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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을 위한 비즈니스 핵심 개념과 프레임워크

by 최효석

경영학 전공하신 분들에게는 기본적인 개념이지만 그러지 않은 분들은 아래 개념 정도만 확실히 공부하시면 대부분의 문제는 해결될 것이다.


1. 창업을 시작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이 사업을 '왜' 해야 하는지의 이유와 목적을 가지고 하는 것이다. "돈을 벌기 위해서"는 이유가 아니다. 그런 사명을 가지고 하는 사업과 그렇지 않은 사업의 결과는 비교할 수가 없다. 이것이 "목적 중심 경영"이다.


이 분야를 평생 연구한 사람이 짐 콜린스다. 그의 <Good to Great>와 <Build to Last>는 비즈니스 리더라면 반드시 읽어야 한다.


2. 목적을 발견했으면 다음은 그 목적에 달성하기 위한 목표를 세워야 한다. 이중 가장 멀리 있는 장기 목표를 '비전'이라 부르고 그 아래로 중기 목표와 단기 목표를 세운다. 현장에서는 10년 주기의 비전수립을 중심으로 연간 목표와 그것을 달성하기 위한 분기, 반기, 월 목표를 세워 관리한다. 이것이 "경영 지표 관리"이다.


3. 목표가 세워졌으면 그것을 달성하기 위한 활동을 구체화 해야 한다. 이것을 핵심성공요인(CSF; Critical Success Factor)이라 부르고, 이 CSF에 숫자를 붙인 것을 MBO에서는 KPI, OKR에서는 Key Result라 부른다. 이 지표들을 관리하는 것을 우리는 "성과관리"라고 부른다.


4. 그러나 사람들이 스포츠팀처럼 움직이는 조직이 엑셀의 숫자로만 움직일 수는 없다. 같은 목표도 달성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커뮤니케이션과 피드백 시스템이 있어야 가능해진다. 여기서 개인간 커뮤니케이션을 "코칭"이라고 하고, 팀 커뮤니케이션을 "퍼실리테이션"이라 한다. OKR에서는 이를 CFR(Conversations, Feedback, Recognition)이라 부른다.


5. 한편, 이렇게 지표 중심의 경영을 할 때 생산지표, 운영지표 등등 여러 부서에서 사용하는 지표들이 있지만, 사업은 "재무지표"와 "고객지표" 두 개의 날개로 난다.


6. 재무지표에서 (여러 지표들이 있지만 경험적으로) 내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지표는 '순이익률'과 '공헌이익'이다.


- 예전에는 의도된 적자를 유지하며 점유율을 높이다가 턴어라운드해서 수익성을 한번에 뒤집는 전략이 공식이었다(아마존, 쿠팡 등). 하지만 현대의 경영환경에서는 애초에 BEP를 넘기지 못하는 운영은 투자유치도 어렵고 리스크가 너무 높다. 그래서 '매출'보다 '순이익'이, '순이익의 금액'보다도 '순이익률'이 더 중요하다. (나아가 내가 생각하는 최종 지표는 "인당 순이익률"이다)


- '공헌이익=매출액−변동비'로서 손익분기점을 분석하여 사업 모델의 유효성 검증하기에 간편한 모델이라 유용하다. 간단히 말해 "매출을 얼마만큼 달성해야 적자를 벗어날 수 있을까?"에 대한 답변이다.


EBITDA 역시 중요한 지표이지만, 변동비 관리의 중요성, 실제 사업 운영과의 직결성(제품 하나를 더 팔 때마다 얼마의 이익을 남기는가?), 흑자기업에게 더 유용한 도구라는 점에서 이보다 공헌이익을 더 중요하게 평가한다.


7. 고객 지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리텐션이다. 스타트업계에서는 "Retention is King"이라는 말이 있는데, 구멍난 양동이에 아무리 많은 물(신규유저)을 부어도 새나가면 의미가 없다는 말이다.


Growth적 관점에서 보면 Retention을 중심으로 Funnel(AIDA/AARRR등)에서 사용되는 각 단계별 지표를 루틴하게 관리하는게 중요하다.


8. 마케팅 전략을 수립할 때 대부분 기업의 문제는 전술만 있고 전략이 없다는 점이다. 전략 방향을 수립하려면 그 기준이 있어야 하는데 그게 1번으로 말했던 Why다. 마케팅도 마찬가지로 전략에서 전술로 Align 된 상태에서 Breakdown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부분은 ROAS만 신경쓰지 이런 내용은 요식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거의 모든 기업들은 이게 없어서 실패한다.


9. 우선 우리가 목표로 하는 고객군을 쪼갠다. 스타트업에서 항상 말하는 "뾰족한" 사업 모델이 이걸 말하며, 이를 "Segmentation"이라고 한다. 얼마만큼 쪼개야 하나? Y-컴비네이터의 폴 그레이엄은 "동종 업계가 아니면 이런 시장이 있는 지도 모르는" 정도로 쪼개야 한다고 말했다.


10. 그 다음으로는 그렇게 쪼갠 Segment에서 우리가 어떤 영역을 목표로 할 것인지를 결정한다. 이를 "타겟팅(Tageting)"이라고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무작정 작은 시장만 타겟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1)최소한의 수익성을 낼 수 있는 규모와 (2)그 안에서 높은 super fan을 만들 수 있는 tangible한 수준으로 쪼개진 영역을 대상으로 해야 한다는 점이다.


11. 이게 왜 중요하나면, 수익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 경쟁강도(Level of competition)이기 때문이다. 시장의 크기? 경쟁자의 특징? 다 별로 의미없다. 같은 시장안에 얼마나 많은 경쟁자가 있는지, 이게 가장 중요하다. <마케팅 불변의 법칙>을 쓴 잭트라우트와 알 리스는 동일 시장에서 Top 3안에 들 때까지 시장을 쪼개라고 조언했다.


12. 타겟이 결정되면 같은 Segment안에 있는 다수의 경쟁자들 사이에서 우리는 어떤 차별점을 만들어야 하는지 전략을 세워야 한다. 이것을 "포지셔닝(Positioning)"이라고 한다. 사실상 이 "차별점"이 마케팅 전략의 edge이며 USP(Unique Selling Point)라고 불리는 영역이다.


작은 회사의 경영전략은 위 STP 전략만 제대로 수립해도 문제의 80%는 거의 모두 해결된다.


13. 우리가 목표로 하는 고객군이 설정되었으면 우리가 정의한 고객이 어디에 모여 있고,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를 결정해야 한다. 이것이 "채널 전략"이다.


14. 그 채널이 결정 되면, 그 고객들에게 그 채널을 통해 “어떤” 메시지를 “어떻게” 전할 것인가를 결정한다. 이것이 "콘텐츠 전략"이다.


15. 그 다음으로는 위의 13번을 반복하면서 기존 마케팅의 효과를 측정하고, 개선하여 더 나은 성과를 창출하게한다. 이것이 그로스 해킹(Growth Hacking)이자 퍼포먼스 마케팅이다.


16. 다음은 HR 문제로 가보자. 이렇게 전략이 설정되었으면 이걸 수행할 조직과 사람이 있어야 한다. HR의 모든 문제는 "채용"에서 시작되고 끝난다.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문제를 일으킬 사람을 뽑지 않으면 조직에서 문제가 발생할 일은 없다. 그래서 인사 리소스의 가장 많은 부분을 채용에 집중해야 한다.


17. 채용에서 중요한 것은 (1)업무적합성과 (2)조직문화적합성을 맞추는 것이다. 그러려면 이것에 대한 우리의 기준을 명문화해서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그것이 (1)직무분석과 (2)컬쳐덱이다. 이것을 명확하게 설명해주어야 구직자도 사전에 이 회사가 나와 맞는지를 확인할 수 있어서 입사 취소나 조기 이직률을 줄일 수 있다. (HR에 있어서도 리텐션이 가장 중요한 지표다)


18. 그런데 정해진 역할과 직무가 있고 그것에 맞는 사람을 끼워 맞추는 것 보다는, 오늘날의 애자일한 조직에서는 업무가 수시로 변하게 된다. 그래서 고정된 직무분석의 의미는 점차 줄어들고, (1)스스로 직무분석을 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사람과 (2)그런 환경에서도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인재를 채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19. 조직구조에 있어서는 스포티바이방식, 아메바형조직 등등 별의별 이론이 많이 있지만, 현장에서 토론해보면 현실적으로 매트릭스형 조직을 벗어나기가 어렵다. 이론적으로는 복잡성이 올라가지만 사업부별X기능별 협의체가 없이 silo 단위로 이루어지는 일은 TF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융합성은 조직 성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


중요한 것은 어떤 구조이냐가 아니라 독립적으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권한이 주도적으로 주어졌느냐다. 대부분 이 문제를 잘 해결하지 못한다.


20. 이렇게 현장에 권한을 주면 성과평가, 보상, 급여체계, 조직문화 등등의 문제들이 Bottom-up으로 해결되기 쉽다. 중요한 것은 (1)임파워먼트와 (2)이것을 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해 주는 것이다.


21. 임파워먼트는 번역이 잘못된 대표적인 말인데, 주로 한국어로는 "권한위임"으로 번역된다. 그런데 "위임"은 A가 가지고 있는 R&R을 B로 전이한다는 의미인데 Em+power+ment는 A도 가지고 있으면서 B도 함께 copilot하도록 권한을 갖게 하다는 뜻이다. 즉 떠넘기기가 아니다. 그런데 현장에서는 떠넘기기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고, 심지어 책임만 넘기고 권한을 주지 않는 것이 대표적인 문제다.


22. 두 명의 나무꾼이 있다. 1번 나무꾼은 주 7일 동안 나무를 베고, 2번 나무꾼은 주 6일동안 나무를 베고 하루는 도끼날을 가는 시간을 갖는다고 해보자. 장기적으로는 누가 더 많은 나무를 베겠는가?


내가 조직에 항상 하는 이야기가 조직내에 "도끼날을 가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다들 머리로는 공감하지만 현실이 너무 바빠서 못한다고 한다. 그럼에도 이 의미를 이해한다면 그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


23. 조직 문제에 있어서는 해외의 선진 사례를 이식하려는 노력이 성공한 케이스를 본 적이 없다. 왜냐하면 이러한 접근 자체가 anti-agile한 방식이기 때문이다. 구성원들을 (1)cross-functional하게 조직하고 (2)이들에게 문제해결 방안을 bottom-up으로 들은 뒤에 (3)회사의 방향성과 align된 선택지를 경영진이 결정하면 된다.


24. 내가 고객사를 통해 경험한 조직문화철학 중 가장 현장에서 효과를 보았던 것은 애자일이다. 칸반이나 스크럼, XP 같은 Tool이 아니라 Kaizen 같은 mindset적인 부분이 내재화가 되면 효과가 빠르게 나타난다. 도구만 도입하려는 조직은 대부분 실패했다. Kaizen은 '개선'이라는 뜻으로 상시적으로 '오늘은 무엇을 더 개선할 수 있는가'라는 회고 질문을 던지는 문화를 말한다. 전성기 토요타는 1년에 개선 아이디어가 10만개가 나왔다고 한다. 이건 컨설팅이나 toolset으로는 절대 이룰 수 없는 수치다. 모든 임직원이 매일매일 자기 업무에서 개선점을 찾아 보고하는 문화가 강력히 내재된 결과다.


이상이 스타트업 경영전략에서 중요한 전략, 재무, 조직, 마케팅 관점의 포인트다. 이 질문들에 대한 답만 찾아도 작은 조직의 거의 모든 문제는 해결됐다.


개인적으로는 10년 넘게 한 1,000개 이상의 회사들을 이 프레임으로 코칭/컨설팅 하며 내가 일하던 영업방식이고 이 프레임의 일부 영역을 가지고 주로 진단을 해왔으나 지금은 다른 업계의 일을 하고 있어서 정리 한 번 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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