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하나의 소명을 못 찾은 나는 문제일까 _에밀리 와프닉
"나중에 크면 뭐가 되고 싶어?"
어릴 때부터 숱하게 듣는 질문이다.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많았던 나는 한 가지 일에 뛰어들어 쏟아붓다가 웬만큼 잘하게 되면 곧 흥미를 잃고 지루해했다. 결국 그 일을 그만 둔 후 전혀 다른 일을 찾았고, 똑같은 패턴이 반복됐다. 나는 그중 하나를 택해 커리어로 연결하지 못하면 어쩌나, 한 가지 일에만 마음을 붙이지 못하는 내가 문제는 아닐까 불안했다.
그러나 이러한 부정적 인식은 내 인생의 소명이 될 단 하나의 일을 찾아 평생을 바쳐야 한다는 우리의 문화로부터 학습한 것이다. 다섯 살쯤부터 받기 시작하는 저 질문은 내가 뭐가 될 수 있을지는 생각하게 하지만 될 수 있는 모든 것을 생각하게 하진 않는다. 그래서 다양한 주제에 호기심이 많고, 하고 싶은 게 많은 사람들은 인생의 목적을 찾지 못했다는 생각에 외로움을 느끼거나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사람을 '다능인multipotentialite'라고 부르면 어떨까? 르네상스 시대에는 다재다능한 사람을 이상적이라고 여겼다. 극복해야 할 한계나 고통이 아니라 강점이 될 수 있다.
첫째, 다능인은 아이디어의 통합에 능하다. 즉 두 개 이상의 분야를 결합한 교집합 영역에서 새로운 걸 창조해 낸다. 혁신은 교차점에서 온다. 배경이 다채로운 다능인은 여러 교차점에 접근할 수 있다.
둘째, 다능인은 학습이 빠르다. 초보자가 돼 본 경험이 많다 보니 안전지대를 벗어나 새로운 걸 시도하는 데 두려움을 덜 느낀다. 또한 기술이나 능력은 여러 분야에 전이해 적용할 수 있기 때문에 다능인은 무슨 일을 하든 과거 경험의 도움을 받는다.
셋째, 다능인은 적응력이 강하다. 패스트컴퍼니(Fast Company)는 21세기를 헤쳐나가는 데 가장 중요한 단 한 가지 능력으로 적응력을 꼽았다. 오늘날처럼 예측할 수 없이 빠르게 변하는 경제 상황에서는 시장 수요에 따라 방향을 바꿀 수 있는 개인과 조직이 유리하다.
우리는 매우 복잡한 다차원적 문제에 직면해 있으며, 기발하고 창의적인 생각을 가진 이들이 필요하다. 최고의 팀은 깊은 사고를 거쳐 아이디어를 실행하는 전문가와 폭넓은 지식과 관점을 제시하는 다능인으로 구성된 팀이라고 한다. 당신이 다능인이라면, 호기심이 이끄는 대로 가보자. 그리고 어디서 교차하는지 탐구하자. 타고난 모습에 맞게 인생과 커리어를 설계할 때 더욱 행복하고 진실한 삶이 따를 것이다. 무엇보다, 세상에는 우리 같은 사람이 필요하다.
1. 한 우물만 파야 성공한다는 발상은 현대 문화의 산물이다.
2. 여러 분야를 추구하는 건 르네상스 문화에선 이상적 자질이었으며 문제나 한계가 아니다.
3. 다능인은 아이디어 통합, 학습 속도, 적응력 등 21세기 사회를 사는 데 유리한 강점을 지닌다.
4. 자신(또는 타인)을 부정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각자의 강점을 살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