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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지은 Aug 14. 2016

나는 외국인 노동자.

  외노자의 하루하루 솔직담백 이야기

  2016 년 8월

꿈은 이루어진다라는 주제로 글을 쓰고 시간이 좀 흘렀다.  

사람 일은 모른다는 말이 맞을 정도로, 한 번의 도전은 도전으로 끝이 났고,

잠시 동안 또 수많은 생각에 빠지곤 했다. 그 수많은 생각으로 자신감과 용기는 바닥이 났다.

 엊그제까지만 해도 일끝나고 피곤해도 뿌듯한 마음으로 퇴근했던 것 같은데  갑작스럽게 이런 일이 생기니

 정신을 못차렸다. 한번도 이런 적이 없었는데....

감정의 동물, 사람인 지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견고했던 그 마음이 생각지도 못한 상황에 닥치니, 또 머리와 마음 속은 씨커멓게 변해 버렸다. 괜스레 다른 결정들도 가져다 붙여보고, 달래도 보고, 합리화도 시켜 보고, 냉정적으로 생각도 해보다가, 아무 생각도 하기 싫어서 몇 일 동안은 뭐하고 있나 싶을 정도로 생각 없이 보내다가 누가 뭐라 하건, 다 제쳐 두고 일년 만에 보는 부모님 곁으로 잠깐 휴가를 다녀왔다. 누구보다도 나를 잘 아는 부모님, 그래도 언제나 내편, 내 모든 결정에 너는 이렇다 저렇다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한 적은 없는 것 같다. 그저 나를 믿고 기다려 줬던 것 같다. 그래서 항상, 다시 한번 긍정 이 가능했던 이유도 다 이곳에 있던 것 같다. 그 몇 개월 동안의 속상함과 잡생각들이 다 치유된 듯 나는 힘을 내고 돌아와 지금의 안정을 찾았다. 모든 경험은 다 살이 되고 피가 된다고들 말하지만, 어느 정도의 방향과 goal을 가지고 살아야 된다고 생각한다. 한 번뿐 이고, 다시 오지 않는 시간이니까 신중 할 수 밖에 없다. 나보다 조금 더 세상을 산 몇몇 사람들을 말한다. 살다 보니 내가 생각해 보지 않던 일을 하고 있다고, 내 꿈과는 전혀 다른 일을 하고 있고 그러므로 우리가 세워 놓은 계획과 꿈은 오히려 무엇을 할 때 방해가 되기도 한다고. 이 말에 어느 정도 일리는 있다고 생각은 하지만, 어쩔 땐 그 말이 듣기 싫다. 살아보니 이렇더라, 내가 보기엔 너는 이런 것 같으니 이렇게 하는 게 좋아. 솔직히 말하면, 어른이라고 많은 날들을 살아보고, 겪어보지 않은 나에게 나에 대해 너무 잘 아는 것처럼 이야기 하는 사람도 많았고, 그러다 보니, 오히려 더 나의 진실된 생각과 마음을 닫아 버리게 되는 경우도 생겼다. 한국 사회에 살다 보면, 당연하게 인사치레로 해야 되는 일이 많다. 여기 벤쿠버 에서도 한국인들의 본성은 어딜 가지 않는 듯하다. 나도 한국인이니까, 한국 사람들과 교감하기 위해서는 그렇게 해야 된다는 것이 솔직히 말하면 이해가 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누가 나를 마음 없이 가식으로 대한다는 것도 싫고, 그렇다고 해서 내가 마음 없이 사람을 대한다는 것이 싫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지, 진심을 다할 수 있는 시간과 여유를 주지 않는다면 돌아서버리는 것도 다반사였고, 자연스럽게 가 아니라면 그 또한 싫었다. 기본적으로 사람을 대할 때 차리는 예의는 차려야 된다고 생각하지만, 인간관계를 이어 나갈 때, 나이와 학벌, 그 모든 것을 제쳐두고 나는 진실됨 이라고 생각한다. 진실된 마음이 와 닿지 않는 관계라면 유지 해야 되나 싶다. 보통 이렇다고 하면, 사회 생활을 못하네, 이렇게들 말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나는 계속 의문이 든다. 그런 마음에도 없는 가식적인 사회 생활이 정말 실속이 있을까, 그렇다고 사회 내에서는 꼭 그런 관계만 있다는 것은 아니지만 나는 일을 하면서도 그런 하하호호 억지로 웃으면서 하는 사회생활, 인간관계 말고 정말 일하는 동료와도 일하는 하루하루가 즐거운 그런 생활이 하고 싶었나 보다. 그런 생활을 요즘 하고 있는 것 같아 기분 좋은 요즘, 첫 도전으로 시작 했던 직장은 도전으로 끝이 나고 맨날 입에 달고 살던 관광관광, 관광산업의 한 일꾼으로 일하고 있다. 고등학교 때부터 어떤 곳인지도 모르는 캐나다에 가고 싶다고 맨날 캐나다캐나다 달고 살던 내가, 관광이 너무 하고 싶다고 수능보고 관광과로 다 적어놓고 미래의 유망직종이라며 피부미용학과를 선택했던 내가 지금은 관광산업에서 종사하고 있다는 것이… 신기하지만 감사하기도 한 요즘, 일하는 곳은 빡빡하고 재미없고 힘들고 숨 막히다 는 편견을 깨게 해준 이 곳. 하고 싶었던 일인데 잠시 동안 용기를 내지 못하고 주춤거렸던 내가 바보 같기도 했다. 누가 뭐라 하던 간에 내 마음 가는 대로 하는 것이 최고다. 솔직히 말하면, 외국이라고 좋은 것만 있는 것이 아니다. 외국에 있으니 이상 속에 그리던 그런 동화 속에서 보던 것, 환경들이 펼쳐지는 것은 아니다. 인간관계를 끊은 것도 아닌데 미친 듯이 외로운 날들도 있고, 평생 자식만 보고 살던 부모님을 두고 나의 계획과 미래만 생각하고 떠나온 것에 대해 너무 미안한 날들도 있고, 꿈에서 엄마를 보고 새벽에 일어나 울던 날도 있고 외국에서 생활하려면 당연히 집값을 내야 되지만 월급의 반이 집값으로 나가는 걸 보면 짜증나는 날도 있고, 하지만  내가 선택하고 도전 한 길이니까, 처음 지금은 조금 빡빡하더라도, 일 끝나고 마음 맞는 사람들과 저녁 먹으면서 하루하루를 또 마무리하고 조만간 웃고 있는 나를 생각하며 오늘도 파이팅 해본다. 혼자 이곳에 오기 전까지만 해도 마냥 이상 속에서 꿈을 그리며 마냥 아이처럼 좋아하던 내가 지금 현실을 조금씩 알아가면서 어른이 되어 가고 있나 보다. 현실을 알아가면서 전 보다는 그냥 감정을 앞세워 무언가를 저지르기 보다는 한번 더 생각하고 행동하게 되었으며 말 먼저 꺼내기 보단 입을 닫고 있는 일이 더 많아 진 것 같다. 또한 처음에 왔을 때, 내 사람이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을까 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지금 내 옆에 나의 부족함을 채워주고 감싸줄 수 있는 사람, 오늘 이런 일이 있었는데 좋았다고 또는 힘들었다고 털어 놓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 세상은 내가 어떻게 마음먹고 생각하느냐에 따라 달라진 다는 것도 새삼 깨달을 수 있는 요즘,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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