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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지은 Oct 17. 2017

이제 좀 쉬엄쉬엄 해요

   우리가족 제주도 여행기

 2017년 우리 가족 제주도 여행기 _ 일년동안 외노자 생활을 하다가 드디어 보고싶은 우리가족을 만나는 시간!  일년이란 시간이 어찌보면  엄청 빨리 간것 같기도하고 보고싶어하던 시간만 놓고보면 엄청 길었던 것 같고..  제대로된 가족여행 한번 넷이서 못 가본 것 같아 내내 속상했었다. 시간이 없던 건 아니고 만들어야 가능했던 시간인데 그게 우리 공부시키느라 불가능했었던 거였네 라고 생각하니 너무 미안하기도 했다.

  그저 우리가 잘됬으면 하는 마음에 자신들의 시간은 뒤로하고, 항상 이것 저것 다 해주고 싶은 마음은 누구보다도 대단한 것 같다는 생각을 또 새삼한다.

    시간적인 여유가 없어 못 즐긴 것도 있겠지만, 하도 그렇게 살아와서 즐기고 사는 법을 모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니 마음도 아팠다. 우리가 행복해 하는 모습만 봐도 항상 멋있다는 생각을 한다.

  나도 나중에 나 닮은 딸, 아들을 낳으면 똑같이 해줄 수 있을까? 하는 물음에 나는 자신이 없을 뿐.

  일이 밀려 있었지만 미뤄서라도 이렇게 시간을 내지 않으면 영영 가족여행을 못할 수도 있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는지 엄마,아빠는 4일이라는 시간을 온전히 우리의 여행을 위해 비워두었다.

  다른 누구랑 가는 여행보다도 설렜던 이유는,  시간 나면 쉬는 엄마아빠를 위해 시간 내서 쉬는 법을 알려주고 싶었다. 쉴 수 있는 시간이 생겨도 자신들을 위해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사치라고 생각하며 살았기 때문에. 이 시간만은 마음대로 즐기며 놀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더 설레 였던 것 같다. 그냥 늦잠도 자고 맛있는 비싼 커피도 사마시고..

   비행기에 탑승을 하고 쭈욱 넷이 나란히 앉아있는 모습을 보니 너무 좋았다.

  우리 중 가장 설레임에 가득찬 귀여운 우리 아빠... 비행기 창가 좌석에 앉아 도착할 때까지 창 밖 풍경을 감상하는 모습이 좋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마음이 뭉클 했다. 같이 많이 다녀야지 라는 생각도 들고.

  중간중간 아들 딸이랑 같이 사진 찍는데 '옷이 안이쁘나',  '염색하고 올 걸 그랬네' 하며 툭툭 내밷는 말에 또 마음이 찡했다.   " 아빠~ 괜찮아 이뻐~~~"  내심 아빠는 신경이 쓰였나보다. 혹시나 우리 딸 아들이 창피해하진 않을까하고, 맨날 작업복 입고 일일일 하다가 오랜만에 나들이 나왔는데 안이쁘면 어쩌나 신경쓰였나보다. 아닌데...

  드디어 제주도에 도착, 우린 좀 더 많은 시간을 함께하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날아왔다.

4월14일, 여행 1일차.

  다른 예약은 다 마쳤지만, 렌트카 예약을  당일 제주도 공항에서 하려고 하니 가격이 꽤 나갔다.  미리 소셜커머스 사이트를 이용해 예약을 하면 더 저렴하게 빌렸을텐데 하며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한 채 우리의 여행이 시작되었다. 서로 떨어져있던 시간이 길었던 만큼 더 애틋하게 느껴졌다.

 숙소에 체크인 하기 전,  가는 길에 있는 함덕 서우봉 해변에서 잠깐 시간을 가졌다. 여름이 시작 되기 전,  날이 너무 좋을 때 와서 바다도 애매랄드 빛으로 가득했다. 보고만 있어도 피곤이 가신다고 해야하나. 제주도는 언제와도 항상 좋았던 것 같다. 지친 마음과 몸을 어루만져주는 곳.  

제주 함덕 서우봉 해변

 함덕 서우봉해변을 시작으로 우리의 여행이 시작되었다. 항상 어딜가든 엄마 밖에 모르는 바보,아빠를 보면 항상 '우리아빠 같은 사람 만나야지' 하는 생각이 든다. 표현 못하는 그 무뚝뚝한 경상도 남자가 나이가 드니 점점 아내바보 그리고 사랑꾼으로 변해가는 모습이 딸은 '정말 귀엽다' 고 표현하고 싶다.

 '가족여행' 이었지만 여행하는 내내 나는 유난히 더 아빠의 모습을 마음에  많이 담은 것 같다. 우리처럼 "제주도 간다!!" 소리 지르지 않았지만 경상도 남자 얼굴에 가득한 웃음은 '나 지금 엄청 설레!' 하는 표정이었으니... 말하지 않아도 사진의 포즈 그리고 표정 하나하나에서 읽을 수 있었다. 서우봉 해변을 뒤로 하고 설레임을 가득안고 호텔 체크인을 했다. 성산 일출봉이 바로 보이는 곳에 숙소를 잡아 바다보며 제대로 휴식 할 수 있었다. 우리 가족을 환영 해 주며 웰컴드링크, 아이스 유자차와 쿠키를 준비해주었다. 평소라면 그냥 시원하게 들이키고 말았을 음료수인데 이번여행은 왜 매 순간마다 혼자 감성모드인지 모르겠다. 호텔 서비스차원에서 주는 음료수인데 왠지 그들에게 잘왔다고 말걸고 있는 것 같았다. "지금까지 일하고 돈버느라, 애들 키우느라 수고했으니 쭈욱 하잔 들이키구려" 라고.

성산일출봉이 보이는 The cloud Hotel 에서

 짐만 내려놓고 우선 우리는 거대한 산이 성과 같다 하여 성산이라 부르고 해돋이가 또 유명하여 일출봉이라고도 불리는 "성산일출봉"으로 향했다. 우리는 운이 좋게도, 수많은 관광지들이 세계 자연유산 등재 10주년을 맞아 4월 한달간 공영 관광지를 입장료 없이 무료로 관광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일석이조 였다. 가족여행와서 너무 좋았는데 무료입장까지! 지금의 이 아름다운 제주도의 모습을 잘 보존하고 간직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평소에 등산을 즐겨하는 어르신 두 분을 위해 제주도가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정상을 선물해주면 너무 좋을 것 같았다. 사실 남동생과 나는 정상까지 갈마음은 없었던 것 같은데 부모님을 위한 코스라고 해야할까나^^*.  정상까지 우리는 제주도 바람을 뚫고 열심히 올라갔다.

  성산일출봉에서 잠시 쉬어가기

  동생과 둘이서 앞만 보고 올라가다 잠시 뒤를 돌아보니 엄마와 아빠는 잠시 중간에 서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같은 곳을 향해 함께 바라보는 모습이 너무나도 이뻤는데 또 이 순간 둘이 나누는 대화도 궁금해졌다. 지금까지 자식을 위해 열심히 같은 곳만 바라보고 열심히 살아 왔기에 우리가 이렇게 잘 자라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하면서 한편으론 미안하기도 했다. 우리 공부시키느라 해외도 아닌 국내인 제주도를 이제야 여행 오다니... 매일 우리가 다녀오고 나면 우리 좋았었던 얘기만 듣고, 우리 즐거워하는 모습만 봐도 좋다는 얘기만 했었는데 반대로 이렇게 엄마와 아빠가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복잡 미묘한 감정이 밀려왔다.

  여행하는 내내 울리는 엄마 휴대폰 벨소리를 들으며, 언제쯤 일에서 좀 해방될 수 있을까 싶기도 했다. 그냥 좀 더 많이 자다가 쉬다가 집으로 갔으면 하는 마음이었던 것 같다.

   휴가가 끝나면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야 하기에 또 잠시 떨어져 있는 시간을 위해 많은 사진으로 남겨놓으려고 하는지 우리는 시간만 나면 틈틈히 가족사진을 남겼다. 한국으로 휴가 오기 전, 유선상으로 엄마는 우리 커가는 것만 보며 살아왔는데 딸이 여기오고 나선 옆에서 조잘대고 징징대던 딸래미가 없어 나보고 "너 없어서 재미없어" 라는 말을 요즘 들어 종종 했었다. 처음에는 그저 잠깐 긴 여행갔다고 생각했었는지 이런 얘기는 없었는데 이제 같이 있는 시간이 더 얼마 안남았다고 생각하는지 이렇게 얘기하는 날이 더 많아졌다. 딸이 지금 하고 싶은 것, 좋아하는 것이 더 먼저라고 생각했고 조금이나마 마음이 약해져 지금 하고 있는 일을 두고 도망오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그냥 한국 오면 안되냐고 대놓고 말하진 못한 것 같다.

  그래서인지 함께 있는 시간에 서로를 바라보며 한 번 더 웃고 한번 더 이야기하고 한번 더 표현하고 했는지도 모르겠다. "이 산만 넘으면 같이 있는 시간이 더 많을거야... 이것만 해놓고 나면 같이 여행 더 많이 다니자" 통화 할 때마다 내가 엄마한테 했던 말인데 요즘은 이상하게 이런 말도 아끼는 것 같다.  맨날 붙어 있으면 익숙하고 편해져서 서로를 바라보고 배려하는 시간도 더 적었던 것 같은데 떨어져 있으니 이렇게 이런시간이 나에겐 소중한 시간이라는 것을 또 한번 마음에 새겼던 것 같다. 그래서 이번 제주도 여행이 나에겐 어떤 여행보다도 더 특별한 여행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성산일출봉 정상을 찍고 내려와 조금 출출하기도해서 해녀들의 공연도 볼 겸해서 자리를 잡고 앉았다. 해산물 한 그릇 사서 앉아 초장에 찍어 먹으며 서로 진심한잔 건네며 우리끼리 도란도란 얘기하는 시간도 가졌다.

 그들을 보는데 또 혼자 멍하니 생각에 잠겼다.  혼자 그들을 보며 인생수업을 듣고 있는 것 같았다. 소주 한 잔 따라주며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며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일들을 매일 밤, 그들은 털어놓으며 고민하고 격려해주었을까. 어떻게 보면 높고도 높은 산들을, 길고도 긴 길들을 함께 맞춰서 걸어왔을까 싶기도하고 그날 밤 잠은 다 잔 듯했다.

 이렇게 사소한 것 하나하나 사진과 마음 속에 담으며 숙소로 돌아가는데, 숙소로 가는 길이 이렇게 멀 줄이야.

  그들은 얼마나 신났는지 가는 길에 심어있는 꽃들과 바다와 대화를 나누며 가는 듯 했다. 어느덧 나의 얼굴엔 엄마미소가 가득했다.

 이렇게 꽃도 보고, 바다도 보고, 바람도 맞으며 여유를 만끽할 준비가 충분히 되어있는 그들인데 말이다.  

숙소로 돌아와 그 날 찍은 사진들을 보면서 웃고 떠들다가, 따뜻한 제트스파로 몸도 풀고 나니 다들 스르륵 잠이 들었다. 다음 날을 위해 굿나잇.

2일차 아침,

   평소처럼 우리보다도 더 먼저 일어난 아빠는 조용히 우리가 일어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빠, 좀 더 자지, 왜 일어났어. 일도 안하는데..." 일 갈 준비 안하고  마냥 배고프다며 우리만 기다리고 있는 아빠도 어색하긴 했다.  그래도 엄마는 아침부터 일찍 일어나 밥 준비 안하는게 그렇게 좋단다.


  "아 너무 좋다. 누가 이쁘게 차려주는 밥도 먹고, 안치워도 되고."  

 호텔 조식은 따뜻한 국물과 같이 나오는 한식과 샌드위치 중에 고를 수 있었는데 엄마는 나름 이쁘게 데코까지 해주는 샌드위치가 좋았나보다. 사소한 것 하나서부터 열까지 아이처럼 좋아하는 엄마를 보며 '엄마도 엄마이기 전에 여자였지' 하는 생각이 새삼 들었다. 지금까지 누구의 엄마 그리고 아내 역할 하느라 여자로서 누릴 수 있는 많은 기회들을 잊고 살아온 것 같아 더 늦기전에 하나씩 찾아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쁘게 차려 준 조식으로 배를 든든하게 채우고 우리는 섭지코지를 향해 나섰다. 섭지코지는 제주도 방언으로 좁은 땅 이라는 섭지와 곶이라는 코지가 만나 섭지코지라 하는데 해안을 따라 이런 저런 얘기하며 산책하기 너무 좋았던 곳이다.


아이스크림으로 건배하며 여보, 수고했어

   일만 하고 살아도, 나이가 들어도 여행가고 노는 거 안 좋아하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카메라 셔터 소리가 계속 들릴 때 마다 우리의 추억이 더 오래오래 기억될 것만 같았다.

  아침 산책으로 기분이 상쾌해진 우리는 제주도 흑돼지로 배를 채우러 향했다. 동생이 군대 있을때 잘 챙겨주던 선임이 제주도 도민이었는데 내가 살고 있는 벤쿠버에서 생활을 했던 지라 가족과 떨어져 있다가 올 해 다시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 우리가족이 제주도 온다는 소식을 듣고 부모님이 하시는 식당으로 초대를 해 주었다.

 전역을 하고도 계속 인연을 이어오면서 항상 친 동생처럼 잘 챙겨주는 모습이 우리 부모님도 이뻤는지 얼굴도 보고 인사도 할 겸 가자고 했다. 오붓하게 이야기도 나누며 안부도 묻고 자기네 집에 초대한 것 마냥 너무 잘챙겨줘서 덕분에 정말 맛있게 배부르게 먹었던 것 같다. 물론 맛도 끝내줬다. 동생과 형의 만남이 짧은 듯 해 보였지만 가족들과의 시간을 위하여 안녕하고 근처에 중문관광단지 동쪽해안가에 있는 "주상절리" 를 보러 향했다.

 단면이 다각형 모양으로 긴 기둥으로 이루고 있는 절리를 말하는데 이 주상절리들이 절벽을 이루고 있었다.

  파도가 밀려와 절벽에 부딪히며 내는 파도소리와 살살 불어오는 제주도 바람이 그 동안의 스트레스와 피곤함을 다 가져가 버리는 듯 했고 자연의 향기는 그 속을 채워주는 듯 했다.

  그 다음날에도 우리는 빡빡하게 세워져 있는 건물 들 속에서는 느낄 수 없던 향기를 찾아 떠나는 시간이 계속 되었다. 비자림로에서 사려니오름까지 이어지는 사려니 숲길은 치유의 숲이라고 불리울 정도로 힐링의 장소이기도 한데 울창한 자연림이 펼쳐져 있는 신성한 곳으로 일상에 지친 많은 이들의 발걸음을 재촉하는 듯 했다.

제주 녹산로, 유채꽃밭


  우리는 달리는 차 창 밖으로 손 내밀고 "아빠! 달려!"

 어느새 우리는 유채꽃으로 가득한 유채꽃 밭 사이를 또 달리고 있었다. 유채꽃 명소로 잘 알려진 녹산로는 따뜻한 봄, 드라이브하기에 딱 좋은 곳이었던 것 같다. 끝이 없을 것만 같은 길을 달리고 달려도 끝이 없는 유채꽃의 향연은 가는 차들도 멈추게 할 만큼 아름다웠다.  

가는 곳마다 하나씩 기억될 만한 뭔가를 만들고 싶어 매번 하던 브이v 대신 이쁜 사진을 남기기로 했다. 동생은 나를, 아빠는 엄마를 들고 서로 미소지으며 마주 보기. 안봐도 엄마와 아빠의 승! 이었다.

남매가 서로 얼굴을 그렇게 오래 마주보고 있던 적이 없던 것 같은데 저렇게 마주보고 있자 하니 감정조절 완전 실패였다. 계속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렇게 웃었다.

 몇 차례에 걸쳐 탄생한 이 이쁜 사진은 여행이 끝난 후 자랑하기 바빴다고 한다. 모든 순간은 사진으로 남기고 우리는 또하나의 특별한 추억을 만들기 위해 우도로 향했다. 우도 한 바퀴를 돌아볼까 하고 전기차 두대를 빌렸다. 딸은 아빠옆에 타고, 아들은 엄마 옆에 타고 우도 바람을 뚫고 달렸다. 단 지도에 나와있는 길로 다녀야 할 것. 해안가를 달리다 보니 이쁜 카페들이 하나씩 보이기 시작했다. 괜스레 "우리도 제주도에 작은 집 짓고 카페하나 차려놓고 살까." 한마디 던져보기도 하고 이쁜 제주도에 살아보는 상상에 빠졌다가 "에잇 배고프다! 우도 짬뽕 먹으러가자" 현실은 고픈 배를 채우기 위해 또 달리고 달릴 뿐.

전기차 빌려 우도 한바퀴

  이런 추억 하나하나가 또 일상으로 돌아가 가끔씩 또 지칠 때 꺼내보며 웃음 짓게 하는 활력소가 되기를 그리고 서로 보고싶고 그리워 질때마다 마음 달래주고 다음번 여행을 기약하며 잘 지낼 수 있는 힘이 되기를 바래본다.

  여행 4일차, 집으로 돌아가는 날이다. 그래도 우리는 출발하는 날 새벽같이 떠나 돌아가는 날 늦은 밤 비행기를 끊어 4일 꽉꽉 채운 여행을 할 수 있었다. 마지막 일정을 마치고 공항으로 가야했기 때문에 호텔  체크인을  하고 나와야 했다. 오늘도 이쁘게 차려 준 조식을 든든하게 챙겨먹고 호텔을 나왔다.  

 "잘 쉬고 간다" 는 엄마,아빠의 말 한마디에 조금은 쌓였던 피로와 스트레스가 풀렸겠지 하는 마음에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다양한 테마로 꾸며놓은 한림공원에서의 시간을 뒤로 하고 제주도 여행을 마무리 하였다. 집에 도착하여 다같이 짐을 푸는데 아빠가 혼자 막 웃으며 기념품으로 가져왔다며 무엇을 하나 내밀었다.  제주항공이 적힌 종이컵이었다. 꾸깃꾸깃해진 종이컵은 쓰레기통으로 직행했지만 아빠에겐 비행기 타고 떠난 평생 기억에 남을  여행이었을만큼 모든 것들이 새롭고 의미있었나보다.

  

 우리가 없었다면 이미 세계일주도 하고 남았을 그들의 시간과 돈 그리고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젊음을 우리는 모르고 있었다 아니 어리다는 이유로, 철 없다는 핑계로 모르는 척 했던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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