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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제선 Jan 26. 2020

블루보틀 ‘출퇴근’ 컵

설날 선물로 제수씨가 텀블러를 선물해줬다. 같이 사는 친구는 ‘선물을 준비 못 해서’ 놀랐고, 나는 다른 2가지 이유로 놀랐다. 먼저 텀블러가 심플(단순하다는 한국어로는 느낌이 살지 않는다)하면서 상당히 예뻤다는 점이다. 다른 이유는 ‘출퇴근 컵’이라는 이름이었다. 이렇게 목표 고객을 밝히고, 고객이 해야 할 행동까지 제시하는 이름을 붙이다니.(검색해보니 원래 이름도 ‘Commuter Cup’이었고, 상자에도 하얀색 글자로 COMMUTER CUP이라고 인쇄되어 있다.) 


가끔 출근길에 10분 정도 여유가 있으면 전철에서 내리면서 사이렌오더로 아메리카노를 주문하곤 했다. 앞으로 출근할 때 ‘출퇴근 컵’에 아메리카노를 담아 마시고, 함께 퇴근해 깨끗하게 설거지를 한 다음 가방에 잘 챙겨두고 잠들어야 할 것 같은 생각도 든다. 물론 용돈으로 살아야 하니 매일 그러면 점심을 굶을 수 있다.


언젠가 한 책에서 ‘이미지란 어떤 대상체가 사람의 마음에 도장을 찍듯이 인각해 놓은 자국(인상)을 가리킨다’는 설명을 봤다. 블루보틀은 맑은 파란색(hex 컬러 코드 #0AA8E0) 병 모양 로고가 찍힌 텀블러와 출근할 때 텀블러를 꼭 챙겨야겠다는 다짐으로 내 마음에 자국을 남겼다. 


#하루에_다섯_줄_쓰기 #블루보틀 #voigrander #voigtländer #35mm #a7m3 #2020년_1월_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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