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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지은 Jun 18. 2018

현실이 되다.

인내의결실.

 한동안 마음 졸이며 기다리던 영주권 진행무사히 마치고 우리에게도 외국인노동자에서 캐나다 영주권자라는 타이틀이 생겼다. 처음 막 벤쿠버에 도착 했을 땐, 마냥 호기심에 모든 것이 새로워서 알아가는 재미에 신이 났었던 것 같고, 누구나 다 걱정 할 수 밖에 없는 외국인이기에 꼭 필요한 체류비자 그리고 타이밍과 운도 알게 모르게 너무나도 중요해서 중간중간 비자기다리며 붕 뜨는 시간에 무얼 해야하나 방황했던 시간들. 점점 나는 뭐하고 있는 것인가, 여긴 어디인가, 무엇을위해? 라는 자아정체성과 나의 삶의 방향을 잃은 듯한 모습을 하고 있을 때도 많았던 것 같다.  아무도 없는 결과를 기대하고 안되면 어떻게 해야하나 걱정만 하면서 시간을 보낼 때도 있었고 괜히 나중에 헛수고하는 아닐까 불안감잘한 선택일까 내가 선택에 대한 의심이 들 때도 많았다.

   처음엔  내가 생각하던대로 여기 벤쿠버 사람들은 욕심내지 않고 소신있게 자연과 더불어 여유를 즐기며 사는 모습, 남들 보며 따지고 재기보단 자기 삶의 집중하며 사는 모습 등 모든게 좋아 보였던 것 같다. 살기 좋은 나라라고 알려진 만큼 그렇게 덥지도 춥지도 않은 공기 좋은 밴쿠버에서 여름이 되면 환상적인 날씨와 함께 호숫가 근처 풀 밭에 누워 독서하고 노래들으며 낮잠 잘 수 있는 곳.  10시까지 해가 지지 않아 가까운 바다 앞에 나가 앉아 때리고 여름이 지나 가을 그리고 봄에는 비가 너무 자주 내려 소리들으며 늦잠 있는 행복한 주말 그리고 자연향기가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여유가 있는 만큼 쓸데없는 생각도 많이 찾아오고  '레인쿠버'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너무 자주 와서 해가 그리워 질 때도 있고 비타민 D를 달고 살아야하지만, 벤쿠버에서 살면 시간이 없어 여행 일은 없을 같았고 때문에 가족 그리고 친구와 함께하는 시간을 가질 일은 없다고 생각했다. 이런 매력에 빠져 외국인 노동자의 신분에서 벗어나면 이러한 삶을 마음껏 즐길 수 있겠단 생각이 들어 그렇게 4년을 버티고 즐기고 버텼다. 일 끝나고도 나만의 시간을 여유롭게 가질 수 있는게 좋았지만 다 좋으면 뭐해 같이 즐길 수 있는 내 가족 그리고 십년지기 친구들이 없는데..? 라는 생각이 매일 들기도 했고, 두살 나이를 먹을 때마다 엄마아빠 생각은 커져만 갔다.  십년지기 친구들과도 더 많은 추억은 쌓지 못하고 그저 추억을 꺼내 그리워 밖에 없다는게 어느 순간 슬프기도, 가끔씩 너무 외롭기도 했다. 마냥 멋있다고만 생각했던 삶이 현실이 되고 일상이 되니 일하고 돈벌다 보면 때문에 지치는 날도 있고, 매일 오늘은 먹을까 고민하는 날도  많아서 가끔씩 세상을 아름답게 보는 법도 잠깐 잊고 '여긴 뭐가달라. 똑같네'  이런 적도 많았던 같다. 잠깐 이렇게 살았는데도 부모님들은 언제 그렇게 일해서 돈 모으고 자식키우고 매일 뭐먹을지 걱정하며 이렇게 살아왔나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항상 들었다. 

  마음만 먹으면 결정을 쉽게 내리는 내가 영주권 앞에선  조금만 조금만 라는게 있었다. 항상 새로운 것을 좋아해서 그것 때문에 항상 끝을 못보고 돌아서버린 같아 내가 나의 인내심을 시험해보는 인생에나에게 주는 제일 과제였던 같다. '평생 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다가도 '받아놓고 나면 선택의기회는 하나 더 생기는 거니까'  하며 긍정적으로 좋은 것만 보며 지냈던 것 같다. 모든 것에는 다 장점과 단점이 있는 것이니.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결과만 기다리며 초조해하는 보다 잘될꺼라고 그냥 나를 믿고 서로를 믿고 하루하루에 신경쓰고 집중하는 법을 터득했다. 불안해하기 보다 '안되면 그때가서 생각해, 내 운명이야 ' 그냥 마음가짐을 쿨하게 먹으니 머리도 안아프고 시간도 빨리 갔던 같다. 바로 옆에 있는 사람들과 일상을 공유하면서 미래의 결과는 잠시 잊고 소중한 일상, 시간즐기는 법도 알아 갔던 같다. 그만큼 지금 이순간, 여기에 함께하는 사람들과의 추억도 많이 쌓으며 더 돈독해진 것 같다.

 그리고 내 편 하나 없었던 타지에서 무언가를 하나씩 같이 해 나갈 수 있도록 힘이 되어 준, 지칠 때 잡아주고 웃음을 계속 가져다 준 친구이자 앞으로 인생의 동반자가 되어 줄 인연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 같고 2014년에 만나 현재 2018년까지 함께 쭈욱 지켜온 우정과 사랑 그리고 배려에 더 힘내며 버텼던 것 같다. 

   여기에 온 사람들마다 다 개개인의 목적은 다르겠지만 정착하려는 이유는 다 거기서 거기인 것 같다. 좀 더 많은 경험과 여행을 하기 위해 취업을 앞두고 워킹할리데이로 온 사람들도 있고, 대학교 졸업 후 5년-10년  매일 똑같은 일상을 열심히 일하며 살다가 지쳐서 외국에 가면 좀 더 여유있게 일하고 살 수 있지 않을까 하며 희망을 가지고 정착하러 나온 사람들 등등  다양한 사연을 가지고 온 사람들이 많지만 분명한 것은 그 희망 뒤엔 약간의 실망감과 회의감 그리고 외로움은 기다리고 있다는 것.  모든 일에는 장점과 단점이 있기 마련이니 어떻게 즐기고 사는가 어떤 삶을 선택하느냐는 개인에게 달린 것 같다. 사람은 항상 자기가 있는 곳에서 반복된 삶을 살다보면 지루함을 느끼고 힘듬이 몰려오는 순간, 지금 하고 있는 것에 대한 장점은 잊은 채 단점만 부각시켜 실증 낼때가 자주 있다. 나 또한 그것을 반복하고 약해질 때가 자주 있었다. 그 때마다 이것을 내려놓고 새로운 선택을 할 것인가 말것인가를 두고 항상 고민하고 무엇이 정답인지를 놓고 항상 생각이 많아졌다. 벤쿠버 여기도 예외없이 그런 곳이다. 그냥 내가 선택한 결정과 일 모든 것에 장점을 보며 달려가는 것이 한편으론 현명한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었고 한편으론 목표하나만 생각하고 앞만보고 달려가는 것도 생각많아지고 약해질 때마다 다시 일어나서 화이팅 할 수 있는 힘이 생겨 좋은 것 같기도 하다. 각자 자기가 추구하는 삶의 방향과 목표 그리고 행복의 기준이 다 다르니 무엇이 맞다 아니다라고 평가 할 수 없는 것 같다. 행복은 자기 자신이 만들어 가는 것이라 생각하고 어느 하나 정답이다 라고 저렇게 살아야 된다라고 말할 수 있는 삶은 없다고 생각한다. 남들이 정해놓은 이상한 기준과 틀안에 갖혀 나는 부족하고 못난사람이라고 불행 해 하기 보단 자신이 그려놓은 꿈과 행복 안에서 행복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꿈은 곧 현실이 되고 또 그 현실 안에서 소소한 행복을 찾고 또 다른 꿈과 목표, 하고 싶었던 일을 위해 달려가고  삶은 이 패턴의 반복인 듯하다. 그 과정에서 또 분명 실망하고 속상하고 아쉬워 할 수도 있겠지만 그냥 좋은 것만 생각하고 가다보면 어느 덧 꿈이 현실이 되어 그 앞에 서있게 되는 것 같다. 말과 글로는 다 표현할 수 없었던 많은 감정들을 조금씩 꺼내보며 '이랬지, 저랬지' 쉬어갈 수 있는 시간이 왔다는게 다행이고 4년동안 타지에 딸 보내놓고 매일 같이 걱정하고 울고 웃으며 힘든 일 있을때마다 친구처럼 다 들어주고 괜찮다고 위로해주고 잘되라 기도해 준 엄마와 아빠에게도 너무 감사하다.  2018년 봄날에 쉼표를 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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