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마녀의 테마에세이
섣불리 접근하기에는 위험한 이슈라는 건 알지만, 일단 내 눈에 띄었고 봐 버린 이상은 얘기를 안할 수 없다. #논란과사견 #마더테레사
사실 나는 이런 논란이 왜 불거진 건지 알 수가 없어서 답답했는데 이 영상을 보고 나서야 논란의 핵심을 파악할 수 있었다. 주로 허친스라는 사람의 비판에만 의존한 주장이기도 하지민 그녀가 위선자라거나 가짜 성인이라는 식의 매도는 설령 그녀의 행적에 흠집이 있다 쳐도 그다지 설득력이 없다. 그러니까 말하자면, 그녀의 신앙심이나 선의에 대해서는 별 의구심을 가질 수 없다.
그러면 뭐가 문제였을까. #의혹
아마 그녀가 받은 후원금은 앞에서만 받았을 뿐 실제로 그녀가 받아 쓰지 않았을 것이다. 더 정확히는 그러지 못했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그녀가 왜 자신이 일하는 병원을 그 지경으로 운영할 수밖에 없었는지가 설명이 된다. 아마도 신앙심 깊은 젊은 수녀의 출발점은 겸허한 봉사를 통해 평생을 신에게 헌신하는 것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중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녀는 스타가 되었고 거물들과 친분을 쌓으며 범죄자금이 상당수 포함된 막대한 기부금을 받았다. 이쯤하면 감이 오지 않는가. 힘없는 일개 개인에 불과할 뿐인 신앙심 깊은 한 수녀가 어떤 방식으로 “단체”에 휘말리고 “단체”의 힘에 조종될 수 밖에 없는지를 말이다.
이 얘기를 하는 목적은 테레사 수녀 비판이 아니다. 그녀 또한 불쌍한 사람이었다. 현명했다는 생각은 안 들지만(행적을 참고하자면 그렇다) 신앙심만은 깊은 사람이었다고 본다. 그래서 이 얘기를 하는 목적은 그거다. 수십년간 소록도에서 조용히 봉사하셨던 외국인 수녀님들은 마더 테레사에 비해 뭐가 모자라서 성인 추대는 고사하고 현재 이름조차 기억되지 않는 채로 남아 있는가. 무슨 차이냐고. 신앙심이 모자랐나? 봉사와 헌신이 부족했나? 그렇지 않다. 요컨대 성공으로 가는 길 앞에는 반드시 “시스템”이 자리잡고 있다. 그 ”시스템“에 편승하지 않으면 절대로 스타가 될 수 없다. 종교계의 스타라고 해서 예외가 아니다. 그리고 그 댓가는 혹독하다. 마더 테레사가 악의에 가득 차서 고통으로 죽어가는 사람들에게 치료 없는 기도를 처방하고 의료용품과 설비 확충을 거부했을까? 그녀가 자기 명성을 드높이려고 사교계 인사들과 친분을 맺고 이름을 알리며 돌아다니면서 후원금 사용 내역을 거부했울까? 허친스란 작자는 지식인이라면서 너무 나이브한 시각으로 마더 테레사를 인신공격하는데, 이건 도리어 그의 멍청함을 드러내는 격이다. 전에도 얘기한 바 있지만 성공하면 큰 돈을 버는 건 맞다. 그러나 그 돈이 온전히 내 돈일 수 있다는 착각이 바로 함정이다. 마더 테레사가 그 후원금을 한 푼이라도 쓰는 건 고사하고 가지고 있을 수나 있었을까? 그녀를 스타로 만들고 그녀를 이용한 그 시스템의 배후가 물론 카톨릭이기도 하겠지만 전적으로 종교단체이기만 할까? 무엇보다도 마더 테레사는 정말 자신이 원해서 그 모든 일들을 다 했을까?
나는 질문만 했다. 답은 각자가 알아서 내시라.
#무거운질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