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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흑백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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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관우림 Apr 06. 2016

피우지도 못 했잖아

지난 주말 아파트 단지에 핀 벚꽃을 봤다. 마을버스를 타고 역까지 나가는 길에도, 지하철 2호선 신도림역에서 대림역,  구로 디지털 단지역, 신대방역을 지나는 길에도.

도로변을 따라 한참 피어나고 있는 벚꽃들을 볼 수 있었다.


 내일 비가 온다. 일기예보가 맞다면. 벚꽃은 다 떨어질 것이다. 그러다 신문기사를 보고 안도한다. 강한비바람에 벚꽃이 지는 곳은 남부지방이란다. 서울의 벚나무들은 적어도 이번 주말까지는 괜찮을 것이라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다. 서울의 벚꽃들은 이제 한참 피우고 있는 중이다. 1년 중 벚나무의 생명력이 가장 강할 때인데 고작 비 바람에 꽃잎을 놓쳐버리겠어. 아직 다 피우지도 못했고.


누군가 4월 16일 이라고 말하는데 날짜가 낯설다. 그러다 노란리본이라는 말을 보태자 날짜가 익숙해졌다.

'잊어버리다니'

노란팔찌를 하고 노란리본만 가방에 달고 돌아다니면 뭐하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기억해내지 못했는데.

강한 생명력들이 꺼져버린 그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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