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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달 haedal Apr 04. 2021

제로 웨이스트+비건 Week 4,
미션 컴플리티드

콩자반과 콩국수의 재발견, 생각지도 않았던 오디청 담그기

한국환경운동연합 산하, 서울환경연합의 '제비'(Zero Waste + Vegan) 프로젝트가 끝났다. 

모토는 '제로웨이스트와 비건을 실천하는 삶'으로 총4주에 걸쳐 각 주간별 미션을 제시하고, 행동으로 실천한 바를 주말에 자신의 sns에 올리는 것이었다. 


나는 제로웨이스트는 지속적으로 추구하고 실천해오던 것이어서 비건에 관심을 두었다. 가족들이 야채와 과일을 좋아하고 즐기는 편이지만 고기와 생선을 워낙 좋아해서 동물복지 측면에서 구매하고 섭취하는 횟수를 줄이는 쪽으로 그리고 한 걸음 더 나아가 매일 먹던 계란, 어쩌다 먹던 우유 및 유제품은 아예 구입하지 않는 방향으로 지난 한 달을 보냈다. 


역시, 사람 일은 알 수가 없고 원하는 대로 다 이루어지지 않았다. 


언니가 냉장고에 채워놓고 간 동물복지 계란이 10개 정도 남아 있었고, 모처럼 동네 재래 시장에 물건을 사러 갔다가 그 가게에 놀러온 지인분이 준 바나나 우유 하나를 감사히 받아올 수밖에 없었다. 또 남편의 지인이, 그 지인의 지인이 연남동에 낸 한 유명 베이글 가게에서 베이글과 크림 치즈 버터를 사다주셔서 맛있게 먹을 수밖에 없었다. 다  참 맛있었다. 


하지만, 남아 있던 계란 10여 알을 초반에 다 먹고나서는 지난 한 달 간 계란을 단 한 번도 마트에서 주문하거나 구매하지 않았다. 이건 의식적인 레벨이고, 무심코 인근에 새로 생긴 백화점에 구경갔다가 비빔밥을 시켜 위에 올라가 있는 계란 후라이를 한 차례 먹기도 했다. 가끔 먹으면 참 맛있는 우유나 유제품 또한 지난 한 달간 한번도 구매하지 않은 걸로 기억한다. 


육류와 생선은 냉장고 파먹기를 하면서 있는 육류와 생선을 냉장고에서 다 몰아내느라 먹기도 하고, 외식으로 사먹기도 했다. 그 와중에 제법 자리를 차지하던 얻어놓았던 오디를 다 꺼내서 오디청을 만들고, 깔끔한 유리병에 넣어 초대받아 놀러간 지인에게 선물하기도 했다. 


냉장고가 비어가면 기분이 좋다. 냉동실은 어느 정도 차 있는 것이, 냉장고는 비어 있을 수록 전력 효율에 좋다고 한다. 그래서 무늬만 종이이고 안은 비닐 코팅되어 있어 사실은 처분 곤란한 'Other' 출신 종이아이스팩을 얼린 상태 그대로 냉동실에 몇 개 넣어뒀는데, 갑자기 써야 할 때 사용할 수 있어 좋지만 냉동고 밀도를 너무 올린 바 빼서 버릴까 고민하던 차에, 이번 냉동고 파먹기로 여유가 생겨 이 또한 좋은 일이다. 


비건에 관심을 가지고 육류를 우리집에서 최소한 저장된 것이라도 몰아내려고, 없으면 아무래도 대안적인 것을 찾게 되니까 있는 걸 없애려고 냉장고 파먹기 정확히는 '냉동고 파먹기'를 하다가, 더불어 잔뜩 쌓여있던 미루고 미루던 오디 꾸러미를 꺼내 오디청을 정제하지 않은 설탕인 원당을 사용하여 담그는 삼천포로 빠졌는데, 결과적으로는 집들이 선물로 주어 인심도 얻고 냉동고에 여유도 주고 오디청을 주스처럼 마시니 건강에도 좋은 일.


횟수만 줄여도 좋다. 어쩌다 먹으니 두 배로 맛있고, 돈도 절약되고, 좀더 부지런해지고, 좀더 건강해지고, 그 모든 결과로 지구가 덜 오염된다. 이런 것이 자리이타. 지구에게 이로운 것이 나에게 당신에게 이롭다. 


제비 프로젝터에서 매 주 왔던 리포트 + 가이드 중에 가장 좋았던 것이 제로웨이스트 혹은 비건 가게 지도였다. 구글 지도와 카카오 맵 등이 있는데, 프로젝트 참여자 등 누구든 기록되어 있지 않은 제비샵을 알려주면서 점차 완성해간다. 베타 버전이라 아직 공개는 하지 않고 있다고. 


그런데 이런 지도는, 구글지도의 '참여'를 통해 누구든 만들 수 있다. 나만의 친환경가게 지도를 만들어 공유, 공개하면 누구든 이용할 수 있으니 참 좋다. 나도 우리 동네에서 시작해 만들어볼까 한다. 


나의 제로 웨이스트 + 비건 미션 한 달은 이렇게 마무리할 수 있을 것 같다. 계란과 우유를 구매하지 않았던 것, 콩자반과 나물, 생야채를 이전보다 의식적으로 좀더 많이 먹고, 부족한 단백질을 보충하려고 집에서는 처음으로 콩국수를 끓여 먹은 것 등 나름 비건에 반 보 정도 다가간 듯한 한 달이었다. 인스턴트 콩국수도 괜찮았지만, 다음에는 일반 국수에 콩국물을 사서 콩국수를 해먹어보려고 한다. 단백질도 식물성으로! 콩자반은 제2의 김치가 되었고, 콩국수가 재발견되었다. 


마지막 레터에 생활 속 실천 서른 가지 제안이 실려 있었다. 법륜 스님의 정토회에서는 이미 오래전에 실천하고 있던 지침들이고, 수많은 환경관련 도서와 유튜브 콘텐츠에서도 관련 내용들이 많이 있다. 인식+실천이 요구된다. 각 항목별로 카테고리로 묶으면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인식 확산

친구, 가족, 동료와 기후변화와 환경문제에 대해 이야기하기.     



교통, 걷기_이산화탄소 발생량 줄이기+ 내 건강 챙기기 

자동차보다는 대중교통, 대중교통보다는 자전거를 이용하기.

1~2km 정도는 걸어서 다녀보기.     



전기 에너지

사용하지 않는 콘센트 뽑기.     

데이터 저장 공간 비우기. (이메일함, 클라우드, 드라이브 등)     



일회용 퇴출, 재사용 하기, 재활용하기

일회용보다 다회용 이용하기.


재활용보다는 재사용을 생활화하기.     


재활용 분리배출시 이물질이 없도록 깨끗이 헹궈서 배출하기.

재활용되지 않는 품목 잘 확인해보기.     

택배 박스는 테이프 제거하고 버리기.     

내가 버리지 않은 쓰레기라도 주워서 버리기.

쓰레기는 길거리가 아닌 휴지통에 제대로 버리기.     



플라스틱 포장으로 인한 지구오염과 과대포장으로 인한 자원낭비

과대포장 된 상품 사지 않기.

필요 없는 물건은 거절하기.

새 물건을 사기 전에 중고 거래 알아보기. 

쓰레기가 많이 나오는 제품들은 피하기. (소량 낱개포장)     

밖에 나갈 때 장바구니 챙기기.     



물과 플라스틱

플라스틱 병에 든 물 보다 수돗물 마시기.     



배달음식

플라스틱 쓰레기가 많이 나오는 배달음식 지양하기.

배달음식 시킬 때, 일회용 수저는 빼 달라고 요청하기.



까페, 빨대와 영수증

카페에서 음료 시킬 때 빨대와 영수증 거절하기.



탄소발자국, 이동거리 줄이기

음식, 물건 등은 최대한 내가 사는 곳 근처에서 만들어 진 것으로 구매하기.



이동거리 줄이기+택배포장 줄이기+동네 자영업 돕기

택배로 시키기 전에 근처에서 직접 구매할 수 있는지 확인해보기.     



비건, 건강한 식문화

축산업이 환경에 끼치는 영향 찾아보기.

주변 채식 식당 찾아보기.

하루 고기 먹었으면 다음날은 쉬어주기.

단계 별 채식 도전해보기.     


음식은 먹을 만큼만 요리하기.

한 가지 재료로 다양하게 요리해보기.

제철 과일, 야채 먹기.



sns나 블로그에 올릴 때 해시태그를 붙여야 하는데 깜박하고 있었다. ㅠㅠ 

마지막이니 꼭 붙여본다. 


#제비의삶 #제비클럽 #서울환경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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