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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영주 Feb 09. 2021

왜 알면서 안 할까?

행동을 개선하는 방법 _댄 에리얼리

TED Tuesday는 매주 화요일 TED 강연 한 편을 선정하고 요약해 소개합니다. 이번 포스트에서는 행동경제학자 댄 에리얼리(Dan Ariely)의 <행동을 개선하는 방법 How to Change Your Behavior for the Better>을 요약했습니다.




우리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것과 실제 행동하는 것 사이에는 큰 간극이 있다. 과식하지 않기, 적당한 운동하기, 운전 중에 문자 보내지 않기 등 어떻게 행동하는 게 바람직한지 알면서도 그렇게 하지 않는 탓에 인류의 잠재력은 많은 분야에서 충분히 발휘되지 못하고 있다.


흔히들 어떻게 행동해야 되는지를 알려주면 이러한 간극이 해소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예컨대, 사람들의 금융 이해력을 제고하고 싶으면 금융 관련 지식을 알려주면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이해하고 기억해도 실천하지 않기 때문에 이 방법으로는 행동을 바꾸지 못한다.


사회과학 분야의 연구를 통해 밝혀진 바로는 행동을 바꾸려면 사람을 바꾸려 하지 말고 환경을 바꿔야 한다. 행동을 바꾸는 데는 로켓을 쏘아올리는 것과 마찬가지로 두 가지가 필요하다. 첫째, 마찰을 줄일 것. 둘째, 연료, 즉 동기와 에너지를 공급할 것.


먼저 온라인 약국의 예를 통해 '마찰'을 살펴보자. 의사의 처방에 따라 90일마다 약을 보내주는 한 온라인 약국이 고객들에게 유명 회사 약에서 복제 약으로 교체하면 모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으니 교체를 신청하는 편지를 회신해 달라고 요청했다. 1년이 지나도록 회신하는 이가 없자 '지금 바꾸면 연간 무료로 제공하겠다'는 파격적인 제안을 했다. 그러나 실제로 바꾼 사람은 10%에 불과했다.


문제는 혜택이 아니라 마찰이었기 때문이다. 복제 약을 받으려면 원래 약에서 교체도 해야 했고 그러기 위해 회신도 해야 했다. 두 가지 일을 모두 해야하는 문제가 있었던 것이다. 가만히 있어도 현상이 유지됐기 때문에 행동을 바꾸기 어려웠다. 그래서 이번에는 회신이 없으면 약을 중단할 것이라며 유명 회사 약과 복제 약 중 하나를 선택하게 했다. 어떤 행동이든 취할 수밖에 없게 되자 대다수의 고객이 복제 약으로 갈아탔다. 이처럼 희망하는 행동이 하기 쉬운 행동이 아닐 때는 조정이 필요하다.


다음으로 행동을 바꾸는 데 필요한 '연료'를 살펴보자. 댄 에리얼리의 연구팀은 케냐의 빈민가인 키베라의 극빈곤층에게 매주 100실링(약 1달러)을 저축하게 했다. 예외적인 지출이 발생했을 때 여윳돈이 없어 고리로 돈을 빌리고 재정이 악화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였다. 연구팀은 저축을 장려하기 위해 아래와 같이 다양한 연료를 제공했다.


① 일주일에 한번 알림 문자를 보냄.

일주일에 한번 자녀가 보낸 것처럼 알림 문자를 보냄.


저축액의 10% 또는 20%를 보상하는 방법도 썼다. 그러나 실제 저축액이 권장 저축액인 100실링에 못 미칠 경우 그 차액 만큼의 보상액을 잃은 것처럼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돈이 생겨서 좋은 것보다 돈을 잃어서 싫은 게 더 강하게 작용하는 손실 회피 심리(loss aversion)를 적용하여 주초에 100실링에 대한 보상액을 먼저 지급하고 후에 실제 저축액에 따라 보상액의 차액을 회수하는 방법을 추가했다.


③-1 저축액의 10%를 주초에 보상함.

③-2 저축액의 20%를 주초에 보상함.


④-1 저축액의 10%를 주말에 보상함.

④-2 저축액의 20%를 주말에 보상함.


마지막으로 완전히 다른 방법 한 가지를 추가했다.


⑤ 24개의 숫자가 적힌 동전을 주고 매일 저축 여부에 따라 가로 또는 세로로 동전의 해당 숫자를 긁게 함.


연구팀은 20% 보상과 10% 보상이 순서대로 효과적일 것이며 나머지는 모두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나 결과는 전혀 달랐다.


실제로는 ① 문자도 어느 정도 효과가 있었다. ④-1 주말 10% 보상④-2 주말 20% 보상의 효과가 비슷하게 그 다음으로 좋았다. ③-1 주초 10% 보상③-2 주초 20% 보상이 역시 비슷한 수준에서 그 다음으로 효과적이었다. ② 자녀 문자는 놀랍게도 이 모두보다 훨씬 더 효과적이었다. 저축의 목적과 관련이 깊은 자녀가 큰 동기를 부여한 것이다. 그러나 저축 장려 효과가 가장 높았던 방법은 동전 긁기였다. 극빈곤층 가정에서 저축을 하려면 아무리 푼돈이라도 그만큼의 음식이나 연료를 줄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 줄어든 정도를 동전을 긁는 행위로써 채워넣고 저축의 가치를 확인할 수 있었기에 가장 큰 동기 부여가 된 것이다.


생각과 행동 사이의 간극을 좁히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매우 많다. 그 모든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행동은 조금 밖에 달라지지 않겠지만, 분명히 전보다는 나아질 것이다.







{요약의 요약}

1. 행동을 바꾸려면 사람을 바꾸려 하지 말고 환경을 바꿔야 한다.

2. 지식과 인식만으로는 행동이 바뀌지 않는다.

3. 희망하는 행동을 하기 쉽게 만들어 마찰을 줄이자.

4. 가장 강력하게 작용하는 동기를 찾아 지속할 에너지를 부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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