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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지은 Jan 16. 2017

외노자들의 뉴욕여행

2016년 10월 _한국인 외노자들의 짧았지만, 꿈같았던 뉴욕여행기

    


 죽기 전까지 여행하다 죽자 항상 입에 달고 사는 나, 이제 조금씩 타지에서

 자리를 잡아가는 우리에겐 지금 여행은 사치라고 생각 될 만큼 그리 여유롭지 않은 생활을 하고 있는 우리...

  뭐 한국에서 태어나서 스무살 넘짓 될 때까지 부모님 밑에서 자랐으니 그저 걱정없이 먹고 자고 공부만 하면 됬고, 가족과 함께 생활했으니 부모님 집에서 밥 얻어먹고, 집 값 낼 걱정도 한 적 없었다. 심지어  전기세, 수도세 등등 작은 것 하나까지도 생각 해 본 적 없었는데.. 타지에서 자리를 잡는 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다. 체류할 수 있는 비자 걱정 서부터 한국에 있었다면 굳이 사서 고생 할 필요 있을까 할 일들을 여기선 사소한 것 하나까지 우리의 힘으로 해야 한다는 것.(살이되고  피가됬지만^^*)  일해서 달달이 버는 돈으로 월급의 반은 매 달마다 렌트 값으로 휙 나가고 월급의 반으로 생활비, 유틸리티 비, 교통비, 커피 값... 을 모두 해결 해야한다는 것이 처음에는 너무 버거웠다. 그리 좋아하던 쇼핑도 내가 번 돈인데 마음 껏 못할 뿐더러..이제 여행을 하려면 그 생활비에서 조금 떼어 저축을 해야만 가능하다는 것. 아직 처음이고 자리잡아가는 과정이니까 하며 잘하고 있다고 시간이 지나면 조금 나아질 거라고 다독이며.. 다시 긍정 하고 있을 때 쯤, 훌쩍 떠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다. 오랜만에 여행을 위한 공항행이라니!! 전 날부터 설레여서 잠이 오질 않았고 이쁘게 사진찍어야 된다며 뿌염까지 준비 완료!!  면세점 구경만 해도 너무 좋고 다들 신나 있었다. 이 여행이 나에겐.. 내가 벌어 떠난 첫 해외여행이라 더욱 더 의미가 있었던 것 같다. 말만 들어도 멋스러운 뉴욕.  항상 TV, 영화에서만 보던 그 뉴욕거리를 걸을 수 있다는게! 드디어 자유의여신상을 본다는 생각에 가슴이 쿵쾅쿵쾅 뗘서 잠이 오질 않았다. 뉴요커들의 뉴욕패션은 뭔가 다를 것 같았고 세련되고 고급스러울 거라는 상상 속에서 나는 이미 스벅커피를 들고 뉴욕거리를 걷고 있었는지도...또 관광업종에서 일하고 있는 덕분에 항공, 숙박, 관광지 등 미리 컨택 하면서 더 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어 더 도움도 많이 되었다.


좋은 프로모션 덕분에 필리핀 항공을 이용하게 된 우리. 기대이상으로 정말 가격이나 음식, 서비스 면에서 빠지지 않았다. 단지 우리가 보던 대한항공 한국인승무원 대신, 필리피노 승무원을 비행내내 보고 있다는게 약간 어색한 정도? 하지만  다음 번에 또 이용 할 수 있을 만큼 남에게 추천해주고 싶을 만큼 괜찮았다. 출발 하기 전에는 솔직히 응?뭔가 불안하기도 의심이 가기도 했지만 결과는 만족이었다.(sorry~~:)) 면세점에서 구경하느라 한 눈 파는 사이에 갑자기 출발한다고 방송이 울리기 시작했다. 잽싸게 뛰어 모두 다 탑승 후 우리는 뉴욕을 향해 슈웅~ 날아갔다. 평소에 아직 저축하고 싶지 않다고 조금 즐기다가 사고 싶은거,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저축할 거라고 큰소리 치던 내가 돈을 모은 이유는... 내가 좋아하는 여행을 위해서였다. 막상 내 힘으로 돈을 벌다 보니, 내가 하고 싶은 것도 내가 돈을 모아야 가능하겠다라는 걸 절실히 깨달았다. 그래서 이렇게 가능 할 수 있었던 꿈 같던 뉴욕여행. 5시간이 훅 지나고 어느덧 뉴욕에 도착. 밤 10시가 넘어 도착했는데 또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었다. 내 짐을 친구에게 맡기고 나는 오빠랑 숙소로 가는 교통편을 확인하러 먼저 나가려고 하는데 짐이 없는 채로 아무생각 없이 나가다  comehere!! 당했다..끼잉...나는 멍하니..왜????왜지? 이러고 있었는데 여행왔는데 짐은 어디있냐고~ 아무 것도 없냐고~의심하며 나의 신분 확인을 시작했다. 어디서 왔니, 거기서 뭐하니,어디서 일하니, 돈은 얼마가지고 왔니 서부터.. 있는 돈을 다 꺼내보라는 둥... 가슴이 쿵닥쿵닥 뛰기 시작했다... 허걱..다행히 이러저러 잘 설명을 하고 나와 우리는 숙소로  향할 수 있었다. 원래의 여행을 같이 계획 했던 인원은 4명이었는데 몰랐던 동행 2명이 생겨서 6명이서 여행을 시작하게 되었다. 처음 알게 된 사이가 맞나 의심 될 정도로 처음부터 잘 맞았던 것 같고, 사진 잘 찍는 친구 덕분에  우리들의 멋진 인생사진이 탄생했다.


 우리의 여행을 위해  다음 날 아침, BIG BUS 티켓을 픽업하러 나갔다. 뉴욕하면 커피를 한잔 들어줘야 될 것 같은 느낌~~~  우리는 가까운 스타벅스에서 커피한잔씩 들고 나와 여행을 시작했다. 뉴욕이니까 사진은 멋있게 남겨야 한다며 남자친구는 오래신으면 발아픈 워커를 선택했고 나 또한 빨간 힐을 선택했다.


사진은 포기할 수 없었으니까! 청춘이라고 외치며 그 신발들을 신고 걷고 또 걸었다. 남자친구와는 친구로 지낸 시간이 더 길었기 때문에 연인으로 손잡고 걷는 여행은 뉴욕여행이 처음이었다. 그래서 뭔가 더 로맨틱 했을 수도..:)

 항상 내편이 되어 줄 사람과 손잡고 여행을 한다는 것도 친구였을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마음맞고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언제든 어디든 죽을 때까지 함께 여행하다가 죽을 수 있겠구나 이런 생각도 들고 든든하기도 하고...여행이 좋은 이유는 변수가 생기면 함께 풀어나가며 에피소드도 남기고 서로 다른 우리가  서로를 배려해가면서 더욱 더 돈독해 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여섯은 짜증내고 툴툴거리는 사람 없이 잘 놀다온 것 같다.  여행마치고 비행기 타기 전 말이 없어진 나를 제외하고..;) 키득..빅버스 티켓 구입 덕분에 시간도 세이브하고 뉴욕시티를 한 눈에 다 둘러 볼 수 있었다. 첫 날은 비가와서 머리가 다들 축축 쳐져서 원하던 사진이 안나온다며 조금 실망했었다. (ㅎ웃기다사진욕심들은...ㅎㅎ) 하지만 비가와서 우리는 다같이 우비를 입고 이층버스에 앉아 더 운치있는 뉴욕거리를 구경할 수 있었다. 도시 빌딩 사이의 스트릿을 다니면서 캐나다 벤쿠버와는 또 다른 느낌을 받았고 우리는 벤쿠버라이프가 더 맞다고 맞장구 치기도 했다. 이미 자연과 물아일체가 되었는지 고층빌딩은 뎃츠노노!

 뉴욕!하면 자유의여신상~ 날씨가 어둑어둑해서 좀 아쉬웠지만 멋진 인생사진 하나는 건진듯 하다.

  사랑은 함께 마주 보는 것이 아니라 같은 곳을 바라보는 것이라는 문구를 떠올리게 우리 인생샷!


  여행하는 내내 이런저런 감정이 밀려왔다. 벤쿠버와서 친구로 지내는 동안 서로 옆에서 지켜보면서 힘든 일 있으면 기대기도 하고 징징대기도하고 서로 조언도 해주며 잘 지내 온것 같다. 비자걱정, 다가 올 미래걱정하면서 서로 떨어져 있는 동안 지금까지도 느껴보지도 못한 고독이란 걸 느껴보기도 했다. 이러쿵저러쿵 혼자서 자기자신과 싸우느라 힘들 때 옆에서 격려해주고 위로해주며 하나씩 이겨냈던 시간들이 지나고 지금. 여전히 함께 있다는 것과 그런시간들을 함께 이겨내고 지금 우리가 뉴욕에, 이런 시간 앞에 서있다는 것에 무언가 하나 해냈다는 것에 뉴욕에서 내내 울컥하기도 했고 감동이기도 했다. 또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에 가족을 떠나 나 혼자 좋은 곳에 여행와서 여행하고 있다는 미안함과 항상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있도록 응원해주고 믿어준 부모님 생각에 많은 생각들이 교차하고 많은 감정들이 오가는 여행이었던 것 같다.

여행 첫날 미드타운서 부터 유니온 스퀘어 그리고 다운타운, 소호를 지나 월드트레이드 센터에 다다랐다.

여기오니 숙연해지는 분위기... 911테러 당했던 그 자리 그대로 빈채로 뚫려 있었고 희생자들의 이름이 다 새겨져 있었다. 눈으로 직접보니 더 와닿았던 것 같다. 중간중간 애도하기 위한 꽃들도 꽂혀있었다. 흐르는 물들이 마치 눈물 같기도 했다.



빅버스를 타고 돌면서 그 당시 출동했던 소방서의 모습도 볼 수 있었는데 지금은 전시관으로 해놓았다. 숙연함을 뒤로 하고 우리는 여행을 계속 했다. 그놈의 쉑쉑버거가 뭐라고? 꼭 가면 먹어봐야 한다고 해서 우리는 쉑쉑버거를 찾아 들어갔다. 감자튀김은 같이시킨 셰이크에 찍어먹어야 된다고 했는데 ...나는 머니머니해도 케찹이짱! 그래도 버거는 내가 먹어 본 버거 중 제일 맛있었던 것 같다. 그 쫀득쫀득한 빵이... 예술이다~ 한번 먹어봐! 해주고 싶은 쉑쉑버거! 배도 채웠고 뉴욕거리를 걸어 볼까나? 워커신고 힐 신은 우리는 점점.........끄응끄응.....그래도 킹콩이 올라갔던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을 찾아서 걷고 또 걸어 도착. 그 쪽 매니저와 이메일로 컨택해서 따낸 초대권인 만큼 더 기분 좋았고 전망대로 나가 내려다 본 뉴욕 야경은 세상을 다 가진 느낌이었다.



 대박! 벤쿠버와서 힘들었던 모든 일들이 다 날라가는 기분이었다~ 첫날과는 다르게 둘쨋 날 날씨는 너무 좋았다. 해가 쨍쨍 했다. 사진찍기 너무 좋은 날이었다.

 영화 스파이더맨에서 고백장면으로 브루클린 브릿지에 스파이더맨이 LOVE 그리는 장면이 정말 감동이었는데, 그 다리가 브루클린 브릿지라니! 눈으로 한번 LOVE 도 그려보고:) 다같이 단체샷도 남기고 뉴욕거리를 걷고 또 걸었다. 걷다보니   55ST 과 6 VE 의 교차점에 있는 LOVE 동상에 다다랐다. 맨날 인터넷 상에서 떠도는 사진 만 보다가 이렇게 또 한장의 인생사진을.. 직접남기다니.. 이런게 여행의 묘미 아니겠어! 잠시 외노자의 일상에서 벗어나 이렇게 뉴욕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던 것 같다.  어디 갈 때마다 뭐 할때마다 계속 웃었던 것 같다. 이게 뉴욕효과라고 ....^^ 우리는 뉴욕여행의 마지막 핫플레이스 타임스퀘어를 향해 발걸음을 돌렸다.  비행시간 빼고 정작 주어진 시간은 이틀이었기 때문에 뭔가 다들 아쉬워 했다. 다음 크리스마스는 꼭 뉴욕타임스퀘어 트리 앞에서 사진 한장 남기겠노라 다짐하고 슬슬 우리의 여행을 마무리 지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우리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고, 여행 내내 생각났던 사랑하는 우리 가족들과 머지 않아 떠날 여행을 학수고대 하며... 또 다음 여행을 위해 열심히 달리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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