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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ngmin Kim Nov 04. 2017

지금을 즐기는 것.

런던에서


방에서 짐을 정리하고 있을 때였다. 중요하진 않지만 필요한 물건 하나가 사라진 것을 알고 나서 투덜거리고 있으니 같은 방을 쓰던 룸메이트가 말을 걸어왔다.


"뭐 없어지셨나 봐요?"


필요한 물건을 챙겨 왔는데, 그게 어디 간 건지 알 수 없다고 이야길 했더니 안타깝다는 듯 '아이고'라고 읊조리더니. 그 이후의 여행 내내 잊지 못할 한 마디를 남겼다.


"그냥 잊어버리세요. 여행 다니다 보니 잃어버리는 것들에 미련을 가지면 결국 손해 보는 건 저더라고요. 그냥 잃어버리는 것은 잃어버리는 데로 두고, 그러려니 하고 지나가는 게 저를 위해서도 여행을 위해서도 좋더라고요."


처음 그 말을 들었을 땐 그저 고개만 끄덕끄덕했을 뿐이었다. 완벽히 공감할 순 없었지만 납득이 가는 말 정도로 느껴졌다. 그리고 하루, 이틀 여행을 다니면서 그 말이 와 닿기 시작했다. 잃어버리는 것, 사라지는 것들에 미련을 갖고 집착하면 아깝고, 미련이 생겨서 결국 내 감정만 소모할 뿐이었다. 영감이나 어떤 감정들을 채우기도 하지만, 잃는 것도 있고 버릴 것도 있다. 그걸 인정하고 지금에 충실하는 것. 그것이 여행이고 그것이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All Photograph by Jongmin Kim

(Canon 1000D + EF-S 18-55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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