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마녀의 테마에세이
내일은 8월 15일이고, 광복절이다.
내일을 30분 앞둔 시점에서 나는 이 책을 보고 있다.
프랑스가 알제리를 식민통치하던 시절.
알제리인은 같은 알제리인을 죽여야 했다.
형제와 동포를 죽여야 했다.
그들의 의지였든 아니었든 그들은 죄값을 치렀다.
그들이 죄값을 치러서가 아니라, 그들 또한 희생자였다고 생각하면
나는 그들을 미워할 수 없다.
이 나라의 민족반역자들은
당연히 하나였던 나라를 둘로 쪼개놓고
멀쩡한 수백만 가족을 수십년동안 갈라놓은 거로 모자라
그 상황들이 자신들에게 가져다주는 이득을 즐겁게 누린다.
어차피 우리에겐 그들을 어찌할 힘이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침묵할 수도 없다.
이제 비겁해질 권리에 대해 이야기해 보자.
물론 우리에겐 비겁해질 권리가 있다.
우리에게는 그럴 권리가 있습니다. 비겁해졌습니다. 편하더군요.
얘기가 거기서 끝나면 얼마나 좋아.
비겁해져서 편해졌으면 그 댓가를 치러야 하는데,
그걸 말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돈을 내놓든 피를 내놓든 뭘 내놓긴 해야 할 터인데,
다들 약속이나 한 듯 입도 뻥긋하지 않는다.
한 가지만 분명히 말해 두자면,
이 나라의 민족 반역자들은 그들이 받아야 할 청구서도 우리 앞으로 돌려놓을 거라는 것.
모든 고통과 피눈물은 우리 앞으로 돌아올 거라는 것.
단지 비겁했다는 죄 하나로.
세상에는 용서받을 수 없는 죄도 있다는 사실을 잊은 죄까지 덧붙어서.
#광복절 #우리에겐비겁해질권리가있다 #프랑스 #알제리
이제는, 용서받을 수 없는 자들이 죄의 댓가를 치렀으면 좋겠다.
알제리의 하르키들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과거는 과거일 뿐이라고 쉽게 말하는 자들의 앞을 가로막아야 한다.
그 과거가 미래로 가는 길을 막고 있음을 알리려면 먼저 그들의 앞을
과거로 가로막을 필요가 있다.
그리고 실제로 그들은 미래로 가지 못할 것이다.
희생자들의 머릿수가 다 채워진 다음에는, 그들 차례다.
믿고 싶지 않은 현실이 그들이라고 비껴갈 리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