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44
<괜찮아, 먹어도 안 죽어 : 정말 아무 일 없이 괜찮을까>
1.
“설마 이 정도로 큰일 나겠어?”
유효기간 하루가 지나도 무시하는 사람은 일주일이나 한 달이 지나도 무덤덤하게 넘어간다.
아직 큰코다친 적이 없으니 괜찮겠지 하는 중이다. 급기야 평소와 달리 이상한 냄새가 나거나 특이한 맛이 느껴져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2.
그 신호에 즉각 반응하지 않고 큰소리치기는 했지만 실은 가슴이 콩닥거린다. 며칠이 지나도 아무 일 생기지 않으면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거봐, 내 말이 맞았지!”
남들 앞에서는 센 척하지만 돌아서서 몰래 가슴을 쓸어내린다.
한 번 두 번 무사히 넘어가면 점점 대담해진다. 그런 행동이 정상이라며 남들을 설득하기까지 한다. 웬만해서는 특이한 사건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믿음까지 갖는다.
이제 평소의 행동마저 대충대충 한다. 완성도가 낮고 허점이 뻔히 보이지만 마음은 너무나도 평온한 경지에 이른다.
3.
하인리히의 법칙은 이런 무감각한 태도가 얼마나 위험한지 잘 보여준다. 대형사고 1건의 이면에는 29건의 작은 사고와 300건의 이상징후가 존재한다는 내용이다.
무려 300번이나 자잘한 이상신호가 있었고 29번의 꽤 강력한 시그널이 나타났지만 모두 무시한 결과 이런 비극이 생겼다.
작은 신호 한 번은 실제로 대단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만일 엄청난 오류의 단서라면? 사람을 판단할 때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말하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그 행동 하나는 실수일 뿐인데 그렇게까지 확대해석할 필요가 있느냐고 말하기도 한다. 그 사람의 숨겨진 사고방식과 행동패턴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고 볼 수도 있으니 문제다.
4.
그렇다고 모든 일에 예민하게 반응하라는 말은 아니다. 무턱대고 생각 없이 넘기지 말고 상황을 따져본 후 스스로 판단하는 습관을 가지면 어떨까.
‘유효기간이 지나기는 했지만 3일 정도는 괜찮다는 연구가 있으니 먹어도 되겠군.’
맞든 틀리든 나름의 합리적 생각을 거치면 좋겠다.
핵심은 능동적으로 생각해 보는 자세다. 세상에 무조건 괜찮거나 무조건 괜찮지 않은 일은 없다. 괜찮으면 왜 괜찮고 아니라면 왜 아닌지 따져보는 습관이 필요하다.
조금 귀찮다고 막연한 믿음으로 뇌를 정지시키기 시작하면 버릇이 된다. 나중에 필요할 때가 되어 생각을 해보려고 해도 머릿속이 버벅거리며 잘 굴러가지 않는다.
5.
“어쨌든 유효기간 지난 음식 먹었다는 사실은 마찬가지 아닌가요?”
결과가 같다고 과정까지 무시하면 안 된다.
대책 없이 무심코 지나친 상황과 나름의 고심을 거친 결론은 질적으로 완전히 다르다. 방심하는 습관은 수백 번의 위험신호를 모두 놓치는 결과로 이어지고 결국 돌이킬 수 없는 대형사고를 맞이하고야 만다.
*3줄 요약
◯이상 신호를 접하고도 아무 생각 없이 괜찮다고 하면 위험하다.
◯눈앞의 작은 신호 하나가 숨어있는 엄청난 패턴의 반영일 수도 있다.
◯모든 상황에 대해 잠시 생각하고 따져보는 습관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