은 당연히 필요합니다. 나 역시 처음에는 큰방을 다인실로 꾸미려 했으나 시장조사를 꼼꼼히 한 후 마음을 바꾸었답니다. 장기적으로 보고 ‘쾌적한 방’으로 꾸며 공실을 최소화하고 싶었기 때문이지요.
쉐어하우스 창업을 준비할 때 기초적인 체크 포인트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다음 편에는 실내 인테리어에 대해 정리해 보겠습니다. 많이 응원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