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분 1글 #4
길이 있다. 몇 갈래로 난 길들이 있다. 불광근린공원이라는 낯선 곳을 갔다.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곳을 충동적으로 가봤지만 생김새는 주변에서 볼 수 있던 공원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공원과 구릉 사이의 공간. 공원이라기보다는 숲의 느낌이 강하게 나는 곳을 독바위역 쪽에서 초입으로 가는 길에는 솟대가 있다. 산 뿐만 아니라 구릉도 많은 한국의 도시들에서 종종 볼 수 있는 다른 근린공원과는 다르게 여기 공원의 초입에는 솟대가 있다.
공원에서 멀지 않은 곳에는 북한산이 있다. 족두리봉이라는 이름을 가진 널직한 봉우리가 있다. 전에 그 봉우리에 가깝지만 더 높이 있는 바위에 닿았을 때 까마귀들이 잔뜩 있었던 풍경이 생각난다. 그 때문일까, 초입 근처의 빌라들 사이로 새들이 종종 보였다. 까치처럼 흔하게 볼 수 있는 새를 비롯해서 부리가 조금 길쭉한 산새가 보였다.
그렇게 새를 많이 볼 수 있는 동네라서 그랬을까, 그 새를 닮은 솟대가 그 공원에는 있었다. 공원에는 도시에 당연히 있는 길이 있었다. 숲 속 공원에 어울리는 그런 길이었다. 길은 솟대 근처의 길은 두 갈래로 나뉘어 뻗어 있다. 그리고 그 길은 좀 더 나아갔을 때 다시 두 갈래의 길로 나뉜다. 길로 들어서는 부분에는 표지판이 있다. 불광역으로, 예술가의 집으로 얼마나 걸어가면 닿을 수 있는지 알려주는 표지판이다. 솟대는, 정리된 표지판과 달리 숲의 여러 방향을 보고 있다.
4월이다. 겨울이면 길과 표지판, 솟대만이 덩그러니 있었을 앙상한 숲길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봄의 한가운데를 지나는 근린공원의 나무들은 작은 이파리를 어느새 내고 있고 그 이파리들 하나하나가 모여서 그늘을 드리우기 시작했다. 누군가는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누군가는 잠깐의 쉼을 위해 그 공원을 그렇게 찾을 것이다.
- 작은새 피드백(같은 주제로 같이 쓴 작은새의 글 https://brunch.co.kr/@4eeeac81451f407/26)
풍경을 잘 그려낸 것 같다. 평범한 풍경을 평범하게 그려내는 것이 목적이었으면 최소한의 목적을 이룬 것 같다.
1문단과 2문단의 순서가 바뀌었으면(몇 가지 문장을 수정해야겠지만) 글 흐름이 아주 좋았을 것 같다. (예전에 북한산에 와서 봤던 새들이 여기 이 동네에도 있다 -> 공원의 초입에 그것을 닮은 솟대가 있다 -> 솟대는 정리된 표지판과 다르게 여러 방향을 바라본다 -> 지금처럼 마무리 혹은 다른 이야기) 개인적으로는 3번째 문단의 마지막 문장이 너무 좋아서, 그걸 중심으로 다시 구성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그래서인지 4번째 문단이 아쉽지만, 목적이 가볍게 끝내는 것이라면 4번째 문단의 현재 형태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제목이 없는 것이 아쉽다!
항상 느끼지만 나보다 아는 지식이 많다. 글을 쓰기에 좋은 무기일 것이다. 나는 맨날 찾아보면서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