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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봉구닷 Feb 21. 2016

#2. 말 많고 탈 많은 스펙!(1/2)

스펙의 탄생과 성장

여기저기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관심거리는 스펙이다.

그도 그럴것이 자소서라는 첫 번째 관문은 애매하기 짝이없다.

같은 자기소개서를 내고도 합격했다가 떨어졌다를 반복하고

아무리 생각해도 지원자들의 수 많은 자기소개서를 유심히 읽어볼 것 같지 않다


한 일화를 말하자면 

KDB대우증권에서 인턴을 할 당시

합께 근무했던 인턴동기 중 자기소개서에 타 증권사명을 기재하고도 합격한 경우가 있었다. 

이것은 실제로 있었던 일이고 취업시장의 실제이다.  


그에 비해 정확한 data 또는 기준이 되어 주는 스펙은 취준생들 입장에서

자신의 합격 가능성이 어느 정도 수준일지 보여주는 객관적 지표다.


그럼 글쓴이인 나는 어땠을까? 아래 화자되는 대한민국 채용시장 10대 스펙이라는 것들을 보자.

학벌, 학점, 토익, 어학연수, 자격증, 공모전 입상,
인턴 경력, 사회봉사, 외모, 인적성.  



2013년 4학년 마지막 학기를 하던 시절 나의 스펙은 이랬다.

1. 학벌 : 한양대학교 신소재공학부 07학번!

   - 내가 왜 갔더라... #1. 29살. 3번 입사한 신입사원 참조..

2. 학점 : 3.75

   - 나름 최선을 다했다고 본다.

3. 토익 : 815

    - 솔직히 토익공부 하지마라. 의미가 없다는 말조차 의미없다.

4. 어학연수 : ....없다...

    - 두 달 간 필리핀에서 논것도 쳐주려나...지금이라도 떠날 생각이다.

5. 자격증 : 금융투자분석사/재무위험관리사/회계관리1급/국제FRM part2/스킨스쿠버

   - 공대생인데 금융권 가고 싶었다 솔직히.

6. 공모전 입상 : 제4회 정부학자금 수기공모전 수필 우수상

    - 이렇게 글 쓰게 된 계기 링크다!

7. 인턴 : KDB대우증권 리서치 2개월

   - 인턴 때 머했더라...러시처 인턴인데 통나무 집짓기 했던 기억만 난다.

8. 사회봉사 : 아예 안함

   - 지금도 안함

9. 외모 : 황정민 닮음

   - 꼴뵈기 싫게 생기지 않음!

10. 인적성 : SSAT 문제집 한 2파트 풀어봄

   - "무의미"라는 어휘의 어원. 실로 무의미함. 아이큐 테스트같음. 공대생이라 앵간하면 합격했었던것 같음.

11. 기타 : 한강횡단수영대회, 아르바이트 정도

   - 꾸준히 했다 정말. 수영도 마라톤도..


왜 이런걸 공개했냐고 묻는다면 이 다음 포스팅에서

스펙의 좋은 활용방법을 소개할 때 알려주려고! 이다.



스펙 어디서 왔니?

출처 : "알바천국"님의 귀중한 자료

스펙이 많은 이유는 하나다. 지원자들 스스로가 만든 출혈경쟁 때문이다.

내가 입학할 당시에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다들 취업을 고민고민하지만 고만고만하게  취업하고

원하는 기업에는 취업 못해도 원하면 기업에는 취업할 수 있었다.

글쓴이의 기억에 의하면 2008년 이후 취업시장의 문이 좁아졌다.

이유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기억하는데 AIG고 GM이고 리먼브라더스고 파산하기 시작하고 나서다.


IMF로 뼈저리게 실업의 무서움을 느끼게 된 대기업 기성세대들은 당연하게도 채용을 줄였고

취준생들에게는

"어라? 취업 안되네? 어어? 쟤도 안되? 어 머지?? 상황이 좋지않은데? 취업 안되네?"

가 시작됐다.

딱히 취업걱정안하고 배짱이 4~5년을 보낸 선배들이 취업이 되지 않자

후배들도 취준생들도 먼가를 준비하기 시작햇는데 이 이름이 바로 "스펙"이다.

그리고는 높은 입사의 벽을 넘기 위해 스펙이라는 상자들을 하나씩 쌓았는데

아마 기업입장에서도 의아했을거다.

"요즘 젊은 친구들은 정말 뛰어나구만!"

이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준비된 인재처럼 보이는 신입들이 많았으니까! (물론 서류상에서는...)


이런 사태에서 스펙이 중요시 여겨전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보인다.


1. 지원자입장 → 멀 준비해야하지?
출처 : http://blog.naver.com/brandbook/150175958072


이미 어렸을 적부터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보다 정해진 틀과 루트로 생활하는데 익숙해진 청년세대다.

처음으로 맞닥드린 취업시장의 위기!에서 이렇다 할! 남들이 머라해도 꼭 할! 방향성을 잡지 못했을 것이다.

때문에 취업은 해야겠는데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준비한다고 해도 내가 잘하고 있는지 늘 의심이 된다. 결국 남하고 비교하고 싶어지고 잘하고 있다고

합리화하거나 인정받고 싶어진다.

이렇게 갈피를 못잡는 대중에서 누군가 일어나 딱 외치는거다.

나는 5대 스펙을 쌓았더니 합격률이 이렇게나 좋다!!!

하고 SNS를 타고 성공담을 뿌린다.

마침 잘됐다. 멀해야 할지도 모르겠는데 남들보다 뒤떨어져 보일까봐 겁도나고

취업성공한 사람들의 스펙을 카테고리로 나누어서 차근차근 준비해보자.

이렇게 태어난게 5대 스펙이라 불리는 학벌, 학점, 토익, 자격증, 어학연수다.

자 이 5대 스펙은 누가 만들었다고? 취준생들이 한명한명 생명을 불어넣고 세상에 탄생시킨 것이

5대 스펙이라는 꼬맹이였다.

그런데 문제는 또 모든 취준생들이 이 5대 스펙을 준비하기 시작하자 더 이상 기준으로서의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되었다.

5대 스펙이라는 꼬맹이에게 취준생들이 마구마구 음식을 주자 3~4년 새에 금방 성장해서

8대 스펙이 되었다. 인턴/봉사활동/수상경력이라는 날개를 달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 8대 스펙은 누가 만들었다고? 취준생들이 한명 한명 영양분을 넣어주자 성장한 것이 8대 스펙이다.

그리고 같은 상황이 반복되어 10대 스펙이 된 것이다.

이 스펙 전쟁의 끝은 스펙의 갯수가 더 이상 늘어나지 못할 만큼 많아지거나

틀을 깨는 인재들이 곳곳에서 군웅할거 하거나 둘중 하나다.


2. 인사담당자 입장에서 → 오? 이거 마침 잘됐다!결재받기 좋아!
출처 : TV daily (팀장님 결재와는 사뭇 다르다)


대기업은 모든 일이 근거로 돌아간다.

일상적인 대화는 근거없이도 느낌으로 상대를 제압할 수 있지만

대기업은 다르다. 설사 그 느낌이 맞더라도 정확한 근거를 들이대지 않으면 결재가 나지 않는다.

이유는? 근거없이 결재해주었다가 나중에 잘못되면 결재권자가 독박을 쓰기 때문이다.

너 그 때 이유도 없는데 왜 사인했어?

라고 물을 때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서는 그 당시에는

이러이러한 근거가 있었습니다! 라고 하고 싶은거다.


채용 인사담당자에게 최대의 고민은 무엇일까? 조금만 생각해봐도 답이 뻔하다.

어떻게하면 객관적으로 뽑을 수 있을까다.

내가 사람을 뽑으면 말해보고 괜찮은 친구 뽑으면 된다.

대기업은? 위에 말했다시피 결재가 안난다...

아래 대본이 스펙이 성장한 히스토리가 아닐까 생각한다.

3명의 출연진이 있다. 인(인사담당자)/취(취준생)/결(팀장님)


#Scene1 - 채용하기 

인 : 어떻게 하면 정확한 근거로 "이래서 채용했습니다!" 라고 말할 수 있을까 (고민고민)

      (취준생들이 답을 줬다.)

취 : 제가 이렇게 10대 스펙을 준비왔습니다. 누구를 뽑을지 어렵조? 여기 객관적 지표가 있어요.

      저를 뽑아주세요. 상사님에게 보고하기 정말 편하다구요!

인 : (어라? 이거 참 보고하기 좋구만) 자네는 참 열심히 준비해왔군요. 채용확정!


#Scene2 - 보고하기

인 : 팀장님. 여기 이번 신입사원 지원자 중 채용하고자 하는 인원 리스트입니다.

결 : 우린 인재를 뽑아야되. 위에다 그렇게 보고해야 한다고. 괜찮다 싶은 친구도 이유가 있어야 한다고!

인 : 허허 걱정마십쇼. 제가 학벌/토익/자격증/인턴 등 10개의 카테고리를 나누어 정렬해보았습니다.

결 : 오 이거 참 객관적인 지표로구만. 숫자로 명확하게 표현되니 나중에 뒷탈도 없겠군

인 : 사인해주시죠

결 : 허허. 참으로 좋은 인사시스템이야!


#Scene3 - 5년 뒤

결 : 우리가 뽑았던 친구들이 인재가 아닌건지 여기저기서 말들이 많아. 적응도 못하고 업무능력도 영...

인 : 그 때 결제 하셨잖아요. 10대 스펙만큼 명확한건 없습니다. 핑계거리는 되거든요.

결 : 그래도 위에서 새로운 인재 채용 툴을 만들라는데...어떡해야 하지...

인 : 허허 팀장님 뭐가 걱정이세요? 인적성이라는 것을 만들어 상식과 인성을 평가하면됩니다. 호호

      인성도 점수로 매기면 객관적 지표가 되니까 보고하기 편하실 거에요!

결 : 고것 참 속이 뻥 뚫리는 구만! 그런데 말야.

       어디 구글이라는 회사는 면접을 13차까지 본다고 하더만. 우리도 인재채용해야하지 않겠나?

: 그걸 누가합니까? 똥같은 일들로 바빠 죽겠는데? 인원 더 주실건가요?

결 : 일단 면접은 2차 정도로 끝내기로 하지....꽝꽝



이렇게 해서 노동시장의 수요자와 공급자가 보이지 않는 손에 의거해

스펙이라는 MOU를 체결하기에 이른다. 이래서 다들 스펙스펙하는 것이다.

이렇게 쓰고보니 참 스펙이 나쁜놈처럼 보인다.


사실 스펙은 잘만 활용하면 최고로 뜻깊은 대학생활이 될지도 모른다.

#2. 말 많고 탈 많은 스펙 (1/2)은  마무리하고  차후에 연재될 (2/2)에서

스펙이라는 녀석을 활용하는 법!사례를 이야기해보자 한다.

취준생들 입장에서는 스펙 단어만 들어도 진절머리 나겠지만

조금만 색안경을 벗으면 참으로 멋진 대학생활을 할 수도 있는 길잡이라는 것을

다음 글에서 전달해주고 싶다.!!!

 

 


#. 29살, 3번 입사한 신입사원

#. 말 많고 탈 많은 스펙 (1/2)

#. 말 많고 탈 많은 스펙 (2/2)

#. 2번의 퇴사와 3번의 입사

#. 결국 사람이 문제

#. 사직서를 낼 때와 내고 나서의 기분

#. 신입사원의 부푼 꿈과 현실의 차이점

#. 퇴사를 고민하는 신입사원의 마음

#. 퇴사 후 느끼는 공허함과 막막함

#. 기업보다 중요한 직무

#. 대기업에 속한 직장인의 고민

#. 직장을 고를 때 고려해야할 5가지

#. 월요병인 줄 알았는데 월화수목금요병

#. 초년생이 바라 본 구매직무

#. 내가 겪은 이상한 기업문화

#, 대한민국 사회의 미니어쳐, 대기업

#. 받아들이기 vs 반항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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