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39세 한창 나이, 내가 동맥경화라니
건강을 과신한 내 자신을 반성하며...
#만39세 #한창아프기시작할나이?
#내가동맥경화라니ㅜ
저저번주 일요일 밤에 갑자기 심장을 쥐어짜는 듯한 통증이 찾아왔다. 사실 올해들어서 그런 증상이 여러번 있긴 했었는데, 대수롭지 않게 생각을 하다가 이번 통증은 뭔가 예전과는 다른 느낌이라 심혈관 질환을 전문으로 보는 병원을 찾아갔다.
저번주 월/화/목요일 3일 연속으로 검사를 받았고, 토요일에는 동맥경화라는 진단을 받았다. 아직 나이가 어린데 너무 이르다며 의사도 놀라는 눈치였다. 위험인자가 없는 보통의 경우, 즉 일반적으로 노화에 의해 동맥경화가 진행되는 경우를 생각하면 15~20년 정도 빠른 편이라고 했다. 의사는 '경동맥 동맥경화반'이라는 진단을 내렸고 지금부터라도 관리를 해서 진행을 늦춰야 한다면서 약처방을 해주었다.
그런데 그날은 막상 너무 당황을 해서 의사가 말한 내용도 다 기억이 나질 않고 배경지식도 전혀 없는 상태라서 궁금한 걸 묻지도 못한채 병원을 나왔다. 이후 주말 내내 집에서 여러 정보들을 찾아보다보니 그제서야 온갖 궁금증이 물밀듯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수많은 검사를 받은 결과 심장의 기능적인 문제도 전혀 없고 당뇨, 고혈압,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수치 등등 의학적으로 동맥경화의 위험인자라고 알려진 것들이 모두 정상인 상태에서 갑자기 동맥경화라는 진단을 받으니 너무 당황스러웠다.
상반기에 일을 하며 동시에 학술논문, 책원고를 쓰면서 두 달 동안 잠을 거의 못자고 스트레스를 극도로 받았을 때 갑자기 이상 증상들(가슴통증, 어지럼증, 뒷골땡김, 귀에 혈류 흐르는 소리)이 나타나긴 했었는데, 아무래도 그때 급격하게 안 좋아진게 아닐까 싶다. 이런 와중에 공부를 계속 하는게 맞는 건가 싶은 생각에 너무 속상하고 우울해서 아무것도 집중이 되질 않았다. 실제로 동맥경화가 무서운 질환을 야기한다기에 공포심은 더욱 배가 되었다. 결국 오늘 학교 수업을 포기하고 다시 병원을 찾았다.
재검보다 너무 일찍 병원을 찾은 나를 보면서 의사쌤은 당황하셨지만, 내 질문에 다시 친절하게 답변을 해주셨다.
그 중 "기저질환같은 위험인자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이렇게 동맥경화가 나타나는 경우가 있나요?"라는 질문에 되려 가족력을 물으셨다.
할아버지께서 50대 때 뇌졸증으로 쓰러지셨다고 했더니, 아무래도 내 경우는 가족력이 가장 클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하셨다. 순간 말로만 듣던 '가족력'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무서운 거였구나 싶었다.
의사는 지금부터라도 꾸준히 관리를 잘하면 된다고 나를 안심시켰지만, 요동치는 마음이 쉬이 진정되지는 않았다. 심지어 동맥경화는 '다시 혈관이 좋아지는 치료'라는 건 없고 더 악화되지 않도록 늦추는 방법밖에 없다고 하니 더 심란하다. 70%이상 막히거나 쓰러질 때까지 증상이 없어서 발견을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데, 그나마 내가 예민해서 빨리 알게 된 걸 다행으로 여기는게 낫겠지? 이 참에 내 몸에 나쁜짓을 하며 살아온 세월을 반성하면서 생활습관을 싹 다 뜯어고쳐야겠다.
휴...
#스트레스는만병의근원
#잠이보약이라는말이정답
#정신차리고생활습관개선ㄱㄱ!!
#그래도솔직히너무억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