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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ngmin Kim Nov 22. 2017

작은 성취감.

배네치아로 가는 기차 안에서.

평생 살면서 길어진 손톱을 보며 "자를 때가 됐구나"라는 생각은 해본 적 있지만, 단 한 번도 "자르고 싶다."라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던 것 같다. 그 정도로 길어진 손톱을 보고서도 손톱깎이를 어디서 사야 하는지 몰라 끙끙거리게 된다. 한국에서 쉽게 하던 일들이 외국에선 까다롭게 되는 것 같다.

문득, 혼자 외국을 여행한다는 게 재밌다고 느꼈다. 말도 안 되는 영어로 길을 묻고 손짓, 발짓 다 써가면서 눈치로 알아먹고 마침내 그곳을 찾아내고, 그 일을 끝내는 순간 묘한 쾌감이 찾아온다. 성취감이겠지. 내 힘으로, 내 능력으로 뭔가를 해냈구나. 그런 것들이 쌓이니 여행이 재밌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작은 것 하나 해냈다고 기뻐할 수 있으면 됐지. 한국에선 느끼기 힘든 성취감이기에 더욱 짜릿하고 즐거운 여행.

기차가 서고, 그곳에 내리면 손톱깎이를 사야겠다.








All Photograph by Jongmin Kim

(iPhone 7 pl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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