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마녀의 테마에세이
사람들과의 불화는 내게 있어 곧 인생 그 자체였다.
이유는 두말할 것도 없이 내가 별났기 때문이다. 좋고 나쁘고의 문제보다는 멍청하냐 똑똑하냐의 문제에서 나는 별나게 똑똑했다. 이 나라 사람들은, 그 중에서도 특히나 자기가 보수적이고 평범하며 건전하다고 믿는 작자들이 나를 무척 싫어한다. (그리고 “그 위선이 난 너무나 웃겨”)
누가 뭐라 해도 나는 똑똑했다. 다들 나를 상대하기 힘들어했다. 피했다.
여기까지만 읽으면 자화자찬 같다.
여기까지 쓴 건 자화자찬 맞다.
#셀프디스는이제부터
누가 뭐라 해도 행복한 삶은 아니었다.
조금은 바보스러워도 혹은 바보 행세를 하더라도 행복하게 사는 편이 낫다.
선택할 수 있다면 그 쪽을 택하기를 권하고 싶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운명은 타고나는 거지 선택하는 건 아니다.
당장 우리는 부모부터 선택할 수 없고. 자식을 낳아 기르는 문제도 사실은 알고 보면 내 의지대로 되는 문제는 아니다.
여튼 누가 뭐라 해도 행복하게 살지 않았다.
겉으로는 어찌됐던 나는 기본적으로 사람에게 차갑다. 사람의 악한 면 추한 면을 현실에서 많이 봐왔는데, 선량하고 평범하고 건전하신 양반들께서는 내가 목격하고 겪은 현실의 반이라도 현실에서 겪어봤는지 묻고 싶을 뿐이다.
뭐 당신들에게 화낼 생각은 없다.
샘이 난다면, 부럽다면 뭐가 샘이 나고 부러운지를 묻고 싶을 뿐이다. 물론 욕심많은 사람들은 악세사리용 불행이라도 갖고 싶겠지만 막상 가져보면 모든 불행은 종류에 상관없이 악세사리로 걸치기엔 너무 무겁다.
그리고 어느 나이에 다다르면, 진짜로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게 돈밖에 없어지는 때가 오는데, 그런 지경에까지는 이르지 않고 싶다. 돈 이외의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할 줄 아는 사람으로 남고 싶다는 뜻이다. 물론 그러기에는 쉽지 않은 현실이기는 하다. 늘 주장하건대 사람을 속이고 사기치고 배신하는 건 사람이지 돈은 아니다.
어쨌든 살아있는 동안에는, 최대한 삶을 만끽하고 사는 게 좋다. 하루키가 주장한 “소확행”이 좀 재수없긴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남은 삶을 어떻게 충실하게 만끽하며 살 것인지 고민해보는 게 숙제.
#인생의숙제 #목요일 #잡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