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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리Ji Feb 01. 2023

78세 ,첫 피아노

.



"엄마 좀 잘 부탁해."


딸 친구 엄마는 전화로 자신의 엄마를

부탁했다.



78세의 어르신.



곱게 차려입고 액세서리도 멋지게

하고 오셨다.



왜 피아노를?


어르신의 의사는 없고,


그저 딸의 의견으로 등록하고 왔다.



내가 가르치는 학생 나이 중 75세가 가장

많았는데, 오늘로 그 기록도 넘어섰다.




노년의 피아노 레슨은 어떻게 할까..



그들은 왜 피아노를 배우러 올까.


춤도 있고 노래교실도 있는데..



굳은 손, 침침한 눈으로 악보 보는 것도

쉽지 않을 터..



오늘 새로 온 78세의 학생은 피아노 레슨보다


자신의 살아온 이야기 하기 바빴고,


나는 그의 살아온 인생에 맞장구치다가


30분이 훌쩍 지나갔다.



그들은 피아노를 배우러 온 것보다


그들의 살아온 인생을 공유하고


싶어서 오는 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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