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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토리라이터 Feb 06. 2019

글쓰기고수 비법캐보기#1 스타칼럼니스트 김영민

 스토리라이터입니다.


그동안 듬성듬성했던 글쓰기 공부를 올해부터는 착실히 실천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글쓰기 공부의 첫걸음은 누가 뭐라해도 ‘글 읽기’지요.


읽기만 하고 정리를 하지 않으니까 읽을 당시 내 가슴을 뛰게 만들며 나도 따라 해봐야지 의욕 충만하게 만들던 ‘그 레벨의 감동’이 서서히 휘발되면서 내 손에 쥐어지는 게 없더라구요.


가급적이면 열심히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물론 어디까지나 나의 주관성을 기준으로 발췌한 내 맘대로 글쓰기 비법이랍니다.

칼럼계의 아이돌 김영민 교수는 누구인가?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고려대에서 철학을 공부하고 정치외교학부 교수를 하는 좀 특이한이력을 가졌습니다.

'김영민' 인물 생김새가 궁금하시죠. 신문사 인터뷰 사진 캡쳐했습니다.

‘서울대 교수가 글을 잘 쓴다고?’가 내가 가진 첫 번째 의문이었습니다.

그를 스타칼럼니스트로 만든 2018년 신문에 기고한 “추석이란 무엇인가” 칼럼을 찾아 읽었습니다.

정체성보다는 근황과 행위에 대해 더 관심을 가지는 가족, 친척에게 ‘00는 무엇인가’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라고 사이다 멘트를 날립니다. 


가령 “너 언제 취직할 거니”라고 묻는 당숙에게 “당숙이란 무엇인가”라고 되묻고 “너 대체 결혼 언제할꺼니?”라고 어마가 물으면 “결혼이란 무엇인가”라는 대답을 돌려주며 “손주라도 한 명 안겨다오”라고 주문하는 아버지에게 “후손이란 무엇인가”라고 정체성을 물어보라고 말합니다.   


하버대 출신 서울대교수라는 대한민국에서 ‘먹어주는’ 직함을 가지고 있는 교수의 글이 가질법한 기본 세팅과는 조금 차이가 있습니다.


김영민식 글쓰기에 대한 김영민의 대답은?

-유쾌하면서 심각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방식을 고민합니다.


-생활밀착형 비유로 글을 위트 있게 만듭니다.

가령 뱃살을 ‘상반신과 하반신에 걸쳐있는 무책임한 비무장지대’

‘식사의 끝은 디저트가 아니라 설거지’


-좋은 스토리에는 ‘아이러니’가 있어야 합니다.


-직선적이거나 서두에서 결말이 예측되는 글을 재미가 없습니다.

대학 시절에 명료한 글쓰기를 배워야 합니다. 필력이 돋보이는 문학적인 글을 얘기하는 게 아닙니다. 자기 주장을 남에게 공적으로 납득시킬 수 있는 논리적인 글쓰기를 훈련해야 합니다.


‘디저트’를 좋아하는 김영민은?

“소주 먹으로 가자”가 아니라 “편의점 가서 요플레 먹자”로 이야기한다는 김영민.

디저트는 음식의 꽃다발 같은 존재로 허기를 채우기 위한 게 아니라 소소한 ‘사치’, ‘허영’의 영역입니다. 

이는 당장 써먹기 위한 것이 아니라 배움이나 독서도 같은 맥락입니다. 디저트가 입맛의 사치라면 이들은 정신의 사치입니다. 우리 사회가 디저트 같은 삶의 추가적인 서비스에 눈 돌리는 풍요로운 사회가 됐으면 합니다.

덧붙여 현재 한국의 중년 남성들은 청년기에서 시작한 직장 생활로부터 나와야 하는데 잔여 수명은 많이 남이 있는 문제에 직면해 있습니다. 새로운 적응을 위해 필요한 스트레칭은 되어 있지 않는 상태이지요. ‘중년이란 무엇인가’ 질문을 던질 때가 됐다고 봅니다.


김영민의 독서법은?

책 마지막장 빈 페이지에 내용을 한눈에 볼 수 있게 나만의 인덱스를 만듭니다.

이 부분은 나도 벤치마킹할 생각입니다. 책에 밑줄 긋기, 내 생각 적기를 넘어서 내 식대로 소화한 책 내용을 죽 나열하며 정리할 필요가 있겠지요.


내가 김명민을 주목한 이유는?

1. 글이 쉽게 읽힙니다. 나는 어려운 문장, 잘 알지도 못하는 작가들의 배배꼬인 은유적인 문장 끌어다 아는 척하는 작가들의 글은 질색합니다. ‘당신만 이해하는 글, 당신 일기장에 써놓지 왜 책으로 출간해 독자들 기죽이나’가 내가 싫어하는 이유입니다.


2. 김영민은 ‘000는 무엇인가?’ 근본적인 질문을 생활밀착형으로 던지기 때문에 가볍게 읽으나 곱씹어보면 묵직한 생각거리를 던져줍니다. 또 내가 껍데기만 읽는 듯해 뭔가 아쉬움을 느낄 때 시원하게 가려운데를 벅벅 긁어주는 맛, 여기에 내가 놓친 부분을 정확히 짚어주는 족집게의 한방이 있기 때문이지요.

가령 요즘 대한민국을 들었다 놓은 스카이캐슬을 김영민은 이렇게 해석합니다.

“스카이캐슬의 그 난리가 한국사회를 대변하는 것 같지만 극히 돈 있는 일부의 얘기죠. 사실 진짜 부자는 그런 난리 칠 필요가 없고 가난한 사람도 그 게임에서 배제돼 있어요. 옛날식 표현으로 ‘진골 대 육두품’의 대결이 과대평가되는 것이죠. 육두품은 진골과 육두품 사이에 거대한 벽이 있다 생각하지만 훨씬 더 아래서나 위에서 보면 진골과 육두품이 다 한통속이거든요.”


3. 쉬운 비유로 내용을 고급스럽게 채웁니다. 가벼운 글이 아니지요.


4. 생각의 근육 유연성이 탁월한 글쟁이입니다. 가급적 다른 사람 눈치 보지 않고 본인 스타일대로 글쓰고 살고자 합니다.


김영민의 책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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