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가을 날의 하얀 눈
야간 버스는 힘들어
카파도키아에서 야간 버스를 타고 파묵칼레로 넘어왔다. 터키에 와서 처음 겪는 12시간이 넘는 야간 버스. 경악하고 경악할 만 했다. 터키는 넓고 크다는 것, 야간 버스를 자주 타는 사람들은 정말 대단하다는 것.
나는 여행을 하고 처음으로 야간 버스를 탄 경험이었는데 다시는 타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그 뒤로 야간 버스를 수없이도 많이 탔다는 거.. 이제 슬슬 배낭여행에 적응이 되고 있었다.
도착하자마자 숙소에 들어가 체크인을 일찍 할 수 있느냐 물어봤다. 착한 터키 사람들.. 당연히 된다며 씻고 쉬라고 배려해주면서 아침은 먹고 쉬라며 조식 먹는 곳을 알려줬다. 감사인사를 하고 내가 좋아하는 터키 조식을 먹고 방에 들어와서 여행한 후 처음으로 한 시간 동안 샤워를 했다. 야간 버스의 피로를 풀어줄 샤워를 하고 포근한 침대에서 잠이 들었다.
더 늦어지기 전에 그토록 보고 싶었던 파묵칼레를 보러 올라갔다.
석회층의 물은 온천을 할 만큼 따뜻해서 많은 관광객들이 온천을 하고 있었다. 물, 온천만 보면 눈이 뒤집히는 나지만 오늘은 왠지 물에 들어가면 몸살이 날 것만 같아서 참았다. 하얀 석회가 발에 밟히는 느낌이 너무 좋다.
몰캉몰캉. 다들 몰캉몰캉한 느낌이 좋은 지 어린아이 같은 미소를 짓고 석회로 마사지를 한다. 하얀 석회층은 엄청나게 눈부셨다. 선글라스를 숙소에 두고 온 게 후회가 될 정도로 눈이 부셨다.
이제 석회층의 물이 많이 줄고 있어서 보존을 위해 들어가지 못하는 곳도 있었다.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 사라지면 너무 슬플 것 같다. 다시 어느 가을 날, 파묵칼레를 찾을 것이다. 그때는 수영복을 가져와서 온천을 할 것이다. 다 해 보면 다시 안 올 거 같으니 남겨둬야지.
몸살 기운을 감지하고 아쉬운 석회층을 뒤로 하며 마을로 내려왔다. 파묵칼레에 닭볶음탕을 파는 곳이 있어서 들어갔는데 정말 맛있었다. 몸살 기운이 다 사라지는 느낌이었다. 역시 한국사람은 한식을 먹어줘야 하나보다.
원래는 파묵칼레에 하루를 묵으려고 했지만 도형오빠가 페티예로 당장 오라 그래서 저녁 버스로 달려갔다. 5시간을 달려 페티예에 도착하니 도형오빠가 마중을 나와있다.
아, 드디어 페티예 구나.
나의 터키 여행도 끝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