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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르몬닥터 권영구 Jun 27. 2024

@1129 <감정의 파도에서 중심 잡기 : 화나는~

@1129

<감정의 파도에서 중심 잡기 : 화나는 순간의 지혜로운 대처법>     


1.

“네가 약속시간보다 2시간이나 늦었는데 화가 안 나게 생겼어!”

카페가 쩌렁쩌렁 울리도록 큰소리로 고함친다. 늦게 온 애인은 얼굴이 빨개진 채 어쩔 줄 모르고 서있다. 다들 고개는 돌리지 않지만 귓구멍을 완전히 개방하고 빅게임을 직관하는 중이다.     


2.

듣자 하니 사정이 딱하게도 생겼다. 시간이 임박하여 허겁지겁 뛰어오다 넘어졌나 보다. 핸드폰을 놓쳐 길가 배수구에 빠졌단다. 주위 사람들 도움을 받아 무거운 쇠창살 덮개를 겨우겨우 들어내고 핸드폰을 구출했다. 바닥의 물에 빠져 핸드폰 불통이라 연락도 못하고 지금에야 겨우 도착.     


연인은 예매했던 영화표까지 날리게 되니 욱하는 마음에 화부터 내기 시작했다. 평소 매일 지각하는 사람도 아닌 듯하지만 자초지종을 물을 생각조차 못하고 있다. 이쪽 입장을 들으니 화를 낼 만도 하겠다. 그렇다 해도 순간적으로 이성을 잃으니 금방 동물원을 탈출한 한 마리의 야생 호랑이가 되어 버린다.      


3.

사람은 감정의 동물이다. 영장류만의 특권으로 특별한 감정을 소유했다는 의미가 아니다. 파충류 시절에 이미 갖춰진 감정 메커니즘을 기초로 영장류의 통제능력이 보강되었다는 뜻이다. 감정은 생명유지를 위해 꼭 필요한 자기보호 수단이니 결코 나쁘게 보면 안 된다.     


큰소리가 나면 놀라고 덩치 큰 존재를 만나면 두려워한다.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으면 화가 나고 불행한 결과를 접하면 슬프다. 그래야 목숨을 부지한다. 감정을 느끼는 단계는 지극히 자연스럽다. 감정 변화에 무덤덤하게 포커페이스를 지으려 해봤자 헛수고다. 인간의 힘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4.

“이세돌이나 류현진 선수 보면 언제나 표정이 한결같던데요?”

감정이 일어나는 과정은 어쩔 수 없지만 다음 행동은 얼마든지 통제할 수 있다. 파충류는 화가 나든 두렵든 감정에 따라 움직이면 그만이다. 영장류인 인간은 감정 그 이후의 처신을 컨트롤할 능력을 가졌다.     


감정은 상황에 대한 1차적인 반응이고, 대처는 그 감정에 대한 2차적인 대응이다. 내 마음속 감정 변화에 민감하되 어떤 행동으로 처신하면 좋을지 그 판단은 각자의 역량에 달렸다. 바닷속에 콘크리트 기둥으로 단단히 고정한 배는 금방 부서지고, 닻을 내린 채 이리저리 흔들리며 중심을 잡는 배만 살아남는다. 영향을 받되 잘 대처해야 한다.     


5.

“왜 이렇게 늦었어? 아, 그런 일이… 많이 당황했겠네. 연락도 없이 안 오니까 너무 화가 났어. 대신 오늘 영화표 날린 비용하고 밥값은 네가 계산해. 불만 없지?”

감정은 말이나 글자로 드러내는 순간 금방 위력을 잃어버린다. 쑥스러워하지 말고 내가 느끼는 그대로 상대에게 말로 꺼내보자.      


*3줄 요약

○감정은 자연스러운 반응이니 억누르는 대신 인정해야 한다.

○감정에 대한 반응과 그에 따른 대응은 전혀 별개이며 행동은 우리가 통제할 수 있다.

○감정을 말로 표현하면 그 위력을 줄이고 상황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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