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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슈슈 Mar 30. 2016

죽으면 끝이지

기타

가난한 자

명예롭지 못한 자

타인의 삶을 살았던 자(슈슈 씨)는 


죽어서 저승에 갔습니다      

그런데 그날따라

저승사자 님의

기분이 좋아 보였습니다

럭키-     

 

먼저 가난한 자가 말했습니다

"제 평생 배터지게 먹는 게 소원입니다"    

  

저승사자 님은 흔쾌히

하고 말했습니다      


다음엔 명예롭지 못한 자가 말했습니다 

"살아생전 먹고 살 만큼 살았으니 

국회의원 자리에서 권력이나 한번 누려보고 싶소"     

 

쿨한 저승사자 님은 이번에도

하고 웃으며 허락했습니다   

  

마지막으로

타인의 삶을 살다 죽은 슈슈 씨가

말했습니다

"작가로 사는 게 꿈이었는데

월급쟁이로만 살다가 

그만 명을 달리하고 말았습니다

제가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약간의 시간과 자유를 허락해 주십시오"      


슈슈 씨의 소원을 듣던 

저승사자 님은

깜짝 놀랐습니다

그리고 쿨하지 못한

표정으로 소리를 질렀습니다  

"네가 살아 있는 동안 평생 가지고 있던 게 바로 

시간과 자유였다

그걸 여기 와서 또 찾느냐

정말 너처럼 욕심이 많은 인간은 처음 봤다"

    

결국 슈슈 씨의 소원만은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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