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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lsavina Oct 15. 2024

116. 채식주의자 간략 해설, 권력의 핵심

칼마녀의 테마에세이

채식주의자는 그냥 장편 소설이 아니라 <채식주의자>,<몽고반점>, <나무 불꽃>이라는 세 작품이 하나로 이어지는 연작 장편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

<채식주의자> 간략 해설, 권력의 주체, 독서의 핵심. 채식주의자 #해설 #독서 #권력 #주체 #핵심


채식주의자가 엽기적이고 충격적이고 읽기 힘들다고 하시는 분들을 위해 접근할 길을 알려드리는 차원에서 간단히 말하면; 채식주의자에게 가해지는 폭력을 보며 우리는 절대다수의 힘이 약한 개인의 의지를 파괴하는 과정을 보게 된다. 현대사회에서 마녀사냥과 전체주의가 암암리에 작동하는 방식이다. 이 사실을 염두에 두고 읽되 정 힘들면 채식주의자 뒤에 이어지는 두 연작은 굳이 애써 읽지 않아도 된다. 굳이 완독 안해도 “읽었다는 사람들”과의 대화에 끼는 데 지장없으니 안심하시라. 그렇게 노벨상을 계기로 서점에 다녀오셨거나 다녀오실 예정인 분들께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일반인들이 쓸 수 없는 글을 쓴다는 이유로 작가에게 강력한 권력을 부여하는 시대는 애진작에 갔지만, 권력의 주체가 작가라는 발상 자체가 알고 보면 잘못된 발상이다. 노벨문학상을 열두 번 받아도 읽혀지지 않는 글은 아무런 힘도 의미도 없다. 작가가 아무리 훌륭한 글을 써도 읽어주는 독자가 없으면 그 글은 무용지물이다. 요약하자면 권력의 주체이자 핵심은 작가가 아닌 독자이다. 이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어떻게든 시간을 내서 책을 읽지만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안 읽는다. 혹은 안다 해도 독서를 통해 권력을 획득할 의지가 없거나. 요 몇 년간 우리는 사회가 권하는 운동 열풍을 맞이해 열심히 운동을 해 왔지만 정작 뇌를 운동시켜야 한다는 생각은 안했다. 자본주의 사회는 육체적으로 건강한 노예를 필요로 할 뿐이다. 생각하는 노예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더 이상 노예로 살지 말자. 이제 서점에 들어가서 오늘부로 새로 태어난 기분으로 이런저런 책들을 둘러보소서. 이제부터 권력의 핵심은 바로 당신.


덧) 지금 리스트에 올라온  원서들을 무리하게 다 읽으려고 할 필요는 없다. <소년이 온다> <채식주의자>(첫번째 연작) 그리고 <흰>의 반응이 좋다고 하니 그 정도만 읽어도 상 탄 나라 국민의 의무는 다했다고 어깨펴고 다녀도 될 듯하다. 수상 자체를 깎아내리느라 별별 말이 다 돌지만, 그거에 일일이 다 반응해야 하는 이유를 잘 모르겠고 최소한 무슨 말이 나오나 듣는 재미는 아주 깨알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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