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生命)의 의미는 하늘이 우리에게 살아가라고 명령하신 것을 말한다. 그리고 이러한 생명을 위해서는 세 가지가 반드시 필요한데 이것을 진(眞)·선(善)·미(美)라고 한다.
진(眞)이란? 참된 것, 즉 절대적인 진리를 말한다.
인간이기에 그 참된 것이 무엇인지는 잘 모르지만, 절대적인 진리가 있음을 알고 이것을 알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불교, 기독교 등 종교와 같은 것들이 이 진(眞)을 추구하기 위한 활동 중에 하나이다.
선(善)이란? 좋은 것, 착한 것 등 인간이 할 수 있는 선함을 말한다.
절대적인 진(眞)을 추구하기 위한 인간의 노력, 하지만 인간이기 때문에 상대적일 수밖에 없다.
나는 착하다고, 선하다고 행동하지만, 결코 이러한 우리의 행동은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절대적인 진리가 아니고 상대적인 선함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선(善)이란 인간이기 때문에 가지는 한계를 나타낸다.
미(美)란? 아름다움을 말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아름다움은 지극히 주관적이다.
이것은 사람 간의 관계를 의미한다.
아름답고 추한 것이 모두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상대적으로 이루어진다.
따라서,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서 서로 다름을 인정해야 한다.
사람이 생명을 이루고 사는 데에는 위의 세 가지가 꼭 필요하며, 이 세 가지를 위해서 스스로 노력하고 공부해야만 한다.
특히, 완벽할 수 없는 인간, 그리고 그 인간들이 연결된 관계에 있어서는 더욱 그러하다고 할 수 있다.
사람이 어떠한 행동을 하는 것에 있어서 최선(最善)을 다한다는 말은 선(善)을 행하기 위해 최(最), 즉 극한까지 가겠다는 의미이다.
어떠한 일을 하는데, 결과보다 동기가 중요하다고 하지만 현실에서는 모든 것을 결과를 가지고 평가한다.
왜? 결과로 사람을 평가할까? 이것은 최선(最善)을 다했다는 것, 동기가 훌륭하다고 하는 것에 대한 평가를 하는 사람과, 평가 대상이 되는 행동을 했던 사람 간에 진정으로 최선을 다했는지 서로 간의 믿음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결과보다는 동기가 중요하다.
그러나, 훌륭한 동기를 가지고도 실패할 수 있다.
그렇지만, 그 행위 자체만으로 평가받고, 인정받으려면, 서로 간의 믿음, 즉 신(信)이 형성이 되어야만 한다.
상대방이 최선을 다했다는 것을 믿을 수 있어야만 결과가 좋지 않았어도 동기만으로도 평가받을 수 있는 것이다.
신(信)이 없다면, 서로의 관계가 지속되지 못하고, 모든 것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
이것은 사람이 살아가는 반드시 필요한 세 가지, 진(眞)·선(善)·미(美)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신(信)은 절대적인 진리인 진(眞)을 제외한, 사람의 영역인 선(善)·미(美)를 행하는 데 있어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또한, 신(信)은 절대적인 참(眞, 신의 영역)과 인간(善·美, 현실)을 이어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이와 같이 절대적인 영역과 상대적인 영역, 그 어느 곳에서도 신(信)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신(信)은 혼자서 만들어지지 않는다.
신(信)은 신(神)과 인간과의 관계, 인간 사이의 관계 속에서 만들어진다.
그래서 신(信)은 사회적이다.
최근에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ocial Network Service : SNS)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들을 한다.
어떤 이는 인맥관리를 말하고, 어떤 이는 소셜 미디어를 말하고, 어떤 이는 소설 네트워크 마케팅을 이야기한다.
인맥이라는 것은 나를 중심으로 수직적, 수평적 연결을 말한다.
중간에 끊어지면 다시 연결되기가 쉽지 않다.
그리고 쉽게 그 연결고리를 찾기 어렵다.
인맥은 2차원이다.
기존의 인맥이라는 것은 마당발로 일컬어지는 초점집단을 통한 중앙집권적 위계구조 형태를 지니고 있다.
네트워크는 그물을 말한다.
그물은 사방으로 연결되어있다.
위아래로 연결되어있다.
중간에 끊어져도 다른 쪽으로 또 연결이 되어있다.
이미 다른 연결고리가 있기 때문이다.
네트워크는 입체적, 3차원이다.
이러한 네트워크에 사람이 연결되니 이것이 사회적 그물이 되는 것이다.
이것이 소셜 네트워크이다.
기존의 2차원적인 인맥에서 3차원적인 다중 연결로의 진화인 것이다.
사람들의 관계가 2차원에서 3차원이 되더라도 사람이 살아가는데 가장 필요한 것은 진(眞)· 선(善)·미(美)이며,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요소는 신(信)이다.
따라서, 소셜 네트워크에서도 가장 기본적인 것이 신(信)이다.
정보를 올리고, 대화를 하고, 농담을 하고, 만나기도 하면서 거기서 얻으려고 하는 것은 서로 간의 신(信)이다.
서로에게 신(信)이 없는 상태에서는 어떠한 것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서로 최선(最善)을 다했다고 하지만, 신(信)이 없다면, 최선(最善)이 최선(最善)이 아닌 것이다.
Web 2.0을 표방하며 등장했던 다양한 서비스들이 합종연횡하면서 뜬구름 잡던 참여·공유·개방이 구체화되기 시작했는데 이것이 SNS라는 서비스를 통해 그 실체를 드러내기 시작했으며 공감을 키워드로 하는 참여·공유·개방의 Web 2.0의 패러다임은 SNS시대에서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이러한 SNS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신(信)이다.
인간관계에서 신(信)을 만들기 위한 가장 쉬운 방법이 있다.
자기의 것을 내놓고,
누구와도 이야기할 수 있도록
자신의 마음을 열고,
함께 할 수 있는 자세,
이것이 인간관계에서 신(信)을 가장 빨리 얻는 방법인 것이다.
기업은 소셜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마케팅 활동을 하고 있는데, 이것을 소셜 마케팅, 혹은 소셜 네트워크 마케팅이라고 한다.
기업 (또는 개인)은 소셜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하기 전에 자기의 것을 내놓고, 누구와도 이야기할 수 있는 마음을 열고, 고객과 함께 할 수 있는 자세를 가지고 있는지, 먼저 점검해봐야 한다.
참여·공유·개방을 통해 사람들로 하여금 신(信)을 얻을 수 있는 자세가 되어있는지 확인해봐야 한다.
신(信)이 형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마케팅은 공염불에 지나지 않는다.
그 어떤 것도 이루어지지 않는다.
사람이나 기업이나 모두 생명을 받고 살아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신(信)은 단시간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서로가 최선(最善)을 다하고 있다는 신(信)이 형성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그냥 기다리는 것이 아니고 최선(最善)을 다하면서 기다려야 한다.
관계가 끊어지는 상황에서도 상대방이 나에게 최선(最善)을 다했다는 것이 전달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진정한 신(信)이다.
나는 2013년 5월, 경남 산청의 ‘후후 커피숍’이라는 작은 Take-out 커피전문점을 시작(미리내가게 1호점)으로 ‘미리내 운동’이라는 나눔 실천운동을 시작했다.
‘미리내 운동’은 ‘누군가를 위해 내 것을 미리내’는 운동이며 이 운동을 실천할 수 있는 곳이 바로 ‘미리내가게’이다.
현재 전국에 530여 곳의 소상공인과 기업들이 미리내 운동에 참여하고 있다.
커피숍, 병원, 미용실, 식당, 토스트 가게, 중식당, 세탁소, 핸드폰 가게 등 참여하는 가게들의 업종도 매우 다양하다.
업종이 다양한 만큼 각각의 가게의 특성에 맞게 고객들이 누군가를 위해 미리내를 행할 수 있는 방법도 각양각색이다.
‘내가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서 돈을 낸다?? 과연 그런 사람들이 있을까?’ 의문이 든다.
그런데, 실제로 그런 사람들이 있으며, 생각보다 엄청나게 많다.
자신이 먹은 밥값보다도 더 많은 돈을 미리 내고 가는 사람들도 상당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정이 많아서 그런 것일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이탈리아의 노숙자를 위해 커피값을 지불하고 가는 서스펜디드 커피 운동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 운동의 역사가 무려 100여 년이 넘는다고 한다.
또한, 멜라네시아의 ‘Kula Ring’나 북서부 아메리카의 ‘포틀래치(potlach)’와 같이 서로 선물을 주고받는 풍습이 있었고, 유대인들은 ‘체 데카(Tzedakah)’라고 불리는 저금통을 통해서(이 저금통은 이웃을 돕기 위해 마련해둔 것) 용돈이 생기면 개인 저금통 외에 ‘체 데카’에도 저금하도록 하여, 어릴 때부터 자선과 기부, 그리고 나눔에 대해서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Pay it forward’ 운동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 운동은 한 사람이 3가지의 선행을 해야 하며, 선행의 대상자가 된 사람이 다시 3가지의 선행을 해야만 하는 사회 운동이다. (약간 사랑의 편지 냄새가 나는 운동이긴 한데, ‘Pay it forward’라는 영화가 개봉된 후 전 미국에서 이슈가 되었을 정도로 확산되었던 운동이다.)
미리내 운동과 같은 남을 위해 선행을 베푸는 행위들은 예전에도 있었고, 현재에도 끊임없이 (형태는 다르지만) 행해지고 있다.
그러면 사람들은 왜?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일까?
내가 ‘미리내 운동’을 하면서 가장 많이 받았던 질문은 “혹시 미리 낸 금액을 사장님이 ‘In my pocket’ 하지는 않습니까?”라는 것이었다.
나는 이러한 질문에 단호하게 “그런 분은 단연코 한분도 없다”라고 말할 수 있었다.
내가 단호하게 말할 수 있는 이유가 미리내가게 사장님들은 모두 좋은 사람들이기 때문이었을까?
물론 모두 좋은 분들이기는 하지만 100% 장담할 수는 없다.
하지만 위의 질문에는 단호하게 말할 수 있었다.
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미리내가게를 운영하는 분들은 대부분 지역의 소상공인들인데, 그분들은 가게를 시간이 남아서 하는 것이 아니다.
가게는 사장님들의 생계이며 가족들의 생계가 달려있다.
미리내가게나 서스펜디드 카페나 모두 생계를 걸로 하는 것이다.
가게는 지역에서 각자의 신뢰를 기반으로 장사를 한다.
어떤 가게는 맛에 대한 신뢰를 기반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고, 어떤 가게는 친절함을 기반으로 가게를 운영하며, 그 결과로 생계를 유지한다.
동네의 가게는 각자 나름대로 고객과의 신뢰를 기반으로 운영된다.
장사가 잘되는 가게는 어찌 보면 고객과의 신뢰가 두터운 가게라고도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손님이 자기도 모르는 사람을 위해 돈을 내는 행위는 가게 사장님과의 신뢰가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는 행동이다.
손님은 가게 사장님이 반드시 누군가 필요한 사람에게 잘 전달해 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돈을 미리내는 것이다.
그런데, 그 믿음, 신뢰가 무너지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까?
단순히 커피, 빵 한 개 값으로 해결이 될 수 있을까?
커피 한잔 값으로 생계가 끊질 수 있는 심각한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손님이 보낸 신뢰를 본인 스스로 무너뜨리는 행동을 과연 할 수 있을까?
가게 사장님의 입장에서는 1000잔을 잘 전달하다가 한 번만 실수를 해도 그 실수가 치명적일 수 있는 것이다.
미리내가게 사장님들을 만나보면 대부분 이런 사실을 알고 있는 분들이 많았다.
그리고, 장사를 하는 분들은 이런 치명적인 위험성에 대해서 너무 잘 알고 있다.
위와 같은 위험성을 가지고 있는 미리내가게는 '미리내'라는 행위를 통해서 고객과 가게는 서로 끈끈한 신뢰를 쌓아갈 수 있게 된다.
“우리 가게에는 미리내는 분들이 거의 없습니다.
매번 내는 분들만 내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미리내가 잘 안됩니다.
미리내는 손님들은 있는데, 그걸 이용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
“혹시 손님들이 사장님에 대한 신뢰가 부족한 것은 아닐까요?
고객들과 신뢰를 쌓기 위해 사장님은 어떤 것을 했는지 한번 생각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사장님은 손님들을 위해 미리 낸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세요.
Give & Take!! Give가 먼저입니다.”
한번 곰곰이 생각해보자.
“나는 과연 생전 처음 보는 가게에 가서 생전 처음 보는 사람한테 돈을 맡길 수 있을까?”
“지금 당장 미리 낼 수 있는 가게가 있을까?”
“내가 미리내 운동을 같이 하자고 했을 때 믿어주는 가게가 있을까?”
누군가를 위해 미리내는 행위도, 누군가 미리 낸 것을 이용하는 행위도, 신뢰라는 것이 뒷받침되어야만 가능한 것이다.
신뢰라는 것은 상대방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갖는 것부터 시작된다.
작은 일에도 고마워하는 마음이 바로 신뢰. 즉, 신(信)의 시작이다.
현재 우리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고마워할 줄 모르는 사회, 서로의 신뢰가 땅에 떨어졌기 때문은 아닐까?
미리내 운동은 나눔 실천운동이고 나눔을 실천하는 행위의 기저에는 신뢰라는 것이 자리 잡고 있다.
미리내 운동은 작은 것에 고마워할 줄 아는 사회, 땅에 떨어진 신뢰를 다시 회복시키는 씨앗이다.
인간관계에서 신(信)을 만들기 위한 가장 쉬운 방법이 있다.
자기의 것을 내놓고,
누구와도 이야기할 수 있도록 자신의 마음을 열고,
함께 할 수 있는 자세,
이것이 인간관계에서 신(信)을 가장 빨리 얻는 방법인 것이다.
미리내 운동을 실천하는 것이
바로 인간관계에서 신(信)을 가장 빨리 얻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