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성 part 1 _ 제2화
2019년 8월 내 나이 40살이 넘어 이상한 경험을 했다. 산전수전 다 겪었다고 생각했고 직업 특성상 논리적인 역량도 제법 쌓아 왔다고 생각하는 나였다. 그럼에도 이상하고 또 이상한 경험이 내 주변을 휘감았다. 왜 이런 이상한 일이 벌어지는지 나는 전혀 감을 잡을 수 없었다. 이 경험은 지금의 나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의 연속이었다.
가치가 있으면 심리가 있고
가치가 없으면 심리는 없다.
심리는 상대적이지만 하나처럼 엮인 관계이자
성장과 보호 또는 긍정과 부정이 서로 상호작용 하는 것
이 생각을 하고 몰입을 하고 난 후 나는 심리에 대해서 충분히 이해가 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로 다른 운동이 마치 하나처럼 움직이는 모습은 마치 소용돌이치는 듯한 모습을 하면서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주며 돌고 있었다. 이 모습을 본 후 나는 방에 있는 태극기에 자연스럽게 눈이 갔다. 그리고 태극기를 가져와 펼쳐봤다. 그런데 펼쳐보자 그 순간 내 눈앞에 있는 태극기의 중앙에 있는 태극문양이 빙글빙글 돌고 있었다.
나는 순간 내 눈을 의심하며 몇 번을 두 눈을 비빈 후 다시 봤지만 여전히 태극기의 태극문양은 계속 돌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어느새 태극 문양에 빨려 들어가는 듯한 느낌이 들더니 내 주변은 캄캄한 공간으로 바뀌어 있었다. 그 캄캄한 공간에서 나는 크고 둥근 돌덩이 하나를 발견했고 그 뒤를 이어 돌덩이 한쪽 끝에는 마치 태양처럼 불타고 있는 둥근 물체와 그와 정 반대편에는 검고 어두운 둥근 물체가 떠있었다. 그 모습을 한참을 관찰하고 또 만져보면서 나는 무척 신기한 듯 바라보았고 몇 날 며칠이 지났는지도 모를 정도로 둥근 물체들을 이리저리 빠르게 또 느리게 돌려보면서 한참을 푹 빠져 놀고 있었다.
태양처럼 뜨거운 둥근 물체와 검고 어두워 보이는 물체는 가운데 돌덩이 같은 물체를 중심으로 마치 소용돌이처럼 돌고 또 돌았고 이 모습은 마치 앞서 두 번째 몰입을 했을 때 가치를 중심으로 긍정과 부정이란 심리가 운동하는 것과 같은 모습으로 돌고 있었다. 태양처럼 둥근 물체가 긍정(성장)을 의미하는 것 같았고 어둡고 둥근 물체는 부정(보호)을 의미하는 것 같았다. 특히 어두운 물체는 처음에는 정체를 알지 못했는데 왠지 블랙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충분히 놀만큼 놀고 난 후 나는 앞서 몰입 때처럼 건강에 문제가 생길 것을 우려해서 잠시 쉬기로 하고 집 밖을 나와 가볍게 산책하기로 했다.
집 밖을 나서기에 딱 좋은 오후 6시쯤 넘어서 하늘에는 노을이 조금씩 비추고 있었다. 그리고 구름이 아주 듬성듬성 떠있는 와중에 한눈에 딱 들어오는 구름 한 점이 있었다. 이 한 점의 구름모양을 좀 더 신경 써서 보니 그 모양이 마치 소용돌이를 치고 있는 형상을 하고 있었다.
나는 내 눈을 의심했다. 어떻게 구름모양이 저런 모양을 할 수 있는지 무척이나 신기했다. 그 순간 나는 방금 전까지 내가 생각했던 소용돌이가 떠올랐다. 그리고 가치를 중심으로 운동하던 심리가 소용돌이처럼 움직이던 생각이 떠올랐다. 그 뒤를 이어 방금 전까지 놀던 둥근돌과 태양 그리고 블랙홀 같은 둥근 물체도 소용돌이처럼 빙글빙글 돌던 모습도 떠올랐다. 그리고 그런 모습들이 이제는 내 상상 속에서의 모습이 아닌 눈앞에 펼쳐진 것처럼 그렇게 내 눈앞에 나타나 있는 것 같았다. 아니 나타났다.
생각으로만 존재했던 생각이 눈앞에 펼쳐진다. 보고도 믿기지 않았던 이 특별한 경험은 마치 내가 생각하고 있는 생각이 맞다고 화답을 해주는 그런 느낌으로 다가왔다. 나는 다시 한번 곱씹듯 뱉어 봤다.
서로 상대적인 두 개의 지점이 마치 하나처럼 움직이는 심리와 둥근 물체들,
이 문장에 뭔가 중요한 의미가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물씬 풍겼다. 뭔가... 꼭 알아야 할 뭔가가 있는 것만 같았다. 사실 이 일이 처음은 아니었다. 바로 얼마 전에도 이 정도는 아니었지만 기억에 남은 몇 가지 일들이 있었지만 그저 우연인가 하고 지나쳤는데~ 이번 경험은 강한 충격을 안겨 주었다.
나는 뭔가 소용돌이에 대한 생각을 더 깊게 해 보기로 하고 여러 다양한 생각들을 궁리하고 있었다. 그렇게 며칠이 지났을 때쯤 소용돌이 같은 운동을 좀 더 가까이서 본다면 지금보다 더 잘 알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소용돌이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움직이고 또 왜 그렇게 움직이는지 궁금했다. 그래서 가까이서 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기 위해 인터넷 검색으로 여러 다양한 방법들을 찾아보고 있었다. 그런데 안방에 있는 TV에서 소식하나 가 귓가에 맴돌았다. 순간 나는 그 소식이 내 호기심을 자극했고 나는 바로 안방에서 흘러나오는 TV 소식에 귀를 기울였다. 그 소식은 바로 태풍 '링링'이 수도권을 지나간다는 놀라운 소식이었다. 나는 태풍이 서울 수도권을 지나간다는 이야기는 평생에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놀라운 소식이었다. 어쩌면 서울을 지났던 태풍이 있었어도 내가 관심이 없어서 기억을 못 할 수도 있었지만 중요한 것은 지금 나는 소용돌이를 가까이서 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는데 우연의 일치로 그 어느 곳 보다 가까운 곳에서 소용돌이를 볼 수 있게 된 것이 무척이나 놀랍고 반가웠다.
아니 내가 또 보고 싶다고 하니 이렇게 기막힌 타이밍에 태풍이 서울을 관통하다니 정말 놀라울 따름이었다. 태풍은 서울을 관통해서 지나갔고 나는 안전한 곳을 찾아 구름의 움직임들을 보고 또 봤다. 그런데 여기서 또 희한한 것은 내가 가는 곳마다 또 이동할 때마다 태풍의 바람은 거의 불지 않았고 건물에 들어서면 그때서야 강한 바람이 불었다. 아주 신기하리 만큼 완벽에 가까운 타이밍으로 이루어졌다. 그래서 나는 정작 태풍 바람을 제대로 경험하지 못했고 오히려 안전함을 느꼈다. 이런 이상한 경험을 연속적으로 하니 나는 내 정신이 온전치 못한 게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었다. 설마 내가 점점 이상해 지는 것이라면 분명히 견제할 만한 부분인 만큼 나는 그 어느 때보다 더욱 객관적이고 신경을 쓰기로 마음도 먹었다.
태풍이 지나고 나는 그동안의 관찰했던 모습을 떠올리며 하나하나 정리해 봤다.
태풍, 태극, 소용돌이, 가치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심리,
모두 서로 상대적 운동 상태가 만나면서 나타나는 소용돌이 운동이었다. 그 순간 머릿속에서 스치는 단어 하나가 떠 올랐다. 그 단어는 바로 '양자역학'이었다.
어마 전에 들었던 물리학에서 사용하는 학문이라고 소개하는 영상을 접한 기억이 있었지만 여기서 이렇게 연결되어 떠올릴 줄을 생각하지도 못했다. 그 영상에서 이야기했던 말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말도 떠올랐다.
"빛은 입자와 파동이 중첩"되어 있는 상태이며 이 상태를 미시세계의 원자 운동을 말한다.
영상을 보던 당시에는 어떻게 빛이 입자이면서 동시에 파동이 중첩되어있는지 신기하면서 동시에 이해가 되지 않았던 이야기였다. 그런데 지금은 왠지 충분히 가능한 일일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서로 상대적인 힘이 만나면 그 순간 두 개의 힘은 마치 하나처럼 소용돌이 운동을 하고 이 소용돌이 운동이 일어나면 보이지 않았던 운동에너지가 모습을 드러내고 마치 하나의 움직임처럼 태풍도 되고, 심리도 되고, 원자도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정도로 생각이 발전하자 나는 자료를 더 찾아보기 위해 주차해 놓은 차에 타고 시동을 걸었다. 그러자 갑자기 터져 나오는 음악이 소리가 너무 커서 순간 놀랐다. 하지만 더 놀라운 일은 그다음이었다. 터져 나온 음악의 가수와 제목이 방금 전에 생각했던 양자역학 같은 느낌을 담은 가수 이름과 노래 제목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가수가 부르는 노래를 듣고 있는데 그 가사마저도 마치 지금 내가 겪고 있는 일들을 이야기하 듯 노래가 흘러나왔다. 나는 음악이 어디서 나오는지 찾고 또 찾았지만 라디오도 아니었고 CD도 없었다. 스마트폰에 저장해 놓은 곡도 아니었다. 음악이 끝나고 그렇게 한참을 찾다가 결국 찾아낸 음악의 출처는 얼마 전 다운로드하였던 앱에서 흘러나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연결도 하지 않았던 앱이 어떻게 연결돼서 흘러나왔는지 신기할 따름이었다.
태어나서 난생처음으로 겪는 이런 이상한 들의 연속은 앞서 이야기했던 순서로 흘러 시간이 지날수록 그 강도도 더 심하게 나타났다. 처음에는 무시했던 일이 이제는 의식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정도로 심해진 상황에서 나는 왜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지 찾아보고 또 검색을 해봤다. 사람들에게도 물어보려 했으나 나를 이상한 사람 취급할까 봐 물어볼 순 없었다.
이런 와중에 내 인생에 있어 가장 큰 충격을 안겨준 사건이 터졌다. 이 사건이 있을 때는 한참 경기콘텐츠진흥원에서 진행하는 문화창업 플래너라는 스타트업 멘토 교육에 참여하고 있을 때였다. 나는 수업 중간 쉬는 시간에 강의실을 나와 화장실로 향하는데 그 길목에 책이 한 권이 놓여 있었다. 나는 무심결에 책을 쳐다보았고 그 책에는 싱잉 볼이라는 제목이 쓰여있었다. 평소 관심 있는 분야가 아니어서 평소 같으면 보지 않았겠지만 이번에는 이상하게 책장을 넘겨 보게 되었다. 그리고 첫 장에 나와 있는 사진과 내용을 보고 나는 순간 얼어붙었다. 책 소개 첫 사진은 지구 사진과 면역세포 사진이 있었고 사진 밑에 몇 줄의 글이 쓰여 있었다. 그 글의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우리 몸에는 면역 세포가 있는데 그 세포 덕에 건강해질 수 있다."는 내용의 글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갑자기 내 의지와 상관없이 내가 그 글을 이상하게 해석하는 것이었다.
이 이상한 생각은 "생물에게도 면역세포가 있듯 지구도 거대한 면역세포가 있다."는 말도 안 되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최근에 내가 겪었던 이상한 일들이 이 면역세포와 연관성이 있을 것이라는 이상한 생각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이 생각은 마치 "지구라는 별에 있는 거대한 면역세포가 바로 나와 같은 사람이다."라는 말도 안 되는 상황으로 몰아갔다. 너무도 혼란스럽고 순식간에 일어난 이 생각들은 마치 분수처럼 터져 나왔고 나는 그 순간에는 정말 제정신을 차리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그리고 마침에 이 생각의 끝에 도달 하자 내가 전혀 이해할 수 없는 결론이 나왔다.
"빠른 시일에 지구에서 인간에게 면역과 관련해서 아주 큰 위협이 전 세계적으로 있을 것이다. 그래서 나 같은 면역세포에 이렇게 시그널을 보내는 것이다."
이 생각에 도달하자 나는 내 몸이 잘 못 됐다는 것을 인지했다.
몸은 마치 마비된 듯 굳고 심장은 미친 듯이 뛰고 온 몸에는 땀이 흐르고 숨을 쉬는 것조차 어렵게 된 것이다. 그런 상태에서 나는 내 주변을 힘들게 둘러봤다. 내 주변 사람들은 너무도 평온하게 점심을 즐기고 있었다. 이런 모습은 지금의 내 모습과는 너무도 다른 이질감을 다가왔다. 이제 곧 세상에 닥칠 위험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너무 바보 같고 또 안타까웠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지금의 내가 더 이상하고 당황스러웠다. 그리고 이 평온한 풍경은 앞으로 다시는 오지 않을 모습으로 느껴졌다.
나는 앞으로 다가올 위협에 대해서 나 혼자만 이 사실을 알고 있다는 것이 너무도 충격이었고 너무도 비 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좀 전까지 아무렇지도 않았던 내가 그저 책 첫 장을 넘겨 봤을 뿐인데 이런 말도 안 되는 생각과 함께 현재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만큼 몸이 엉망이 되어 버리는 이 상황이 나에게는 완벽한 공포 그 자체로 다가왔다. 순간 내 머릿속에는 이것이 공황장애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도저히 수업을 들을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힘겹게 내가 누워있을 수 있는 곳을 찾아서 곧바로 눕고 잠시 내 상태를 점검했다. 내가 나를 점검해 보니 내 몸과 정신이 말이 아니었다. 그리고 이 상태를 만든 것이 방금 전에 경험했던 그 생각들 때문이라는 것을 나는 알아차릴 수 있었다. 나는 정신을 차리고 다시 내 상태를 되돌리기로 했다. 내가 다시 온전한 나로 되돌리기 위해서는 좀 전에 나에게 영향을 줬던 그 생각을 해제하면 다시 원래대로 돌아 올 수도 있을 것 같았다. 나에겐 다행히 금단현상 없이 담배를 끊었던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그 방법을 다시 한번 사용해 보기로 했다.
공황장애 같은 내 상태를 되돌리기 위해 나는 다음과 같은 시도를 했다.
나를 객관화 하기,
1. 지금 내가 겪었던 일과 생각은 완벽하게 현실로 일어날 것이라고 확정되어서 생긴 일이다.
2. 설마 이 생각이 사실이라고 해도 아직은 오지 않은 시간이기에 지금은 확실히 알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3. 지금 현재 일어난 일이 아닌 만큼 아닐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4. 설마 맞다고 해도 지금 상태에서는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
5. 앞서 여러 다양한 측면에서 내 나름의 객관적인 생각을 해본 결과는 다음과 같다. "지금 내 상태는 확실하지 않은 상황을 내가 판단하길 잘 못해서 확실하다고 인지한 상태라는 것을 나 스스로 인지했다."
6. 그리고 잠시 숨을 고르게 쉬며 마음에 안정감을 찾기 위해 스스로 마지막 결정을 내렸다.
7. "지금 내 상태는 비현실을 현실로 잘못 판단했다. 확실하지도 않고 말도 안 되는 일을 믿는다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만약에 정말로 그 일이 일어난다고 해도 그 일은 실제로 일어날지 안 일어날지 관찰하면 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제 그만"을 왜 쳤다.
이렇게 결정하자 다시 내 상태는 온전한 상태로 돌아왔다. 다시 숨도 쉬어지고 굳어있던 몸도 다시 풀어졌다. 심장도 역시 안정적으로 돌아왔다.
나는 방금 전에 겪었던 내 상태를 돌이켜 생각해 봤다. 생각만으로도 내 몸과 마음의 상태를 극단적으로 몰고 갈 수 있다는 것을 체감하고 나는 처음으로 내 생각에 대해 경각심을 갖게 됐다. 그래서 앞으로를 위해 백신이나 보안장치를 만들어야 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방법을 지금을 알지 못하니 차차 생각해 보기로 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두 달이 조금 더 지났을 무렵 2020년 1월쯤 어느 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내 바람과는 다르게 중국에서 우한 폐렴이 퍼지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우한 폐렴이 바로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였다.
설마... 아니겠지... 나는 되뇌고 또 되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